‘슈팅 11개로 1골ㆍ이강인 퇴장’, 따끔한 아시안컵 예방주사

이재성이 6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열린 이라크와 평가전에서 전반 40분 선제골을 넣고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아시아투데이 정재호 기자 = 이재성(32·마인츠)의 결승골을 앞세운 한국 남자축구대표팀이 중동 복병 이라크와 평가전을 승리로 가져갔다. 하지만 내용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64년만의 아시안컵 우승 탈환을 위해서는 보완해야 할 점들이 뚜렷함을 보여준 이라크전이었다.

위르겐 클린스만(60·독일)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6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의 뉴욕대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이라크와 평가전에서 1-0으로 이겼다.

결승골은 이재성이 터뜨렸다. 이재성은 전반 40분 페널티아크 오른쪽으로 공이 흘러나오자 시원한 왼발 중거리 슛을 상대 골망에 때려 넣었다. 이재성의 A매치 10호 골이다.

이로써 대표팀은 지난해 9월 12일 사우디아라비아전 이후 6연승 및 7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이라크와 통산 전적도 9승 12무 2패의 절대 우위를 이어갔다.

하지만 대표팀은 마지막 모의고사에서 몇 가지 숙제를 확인했다. 첫째 골 결정력, 둘째 상대 역습 저지, 셋째 평정심 유지 등이다.

이날 클린스만 감독은 전반 해외파 주전들을 투입하지 않았고 후반 들어 손흥민(32·토트넘)과 김민재(28·바이에른 뮌헨),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맹) 등을 내세우며 컨디션 조절을 모색했다. 가장 늦게 합류한 이강인도 그라운드를 밟았지만 퇴장을 당하면서 우려를 자아냈다.

100% 전력을 다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해도 상대 밀집수비에 막혀 답답함을 연출했던 골 결정적은 풀어야 할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이날 대표팀은 11개의 슈팅을 날렸지만 1골에 그쳤다. 손흥민 등이 투입되면서 후반 한층 강력해진 클린스만호는 끊임없이 이라크 진영을 몰아쳤으나 추가골을 넣지 못했다. 본선에서 살얼음판 1골차 승부는 되도록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박빙의 양상은 다양한 변수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변수를 없앨 가장 확실한 방법은 득점이라는 점에서 결정력 향상은 필수적이다.

반면 수비는 이라크 역습에 위기를 자초했다. 실점은 없었지만 실점과 다름없는 일대일 찬스를 2~3차례 허용했다. 본선에서 만나게 될 팀들이 이라크처럼 대부분 '선 수비 후 역습' 전략을 들고 나올 것이 확실해 이에 대한 보다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상대 도발에 말려들지 않는 평정심 유지도 뒤따라야 한다. 이날 이강인은 후반 41분 아흐메드 야히아와 측면에서 볼 경합을 벌이다가 흥분해 충돌했다. 야히아가 이강인의 안면을 때리는 등 더 거친 행동을 했고 이강인도 말려들어 같이 맞받았다. 결국 이강인은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했다. 핵심 선수의 급작스러운 이탈은 결국 전력이 상대적으로 강한 한국에게 큰 손해를 입히게 된다. 퇴장 변수는 본선에서는 반드시 피해야 할 장면이었다.

중동 팀들이 만만치 않다는 걸 재확인한 클린스만호는 아부다비에서 담금질을 이어간 뒤 10일 결전지인 카타르 도하로 이동한다.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본선 조별리그 E조에 속한 한국은 15일 바레인과 1차전을 시작으로 20일 요르단, 25일 말레이시아를 차례로 상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