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의 새해 결심을 기회로 삼는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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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새해 결심을 기회로 삼는 기업들

BBC News 코리아 2024-01-07 10:03:2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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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에 사람들이 세우는 결심은 기업들에겐 기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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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에 사람들이 세우는 결심은 기업들에겐 기회가 된다

새해가 되면 많은 사람들이 새해 결심을 한다. 그리고 이를 이루기 위해 건강과 금융, 학습 관련 기업들을 찾는다. 기업들도 이를 잘 알고 있고, 이를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살 빼기, 정신적으로 보다 건강해지기, 계획적으로 지출하기, 외국어 배우기.

연초에 사람들이 세우는 결심은 기업들에겐 기회다. 목표 달성을 도와주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소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은 특히 구독 멤버십을 운영하는 기업들의 잠재적 수익이 될 수 있다. 그래서 많은 기업들이 연초는 장기 유료 고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신규 사용자를 유치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라고 말한다.

컨설팅 기업 ‘글로벌데이터’의 전무이사 닐 손더스는 “사람들의 새해 결심으로 인해 특정 제품에 대한 수요가 폭증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때문에 구독 기반 기업들이 고객 확보에 지출하는 비용(할인, 프로모션 등)과 향후 몇 달 동안 회수할 수익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만 찾을 수만 있다면, 새해 결심을 성공으로 이끌어줄 서비스나 제품에 돈을 쓰고자 하는 사람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다. ‘새해 결심이 상업적으로 얼마나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는지’를 가늠하기 위해 미국 소비자들의 소비 습관을 들여다 보자.

업계 분석가들은 건강 관련 비즈니스에겐 연초가 특히 중요하다고 말한다. 2023년 10월 ‘포브스 헬스-원폴’이 진행한 설문에 참여한 미국인 중 거의 절반이 “새해 목표 중 건강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고 답했다.

손더스는 “사람들은 연말연시를 보내면서 식사나 운동 측면에서 방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경우 새해가 되면 건강과 체중 감량에 관련된 새해 결심을 세우게 되죠.”

‘루실 로버츠’와 ‘피팅룸’처럼 인기있는 피트니스 시설 체인을 운영하는 ‘뉴욕 스포츠 클럽’은 1월이 고객 확보 차원에서 중요한 시기라며, 신규 회원 가입이 다른 달의 2배에 이른다고 말한다.

뉴욕 스포츠 클럽의 마케팅 및 크리에이티브 책임자인 카리 사이토위츠에 따르면, 이 회사는 새해가 시작되는 시기를 비즈니스의 핵심 동력으로 여긴다. 이 시기 신규 가입자 유치 목표가 다른 달의 2~3배에 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수익을 목표로 하는 것은 아니다. 대신 할인 멤버십을 제공해 신규 가입자를 최대한 많이 유치하는 데 중점을 둔다. 작년 초에 뉴욕 스포츠 클럽은 신규 회원에게 1달러로 가입하고 첫 달은 무료인 멤버십을 제공했다.

장기적인 수익은 신규 유입 이용자가 지속적인 이용자로 전환될 때 발생한다. 때문에 뉴욕 스포츠 클럽 등, 멤버십 기반 비즈니스에겐 할인으로 늘어난 신규 가입자가 할인이 끝난 후 표준 월 회비를 지불하는 충성도 높은 고객으로 전환되는 게 관건이다.

사이토위츠는 “1월에는 정말 매력적인 제안을 해서 사람들을 시작하게 하는 것이 목표”라며, “일단 들어오고 나면 지속적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뉴욕 스포츠 클럽에서는 이 전략의 핵심에 트레이너의 무료 오리엔테이션이 있다. 트레이너들도 연초에 늘어난 신규 이용자들을 어떻게 계속 남아있게 할지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사이토위츠에 따르면, 이 회사는 성과를 높이기 위해 추천 및 인센티브 기반 보상 프로그램을 개편중이다.

‘토크스페이스’는 뉴욕을 기반으로 B2C 및 B2B로 정신 건강 상담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토크스페이스도 1월이 사람들이 특히 연말연시에 가족이나 친구와 시간을 보낸 후 치유 프로그램을 많이 찾는 시기라고 말한다.

토크스페이스의 연구 및 프로그램 디렉터인 리즈 콜리자는 “11월과 12월에는 치유 프로그램 진행 성과가 줄어든다”며 “연말연시가 다가오면 고객들이 해야 할 게 많아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1월이 되면 사람들은 자신의 삶을 다르게 보기 시작합니다. 새해에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되는 거죠.”

새해가 시작할 때마다, 이 회사는 이용자들을 끌어들이고자 결심 관련 마케팅에 투자한다. 토크스페이스는 2018년부터 수영 선수 마이클 펠프스를 홍보대사로 활용했다. 홍보대사와 함께 이용자가 새해 결심을 세우고 이를 한 해 동안 지속할 수 있도록 돕는 캠페인을 기획하고, 이를 통해 정신 건강 전문 비즈니스에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참여하게 유도해왔다. 특히 작년 1월에는 무료 치유 세션을 상품으로 내걸고 펠프스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에 참여하는 콘테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케이틀린 왓슨 토크스페이스 최고 마케팅 책임자는 “꽤 많은 이들이 새해에 하고 싶은 일과 행동에 대해 생각하면서 일종의 ‘새해 테마’를 설정한다”고 말했다. 그 덕에 작년 1분기 이 회사가 진행한 보험이 적용되는 치유 세션은 전 분기 대비 34% 증가했다.

글로벌 디지털 예산 관리 플랫폼 ‘YNAB’ CEO인 제시 메캄은 개인 금융 플랫폼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새해가 되면) 헬스장과 개인 금융 컨설팅으로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며 “사람들은 자신들의 부족한 점을 파악하고 더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고 말했다.

YNAB는 월 단위 또는 연 단위로 요금을 내는 구독 비즈니스다. 메캄이 말하는 “새해의 추진력” 덕에 1월에는 이 비즈니스 신규 가입이 약 25~50% 늘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YNAB는 새해 첫날을 앞두고 플랫폼에 대한 더 많은 관심을 끌기 위해 광고 지출을 늘린다.

개인 금융 플랫폼인 ‘퀴큰’의 CEO 에릭 던도 일반적으로 전체 고객의 약 15%를 1월에 확보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규 고객에게서 오는 매출은 전체 매출의 10%에 불과하고, 매출의 90%는 재계약에서 나온다고 했다. 던은 이러한 재계약은 연중 내내 발생할 수 있지만, 1분기와 2분기 비중이 크고 특히 1분기가 가장 크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자기계발을 추구하면서 베를린에 본사를 둔 언어 학습 앱 ‘바벨’도 연초마다 기회를 얻는다. 바벨의 미국 CEO 겸 CRO인 줄리 한센은 “새해 결심은 다른 많은 자기계발 활동과 마찬가지로 언어 학습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 회사의 기업 커뮤니케이션 책임자인 프랜크라 슈스터에 따르면, 바벨은 새해맞이 가격 프로모션으로 “1분기에 상당한 매출 증가”를 이뤄낸다. 특히 1월은 미국 내 매출과 판매량이 가장 많은 달인데, 한센 역시 “바벨에게 1월은 일년 중 가장 큰 달”이라고 말했다.

미국 피츠버그에 본사를 둔 ‘듀오링고’는 1년에 단 한 번, 1월에만 프리미엄 구독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듀오링고의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디렉터인 샘 달시머는 연초가 가장 고객이 많이 늘어나는 기간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새해 결심을 이용해 매출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모든 기업이 사람들의 새해 목표를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은 아니다. 글로벌 피트니스 및 건강 관리 기업인 ‘이퀴녹스’는 새해 첫날에는 회원가입을 받지 않는다. 이른 바 “우리는 1월을 내세우지 않는다(We Don't Speak January)”라는 캠페인을 2년째 이어오고 있는 것이다.

제프 디 코르테 이퀴녹스 최고 마케팅 책임자는 “주류 피트니스 업계는 1월 1일에 맞춰 사람들의 새해 결심을 유도하고 이를 멤버십 판매에 활용하고 있는 것 같다”며 “하지만 우리 회원들은 매일 꾸준히 운동한다는 약속을 한다”고 말했다.

이퀴녹스는 꼭 1월 1일을 내세우지 않아도 연초가 되면 회원 수가 크게 늘어나리라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이퀴녹스의 작년 1월 매출은 팬데믹 이전의 1월보다 약 20% 많았다. 1년 단위로만 가입할 수 있는 이 회사의 멤버십 모델(디 코르테는 이것이 사람들이 건강에 장기적인 투자를 하게 해주는 모델이라고 생각한다)로 인해 가입자 증가는 곧바로 연매출 상승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새해 결심 비즈니스가 호황을 보이더라도, 지속적인 수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새해 목표를 포기하면 고객이 이탈하기에, 연초에 대량으로 신규 이용자를 확보한 기업들은 고객 유지 방안을 찾아야 한다. 손더스는 “결심과 관련된 문제 중 하나는 사람들이 1월에 결심을 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그 의지가 사라진다는 점”이라며 “기업은 이용자들이 떠나지 않게 갖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새해 초 프로모션은 최근 인플레이션으로 부담이 커진 일부 소비자에겐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재량지출(기초 생활비 이외의 지출) 씀씀이를 고민할 수 밖에 없는 지금과 같은 경제 상황이라면, 기업들 역시 신규 회원들이 1분기 이후에도 자신에 대한 투자를 이어갈지 여부를 확신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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