뾰족하게 손 쓸 방법이 없다 보니, 공연의 경우엔 가수가 직접 나서서 암표상들을 잡는 모습도 포착됩니다. 성시경이 지난해 11월 매니저와 협업해 '플미 티켓'을 사는 척하고 암표상을 적발한 건 유명한 예시죠. 이 같은 국면에서 굉장히 과감한 결정을 내린 아티스트가 나왔습니다. 장범준이 그 주인공입니다.
장범준은 당초 3일부터 2월 1일까지 총 10회 동안 서울 마포구 클럽온에어에서 소극장 콘서트를 개최하기로 했습니다. 회차 당 50명 정도의 관객을 받는 진짜 '소규모' 공연인데요. 정가는 5만5000원이었습니다. 장범준이 워낙 인기가 높은 아티스트이기도 하고, 2년 만의 공연인 터라 예매 열기가 뜨거웠습니다. 예매가 끝난 후 당연하다는 듯 온라인을 중심으로 '플미' 거래가 횡행했고요.
이를 두고 장범준은 "암표 문제를 해결할 수 없어 일단 공연 티켓 예매를 전부 취소하기로 결정했다"라며 "추후에 좀 더 공평하고 좋은 방법을 찾아서 다시 공지하도록 하겠다"라고 사과했습니다. 더불어 '좋은 방법'이 없으면 공연 티켓을 다 취소시킬테니 정상적인 경로 말고는 표를 사지 말아달라고도 했어요.
유례 없는 '전석 취소' 결정 이후, 장범준은 구글폼 추첨으로 예매 방식을 바꿨습니다. 당첨자가 부정 거래를 할 가능성도 있으니, 당첨 즉시 티켓을 살 수 있게 하는 대신 현장 구매의 권리를 주는 식으로 공정성을 더했어요. 현장 발권을 위해 반드시 신분증이 필요하며 좌석도 무작위로 배정됩니다. 한 사람이 월 1회 한 장 씩만 티켓을 살 수 있도록 했고요. 여기에 '플미' 거래가 적발될 경우 추후 모든 공연 예매 자격을 영구 박탈하기로 했습니다. 그의 단호한 결정을 통해 공연계 암표 문화가 조금은 바뀔 수 있을까요?
에디터 라효진 사진/영상 장범준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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