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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 16세에 명문 상하이 푸단(復旦)대학 물리학과에 진학한 다음 19세에 오른 미국 유학에서 9년 만에 핵물리학 박사 학위를 가볍게 취득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면 정말 대단하다는 찬탄을 받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해야 한다. 게다가 모두가 선망하는 대단한 직장에서 월 10만 달러의 임금을 받으면서 SCI(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에 논문 32편을 수록한 스펙까지 더할 경우 이 주인공은 거의 천재급의 인재라고 해도 좋다.
그러나 이 중국인의 현 주소는 참담하다. 산둥(山東)성 일대의 유력지 루중천바오(魯中晨報)를 비롯한 중화권 매체들의 6일 보도를 종합하면 미 뉴욕 브루클린의 거리를 전전하는 노숙자로 전락한, 참으로도 기가 막힌 완전 정 반대의 인생역전 주인공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노벨상을 받아도 누가 뭐라고 시비를 걸지 못할 대단한 천재가 이른바 '동가식 서가숙'을 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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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체들의 보도를 종합하면 연초부터 많은 중국인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 주인공인 쑨웨이둥(孫衛東·55) 박사는 장쑤(江蘇)성 장인(江陰)현 출신으로 어릴 때부터 영재로 유명했다고 한다. 고향의 명문 고교를 수석으로 졸업한 후 푸단대에 조기 진학한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할 수 있었다. 승승장구 잘 나갔던 이후의 행보 역시 마찬가지 아니었나 싶다.
그러나 아무도 예상못한 불행은 16년 전 그에게 갑자기 찾아왔다. 정신 이상 증세를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후 그는 현지에서 만나 가정을 이룬 중국 여성과 이혼한 후 거리로 나갔다. 현재는 브루클린의 지하철 근처에서 구걸과 노숙으로 고단한 생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식 표현으로 하면 한때 월가에서 월 10만 달러를 받던 초엘리트의 그것과는 무려 10만8000리나 차이가 나는 삶을 살고 있다고 해야 한다.
당연히 이 소식은 연초에 미국과 중국 내 푸단대 동창회에 널리 알려졌다. 그를 돕기 위한 모금과 국내 송환 운동이 벌어질 조짐도 보이고 있다. 분위기로 볼때 그가 어느 정도 도움을 받을 가능성은 상당히 높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그가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오는 것은 쉽지 않을 듯하다. 그의 정신 질환이 상당히 심각한 상태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천재와 노숙자는 이로 보면 완전히 천양지차 만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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