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를 방문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광주 5.18 묘역을 참배하고, 5.18 정신의 헌법전문 수록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 위원장은 4일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5.18 정신 헌법전문 수록 문제에 대해 "5월의 광주 정신은 어려운 상황에서 민주주의를 지키는 정신이다. 대한민국의 지금 헌법정신과 그 정신이 정확히 일치한다"며 "적극적으로 찬성한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지금 상황에서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는 것을 명확하게 반대하는 세력이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다만 그는 "헌법에 대한 문제는 절차적 문제도 굉장히 중요하다. 합의의 문제"라며 "헌법 개정 절차는 그 자체로 존중해야 될 부분이 있다"고 단서를 달았다.
'지난해 5.18 원포인트 개헌을 민주당이 주장하고 국민의힘이 반대했는데 재추진 의사가 있나'라는 질문이 이어지자 한 위원장은 "나중에 제가 반대하면 이 장면을 트시라"며 "저는 적극적으로, 그냥 찬성한다기보다 전문에 5.18 정신이 들어가면 우리 헌법이 훨씬 더 풍성해지고 선명해지고 더 자랑스러워질 것 같다. 그 입장이 명확하다"고 재강조했다.
한 위원장의 이번 광주 방문은 취임 후 이뤄지고 있는 전국 시도당 신년인사회 참석을 겸한 것이었다. 앞서 한 위원장은 지난 1일에는 국립대전현충원 참배를 겸해 대전을, 2일에는 '보수의 본산'으로 불리는 대구를 찾았다.
한 위원장은 광주 첫 일정으로 광주제일고를 찾아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탑을 참배했다. 그는 방명록에 "2024년에, 1929년의 광주 정신을 기억합니다"라고 썼다. 이곳에서 한 위원장은 '기념탑을 사적(史蹟)으로 지정했으면 한다'는 안내자의 말에 "100% 공감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어 한 위원장은 5.18 민주묘지로 이동해 입구에 놓인 방명록에 "민주주의를 위한 광주시민의 위대한 헌신을 존경합니다. 그 뜻을 생각하며, 동료시민들과 함께 미래를 만들겠습니다"라고 쓴 뒤 추모탑과 5.18 시민군 대변인 윤상훈 열사 묘역 등에 참배했다.
상례와 달리 5.18 민주묘지가 아닌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탑을 먼저 찾은 이유에 대해 한 위원장은 "정치를 시작하면서 항상 당황스러운 것이 제 모든 행동에 의미를 부여하시니까 저도 그것을 생각하게 된다"며 "광주가 갖고 있는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불의에 항거하는 레거시(유산)는 꼭 5.18만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1929년에 광주학생운동도 있었다. 저는 그 점을 충분히 기리고 출발하고 싶었다"고 기자들에게 밝혔다.
한편 경찰은 이날 1개 중대 약 70명으로 이뤄진 기동대 4개 중대를 투입하고, 평소 이뤄지지 않던 근접 경호까지 수행하며 한 위원장 경호에 만전을 기울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흉기 피습 사건의 여파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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