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한스경제 이정인 기자] KBO리그를 대표하는 잠수함 투수 박종훈(33ㆍSSG 랜더스)의 체형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 살이 쪽 빠져 홀쭉해져 있었다. 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만난 박종훈은 눈에 띄게 날렵해진 턱선을 드러냈다. 그는 “근육을 키우면서 체중이 100㎏ 가까이 나갔는데, 비시즌에 훈련하면서 14㎏을 감량했다"고 미소 지었다.
평소 라면 5~6봉지를 한 끼에 해치우는 대식가인 박종훈은 식이요법을 병행하며 독하게 다이어트 중이다. 전성기 시절 몸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다. 그는 “좋은 성적을 낼 때 체중이 80㎏대 초중반이었다. 장모님께서 '좋은 결과를 냈을 때 체중이 이 정도였다'고 말씀하셨다. 저도 체중 감량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힘보다는 유연함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했다. 퍼즐을 하나씩 맞춰가는 중이다”라고 전했다.
박종훈은 2021년 12월 SSG와 5년 총액 65억 원(연봉 56억 원, 옵션 9억 원)에 다년 계약을 맺었다. 그는 2017∼2020년, 47승 37패 평균자책점 4.25를 올리며 SSG의 선발 한 자리를 책임졌다.
하지만 다년 계약 이후 부진을 거듭했다. 2022년 3승 5패 평균자책점 6.00, 2023년 2승 6패 평균자책점 6.19로 최악의 성적을 남겼다. 박종훈은 “이렇게까지 야구 못한 적이 없었다. 개인적으로 바닥이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열심히 하는데 왜 안 될까. 더 해야 해, 더 해야 해'라고 나를 다그쳤다"며 "성적이 나오지 않으니 '열심히 하고 있다'는 말도 못 했다. 저 자신에게 너무 화가 났고, 팬들께 창피하고 죄송해서 얼굴을 가리면서 야구장에 들어왔다"고 털어놨다.
지난해 11월 2차 드래프트가 열릴 때도 적잖은 마음고생을 했다. SSG는 지난해 11월 2차 드래프트 35인 보호선수 명단에서 박종훈을 제외했다. 그에겐 보호선수 명단 제외는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박종훈은 "처음 얘기를 들었을 땐 솔직히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니 제가 그 당시 보호명단을 짰어도 35명 안에 저를 넣지 않았을 것이라고 냉정하게 판단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박종훈의 목표는 다시 풀타임 선발 투수가 되는 것이다.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풀타임을 뛰면 조금 회복된 것 아니겠나. 작년에는 로테이션을 못 지키면서 자꾸 피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게 스스로 너무 화가 많이 났다. 올해는 단순히 승리 같은 기록에 집착하기보단 선발로서 로테이션을 꾸준히 지키는 것만을 생각하고 싶다”고 힘줬다.
와신상담 중인 박종훈은 10일 미국으로 출국해 본격적인 시즌 준비에 들어간다. 텍사스주 댈러스에 있는 추신수(42)의 자택에서 추신수, 하재훈(34)과 함께 훈련할 계획이다. 박종훈은 "예전에도 추신수 선배 집에서 개인 훈련한 적이 있다. 추신수 선배는 집에 훈련할 수 있는 모든 걸 갖춰놨다. 캐치볼은 물론이고 웨이트 트레이닝, 필라테스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언제 추신수 선배 집에 가보겠나. 따뜻한 곳에서 빨리 공을 던지고 싶었다. 하숙비는 지급하지 않는다. 대신 빨래를 하거나 요리해야 할 것 같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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