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한스경제 이정인 기자] 단단해진 이혜란(20ㆍ용인 삼성생명)이 한국 여자농구의 차세대 에이스로 쑥쑥 크고 있다.
삼성생명은 30일 부천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우리WON 2023-2024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원정 경기에서 부천 하나원큐를 60-53으로 제압했다.
사흘 전 용인에서 열린 경기(56-51)에 이어 하나원큐와 2연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한 삼성생명은 3위(8승 8패)를 굳게 지켰다. 4위 하나원큐(6승 10패)와 승차를 2경기로 벌린 채 기분 좋게 올스타 브레이크를 맞았다.
이날 삼성생명 승리의 일등 공신은 이해란이었다. 그는 40분 풀타임을 소화하며 23점 6리바운드 5스틸로 펄펄 날았다. 특히 승부처였던 4쿼터에만 12점을 몰아쳤다. 경기 뒤 임근배(56) 삼성생명 감독은 "100점보다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공격도 잘했지만, 수비도 잘해줬다"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이해란은 일찍이 큰 기대를 받은 삼성생명의 특급 유망주다. 광주수피아여고를 졸업한 그는 2021-2022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신입선수 선발회 전체 1순위로 삼성생명 유니폼을 입었다. 장신(182cm)에 뛰어난 운동능력과 스피드를 갖춰 장차 한국 여자농구를 이끌어 갈 재목으로 평가받았다. 프로 입단 전 19세 이하(U-19) 대표팀의 에이스를 맡았을 정도로 될성부른 떡잎이었다.
이해란은 프로 데뷔 시즌에 신인선수상을 거머쥐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지난해엔 박신자컵에서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되며 성장세를 뽐냈다. 프로 2년 차 신예가 박신자컵에서 수상한 건 이해란이 처음이었다.
올 시즌엔 팀의 확실한 주축 선수로 발돋움했다. 1일 기준 14경기 평균 31분 59초를 소화하며 13.79득점(8위) 7.2리바운드(7위) 1.1어시스트 1.9스틸(2위)로 맹활약하고 있다. 2점 성공률도 54.8%로 전체 2위고, 공헌도는 396.45로 팀 내 1위(전체 10위)다. 임근배 감독은 "(이)해란이는 성장이 진행 중인 선수다. 앞으로 더 좋은 선수로 발전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해란은 올 시즌 활약 비결로 달라진 멘털을 꼽았다. "(임근배) 감독님이 노력은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고 항상 말씀하신다. '너 자신을 믿어'라는 말도 자주 하신다. 지난 시즌까지는 스스로를 믿지 못해서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 올 시즌에는 한 단계 올라서기 위해 마음가짐부터 바꿨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 공격력뿐만 아니라 수비력도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비시즌 특별 훈련을 소화하며 수비 강화에 공을 들인 덕분이다. 그는 "야간에 하상윤(47) 코치님과 1대1 수비와 포스트업 연습을 많이 했다. 효과를 많이 보고 있다"고 미소 지었다.
국제 대회 경험도 이해란에게 도움이 됐다. 그는 지난 여름 태극마크를 달고 2023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출전해 값진 경험을 쌓았다. 임 감독은 “이해란이 대표팀에 다녀온 뒤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고 전했다. 이해란도 “대표팀에서 자신 있게 경기했다. 궂은일부터 했더니 잘 풀렸다. 자신감을 찾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Copyright ⓒ 한스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