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한 아이의 엄마가 분유값을 벌기 위해 성매매를 하러 집을 비운 사이 홀로 남겨진 생후 8개월 영아가 숨졌습니다.
이에 대해 법원은 “사회적 취약계층을 적절히 보호하지 못한 사회의 책임도 있다”며 미혼모에 대한 사회안전망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미혼모에게 '집행유예'라는 이례적 선고를 내렸습니다.
분유값 벌러 성매매 나간 엄마, 아기는 사망…
SBS
지난 2021년 10월 경북 구미에 사는 A 씨는 B 군을 출산했습니다. A 씨는 미혼모로서 B 군을 혼자 양육하며 극심한 생활고를 겪었습니다.
B 군을 임신한 이후 가족들과의 관계가 단절되면서 기초생계급여와 한부모아동양육비 등 137만 원으로 생활했지만, 월세 및 양육비용 등을 감당하지 못했습니다.
A 씨는 양육비를 벌기 위해 성매매에 종사한 것으로 파악되었으며, B 군의 사망 역시 A 씨가 성매매를 하러 집을 비운 사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SBS
A 씨는 작년 5월 돈을 벌러 집을 나서면서 생후 8개월인 B 군의 가슴 위에 쿠션을 올려놓고 젖병을 고정한 상태에서 집을 비운 채 떠났습니다.
B 군은 엄마가 집을 비운 지 2시간여 만에 숨진 채 발견되었습니다. 쿠션이 얼굴을 덮어 호흡이 막혀 숨진 것으로 판단되었습니다.
'가족과 관계단절' 극심한 생활고…"지능 떨어져도 장애 판정 못 받아"
온라인 커뮤니티
그녀는 20대부터 몸을 팔아서 생계를 유지했습니다. 전문대를 졸업한 그녀는 작은 직장에서 성실히 일하고 싶었지만, 일자리를 얻은 후 며칠 만에 해고 통보를 받았습니다. 그 이유는 그녀의 지능이 남들보다 떨어진다는 것이었습니다.
주변인들은 "장애인 등록증만 없지, 정상적이지도 평균적이지도 않은 사고를 지녔다"며, "대화가 어눌하고 판단력이 부족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녀는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에 놓여 있었습니다. 법은 "장애인이 아니다"라며 지원을 거부하고, 주변 사람들은 "장애인"이라며 손가락질을 하면서 그녀는 이중의 고통을 견뎌야 했습니다.
SBS
성매매 업소가 유일하게 그녀를 받아주는 곳이었습니다. 공장에서 여러 차례 일자리를 잃은 후, 그녀는 서울 영등포에서 성매매로 살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전국을 돌아다니며 성매매로 생계를 유지했던 그녀는 사회적 편견과 차별에 시달리며 힘든 삶을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2020년 12월, 35세의 그녀는 임신했습니다. 그녀는 누구와의 관계에서 임신했는지를 알 수 없었으며, 성매수 남 중 한 명일 것으로 추정되었습니다.
가족들은 그녀에게 낙태를 권유했지만, 그녀는 이를 거절했습니다. “아이를 너가 혼자 어떻게 키우냐”는 가족의 말에 가족과의 관계를 끊었습니다.
법원 “사회도 책임”…이례적 집행유예
SBS
가족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지키기 위해 홀로서기를 한 사이 아이는 미숙아로 태어났습니다.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고립된 상황이었지만, 그녀는 아이에게는 정성을 다해 주었습니다.
기초생계급여와 한부모 아동양육비로 매달 137만원을 받아 살림을 이어갔습니다. 그녀의 정성 덕분인지, 아이는 또래 아이 평균 수준의 발육을 지니고 있었으며, 사망 당시 아이의 몸에는 어떠한 학대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대구지법은 "헌법에 따라 모성보호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면서도 "기초생계급여 등 일부 재정지원만으로 피해자를 안전하게 보호·양육할 수 있는 경제적 토대가 충분히 마련됐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언급했습니다.
SBS
재판부는 A 씨가 B 군의 양육에 최선을 다하며 어려운 환경에서 노련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판단하면서도 "피고인이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와 중대한 결과(아들의 사망)의 발생에는 사회적 취약계층을 적절하게 보호하지 못한 우리 사회의 책임도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어려운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 애정을 갖고 피해자를 보호·양육해왔다"면서 "범행의 결과만을 강조하여 피고인을 강하게 비난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중요한건 행방을 알 수 없는 애아빠", "죽은 아기를 발견하고 엄마는 무슨 생각이 들었을까... 너무나 슬픈 현실이다...", "어린 생명 혼자 죽은것도 가슴 아프나 지적 능력이 부족한 엄마가 어린것 먹이고 입혀 볼거라 몸을 팔았다는 사실이 처참하다 ....보호받지 못한 모성 본능이 애처롭다", "이게 진짜 대한민국의 현실"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Copyright ⓒ 살구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