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나 있을 법한 익숙한 배경으로, 기이한 환상을 그려내는 오다 마사쿠니가 10년여에 걸쳐 구상하고 써 내려간 일곱 편의 단편을 한 데 묶었다. 발표한 시기도 작품의 색깔도 일견 제각각인 듯 보이지만, 하나의 키워드가 전체를 관통한다. 바로 인간의 ‘몸’이다. 책에 실린 수록작들은 입, 귀, 눈, 코, 체모 등 익숙한 신체 부위를 클로즈업해 생경한 느낌을 준다. 그렇게 ‘신체’가 촉발시킨, 복잡기괴한 인간의 내면과 광기를 집요하리만치 섬세하게 묘사함으로써 평범한 일상이 붕괴하는 순간을 독자의 뇌리에 깊이 각인시킨다. 아름다움과 혐오스러움이라는 정반대의 감각을 불러일으키는 우리 ‘몸’에 얽힌 이야기들은 시종일관 섬뜩하고 으스스하면서도 결코 손에서 놓을 수 없는 강렬한 독서 경험을 선사한다.
■ 화-재앙의 책
오다 마사쿠니 지음 | 최고은 옮김 | 검은숲 펴냄 | 408쪽 | 1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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