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 정가, 22대 총선 앞 중앙발 이슈에 예의주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1일 대전 중구 법무부 사회통합프로그램 CBT센터 개소식에 참석해 지지자들을 만나고 현판식을 하고 있다. [사진=이성희 기자]

22대 국회의원 선거를 3개월여 앞둔 충청 정가가 중앙 정치권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민의힘은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이끌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더불어민주당은 계속되는 친명과 비명 간 계파 갈등의 불씨가 가장 주목하는 포인트다.

우선 국민의힘은 김기현 전 대표 체제가 정리되고 한동훈 전 장관의 비상대책위원회가 출범한다는 사실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앞으로 한 전 장관이 보여줄 리더십이나 정치력과는 별개로 어수선한 당 분위기와 불안했던 지도체제가 정리될 것이란 기대에서다. 실제 국민의힘은 인요한 혁신위원회를 거치며 당내 혼란이 이어져 왔다.

물론 수평적 당정 관계 구축이 필요하단 이유로 한동훈 전 장관의 등장을 반기지 않는 이들도 여전히 적지 않다. 하지만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이 굳어진 지금 상황에선 반대보단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줘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시기적으로 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새로운 지도체제를 빨리 안착시켜야 한다는 게 그 이유다.

시선은 당내 혁신이 어디까지 진행될지에 쏠려있다. 고강도 쇄신이 이뤄지지 않겠냐는 전망 속에 향후 공천에 미칠 영향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혁신 바람이 실세 친윤과 영남에 집중될 것이란 관측이 대체적이지만, 충청도 안심할 수 없다는 분석도 있다. 충청이 전체 판세를 좌우하는 요충지라는 측면에서 수술대에 오를 수도 있다는 얘기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5일 대전 중구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이성희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이어지는 계파 갈등에 속내가 복잡하다. 이재명 대표 중심의 친명 체제가 공고해지는 상황 속에 비명계의 반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이낙연 전 대표가 신당 창당 행보에 나섰고 비명계도 연일 통합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을 요구하는 중이다. 이재명 대표가 당내 통합 행보에 나선다지만, 양측의 입장 차는 여전히 팽팽하다.

당과 총선 출마자들은 지역민들의 피로감을 우려한다. 이상민 의원의 탈당 여파가 크진 않았으나, 당내 갈등과 분열상이 선거까지 이어진다면 중도층 이탈을 피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국민의힘이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를 띄우는 만큼 대중의 관심이 여당에 쏠릴 수 있고 민주당의 상황과 대비되어 부각 효과를 누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신당 출현 가능성은 작게 보는 분위기다. 만일 신당이 창당하더라도 대전·충청에 미칠 영향은 적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신당의 구심점 역할을 할 인물이 딱히 없고 총선 출마자들도 신당보단 민주당 후보로 본선 진출에 나서겠다는 의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중앙당의 빠른 갈등 수습과 통합 행보를 보여주길 바라는 이들이 많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역대 국회의원 선거가 대체로 지역적 이슈보단 전국적 바람에 영향을 많이 받았던 만큼 중앙 정치권 움직임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며 "양당 모두 빠른 당내 안정화와 전면적인 공천 쇄신에 선거 승리가 달려있다고 판단한다. 새해부터 정치권 분위기가 긴밀하게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송익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