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여권 '한동훈 비대위' 출범과 함께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당내갈등 해소를 위한 '명낙(이재명-이낙연)회동' 성사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2년 전 대선을 앞두고도 화합했던 두 사람이지만, 총선을 앞둔 복잡한 이해관계로 명낙회동이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신당 창당을 시사한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이재명 대표의 '통합비대위(2선 후퇴)' 수용을 조건으로 창당 철회와 함께 타협 의사를 밝히고 있다. 그는 지난 21일 MBC라디오에서 "'민주당이 선거를 잘 치르기 위해서라도 양보가 있었으면 좋겠다"며 이 대표의 2선 후퇴를 재차 촉구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명낙회동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당내 2인자인 홍익표 원내대표는 22일 "결별을 하더라도 결별 전에는 만나야 한다"며 이 대표와 이 전 대표의 소통을 촉구했다. 23일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명낙회동에 소극적인 이 전 대표를 비판하면서도 이재명 대표에게 "집으로라도 찾아가라"며 적극적인 소통을 요구했다.
이 대표와 이 전 대표는 대선을 앞둔 지난 2021년 말 서울 중구에 위치한 식당 '달개비'에서 만난 바 있다. 두 사람은 당시 '국가비전-국민통합위원회'를 구성해 공동위원장을 맡기로 하고, 이 전 대표는 이후 이재명 대선캠프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아 선거를 지원했다. 대선 이후 미국 유학길에 올랐던 이 전 대표는 귀국 이후 지난 7월에 이 대표와 만났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명낙회동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우선 '협상조건'을 도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현재 이 대표가 '2선 후퇴'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매우 낮다. 이 대표는 최근 이 전 대표의 후퇴 요구에 "의견이야 얼마든지 말씀하실 수 있다"고 거리를 뒀으며 친명(친이재명)계 김영진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은 22일 "통합비대위를 전제로 한 만남은 아니라고 본다"며 이 전 대표에게 조건 없는 소통을 요청했다.
이 대표, 이 전 대표 간의 '공천 갈등'도 해소될 가능성이 낮다. 이 전 대표는 최근 측근들에게 "전우의 시체 위에서 노래를 부르지 않겠다"며 비명(비이재명)계 '공천 학살'이 이뤄질 경우 이재명 대표를 지원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비명계의 공천 보장을 요구한 것으로, 당내에서는 이 또한 받아들여지기 어렵다는 주장이 많다.
총선 출마를 준비하는 당내 인사는 <아이뉴스24> 와의 통화에서 "이 전 대표의 '통합비대위' 요구는 결국 계파 나눠 먹기 공천을 하자는 것"이라며 "오히려 민주당의 '시스템 공천'을 부정하는 것이다. 친명 공천이 우려되지 않는 것은 아니나 통합비대위 구성도 답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아이뉴스24>
대선 경선 이후부터 계속된 '대장동 갈등'이 근본 원인이라는 시각도 있다. 2021년 '대장동 의혹'을 최초 폭로한 박종명 경기경제신문 기자는 최근 검찰 조사에서 당시 이 전 대표의 최측근으로부터 관련 제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대장동 의혹이 이 전 대표 측으로부터 시작됐다는 주장이다.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인 김영진 실장은 최근 '이재명 사법리스크'를 지적한 이 전 대표를 향해 "왜 재판리스크가 생겼을지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김 실장이 이 전 대표의 책임을 언급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한 당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결국 대선 경선과 대장동 폭로 이후부터 시작된 앙금이 (이 대표와 이 전 대표 사이에) 아직 남아 있는 것 아니겠느냐"며 "야권 대선주자로서 총선을 앞두고 서로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회동이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친명계 관계자는 "이 전 대표 측에 이 대표의 만남을 계속 요청하고 조율하고 있다"며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지켜봐 달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지난 20일 김부겸 전 총리에 이어 오는 28일 정세균 전 총리를 만나 통합 행보를 지속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김 전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산이든 물이든 건너지 못할 게 없다"며 통합에 적극적으로 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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