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두 시즌 동안 KBO리그 무대를 누빈 좌완투수 토마스 파노니가 한국이 아닌 미국에서 2024년을 맞이하게 됐다.
미국 매체 '뉴욕 포스트' 존 헤이먼은 19일 "좌완투수 파노니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시카고 컵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했다. 내년 스프링캠프에 초청되며 빅리그 승격 시 80만 달러를 받는다"고 보도했다.
또 다른 미국 매체 'CBS스포츠'는 "파노니가 올 시즌 한국에서 시즌을 끝내기 전에 밀워키에서 한 경기에 등판했다. 컵스 산하 트리플A팀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돌면서 내년 시즌을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파노니는 올해를 포함해 메이저리그에서 3시즌, 마이너리그에서 10시즌 동안 뛰었다. 메이저리그 및 마이너리그 통산 성적은 50경기(선발 13경기) 7승 7패 평균자책점 5.46, 168경기(선발 133경기) 46승 34패 평균자책점 3.99다.
파노니는 지난해 6월 28일 로니 윌리엄스의 대체 외국인 투수로 영입됐고, KIA와 연봉 30만 달러(이적료 별도)에 계약했다. 당시 KIA 구단은 "파노니는 선수 경력의 대부분을 선발투수로 등판할 정도로 이닝 소화력이 뛰어나고, 제구력이 안정됐다는 평가다. 상대 타자와의 승부에서 타이밍을 뺏는 투구와 경기 운영 능력 역시 수준급"이라고 파노니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파노니는 생각보다 빠르게 KBO리그에 적응했다. 지난해 14경기 82⅔이닝 3승 4패 평균자책점 2.72로 호투를 펼쳤다. 다만 재계약은 실패했다. KIA가 외국인 투수 구성에 있어서 제구보다 구위에 초점을 맞췄고, 빠른 공을 뿌릴 수 있는 숀 앤더슨과 아도니스 메디나를 계약했다. 결국 KIA는 그렇게 파노니를 떠나보내야 했다.
그러나 1년도 지나지 않아 파노니가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KIA는 지난 7월 6일 숀 앤더슨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파노니와 연봉 35만 달러에 계약했다. 파노니는 올해 마이너리그 밀워키 브루어스 산하 네슈빌 사운즈(AAA) 소속으로 11경기 53⅓이닝 3승 1패 평균자책점 2.70으로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외국인 투수에 고민을 안고 있던 KIA로선 'KBO 유경험자' 파노니의 활약에 기대를 걸었다. 당시 KIA 관계자는 "파노니가 이번 시즌 트리플A에서 꾸준하게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며 안정감 있는 투구를 보여줬고, KBO리그 경험이 있어 빠른 적응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7~8월까지는 파노니의 흐름이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파노니는 9월 중순 이후 상대 타자들의 공략에 고전했다. 결국 9월 이후 8경기 37이닝 3승 2패 평균자책점 5.59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고, 팀은 정규시즌 6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KIA는 시즌 종료 이후 제출한 보류선수 명단에 투수 파노니와 타자 소크라테스를 포함시켰고, 또 다른 외국인 투수 마리오 산체스를 제외시켰다. 파노니와 소크라테스의 경우 재계약 가능성이 존재했다는 의미다.
일단 KIA는 18일 외국인 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와 총액 120만 달러(계약금 30만, 연봉 50만, 옵션 40만 달러)에 재계약을 완료하면서 한숨을 돌렸다.
소크라테스는 지난해 4월 한 달간 103타수 22안타 타율 0.227 1홈런 9타점으로 부침을 겪기도 했지만, 5월 들어 빠르게 반등에 성공했다. 5월 106타수 44안타 타율 0.415 5홈런 28타점으로 우려를 씻어내더니 6월 96타수 33안타 타율 0.344 5홈런 9타점으로 그 흐름을 유지했다. 특히 소크라테스는 특유의 중독성 있는 응원가로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지난해 7월 초 김광현(SSG 랜더스)의 투구에 얼굴을 맞으면서 코뼈 골절로 이탈하기도 했지만, 빠른 회복세를 보이며 한 달 만에 복귀를 알렸다. 소크라테스의 복귀 이후 탄력을 받은 팀도 힘을 내면서 정규시즌을 5위로 마감,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2022시즌 소크라테스의 최종 성적은 127경기 514타수 160안타 타율 0.311 17홈런 7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48.
소크라테스는 올 시즌에도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정규시즌 142경기에 출전해 547타수 156안타 타율 0.285 20홈런 96타점 91득점 OPS 0.807을 기록했다. 최다안타, 홈런, 득점, 타점 등 총 네 개 부문에서 팀 내 최다를 기록하며 중심타자로서 맹활약을 펼쳤다. 중견수(827⅓이닝), 우익수(261이닝), 좌익수(118⅔이닝)까지 외야 전 포지션을 두루 소화하면서 수비에서도 팀에 기여한 바가 컸다.
소크라테스는 구단을 통해 "내년에도 KIA 타이거즈와 동행하게 돼 기쁘다"며 "팀 동료들과 내년 시즌을 잘 준비해 타이거즈 팬들에게 꼭 우승을 안겨주고 싶다”고 재계약 소감을 밝혔다.
소크라테스와의 재계약을 마친 KIA는 외국인 투수들과의 협상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KIA는 산체스와의 결별을 확정하면서 최소 한 명의 투수를 구해야 한다. 2명 전원 교체와 파노니 재계약을 놓고 고민 중이었다.
KIA 관계자는 18일 엑스포츠뉴스와의 통화에서 일단 모든 경우의 수를 열어놓고 생각 중이다. 파노니와의 재계약도 그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가능성을 배제했다면) 보류선수 명단에서 아예 빼지 않았겠나"라고 설명했다.
또 이 관계자는 "애런 브룩스 이후 우리 팀에서 빠른 공을 던지는 외국인 투수가 없었다. 숀 앤더슨 등도 150km/h대의 구속을 보여주긴 했지만, 구위로 (상대 타자를) 압도하는 투수는 없었다"라며 "일단 팀 입장에서 가장 좋은 건 구위형 투수를 영입하는 것이다. 다만 여의치 않다면 제구나 이닝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결국 파노니는 미국으로 떠났고, KIA는 1년 전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얼굴로 외국인 투수 원투펀치를 꾸려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양현종-이의리-윤영철로 이어지는 국내 선발진은 수준급이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외국인 투수들의 활약은 기대 이하였다. KIA가 5강 그 이상의 성과를 내기 위해선 외국인 투수들이 제 몫을 다해줘야 한다.
KIA 관계자는 "외국인 투수들과 빠르게 계약하면 가장 좋겠지만, (새 외국인 투수를 언제 영입할 수 있을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담당자들이 계속 선수를 확인하고 있다"라며 "그동안 외국인 투수 쪽에서 아쉬웠던 부분이 있기 때문에 심재학 단장과 관련 파트에서 계속 고민 중이다. 확실한 선수를 찾기 위해 계속 노력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토마스 파노니 2022~2023년 KBO리그 연도별 정규시즌 성적
-2022시즌: 14경기 82⅔이닝 3승 4패 평균자책점 2.72
-2023시즌: 16경기 82⅓이닝 6승 3패 평균자책점 4.26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Copyright ⓒ 엑스포츠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