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박명길 기자]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18일 밤 결국 구속됐다.
법원은 “피의자의 불법정치자금 수수 사안이 중하며 증거인멸 염려도 있다”고 구속 사유를 밝혔다.
‘돈봉투 의혹’ 사건 최대 수혜자로 지목된 송 전 대표가 구속되면서 이 사건에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민주당 의원 20명에 대한 수사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총선을 앞둔 민주당에 거센 회오리가 몰아칠 전망이다.
민주당 현역 의원 20명을 대상으로 ‘돈봉투 살포 수수’ 의혹에 대한 전면 수사가 개시된다면 ‘이재명 사법리스크’ 한가운데서 ‘돈봉투 사법리스크’까지 민주당에 전현직 당대표의 겹악재 위기가 닥치고 있다.
‘돈봉투 의혹’ 사건은 지난 2021년 민주당 당대표 전당대회 경선과정에서 송영길 당대표를 만들기 위해 현역 의원들과 지역본부장들에게 ‘돈봉투’를 살포한 사건이다. 경선 결과 송영길 의원이 당대표로 당선됐다.
앞서 같은날(18일) 오후 ‘돈봉투 살포 의혹’과 관련해 검찰은 윤관석 전 의원은 징역 5년,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은 징역 3년을 구형했다.
법원 “거액의 불법정치자금 수수 소명, 사안 중하다...증거인멸 염려 있다”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8일 송 전 대표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마친 뒤 오후 11시59분께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유 부장판사는 "피의자가 거액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하고 당대표 경선과 관련한 금품수수에 일정 부분 관여한 점이 소명되는 등 사안이 중하다"며 "인적, 물적 증거에 관해 수사 과정에서 확인된 피의자의 행위 및 제반 정황에 비춰 증거인멸의 염려도 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송 전 대표는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둔 2021년 3∼4월 총 6천650만원 가량의 돈봉투를 당내 현역 국회의원 및 지역본부장들에게 살포하는 과정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다.
이 자금 마련을 위해 송 전 대표는 ‘스폰서’로 알려진 사업가 김모씨에게 5천만원, 무소속 이성만 의원으로부터 1천만원을 받았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또한 2020년 1월∼2021년 12월 외곽 후원조직인 '평화와 먹고사는문제 연구소'(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등 7명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천300만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 최재훈)는 지난 13일 정치자금법 위반과 정당법 위반 등 혐의를 적용해 송 전 대표의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18일 영장실질심사를 열어 송 전 대표의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이정근 녹취록’에서 시작된 이 사건은 지난 4월 무소속 윤관석·이성만 의원 등을 대대적으로 압수수색하며 검찰 수사가 본격화됐다. 이후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 박용수 송 전 대표 보좌관, 윤관석 의원을 구속기소했고 수사 개시 8개월 만에 ‘정점’으로 지목된 송 전 대표의 신병을 확보하게 됐다.
송 전 대표는 구속영장 기각을 자신했지만, 법원 설득에 실패하면서 정치인생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법원이 송 전 대표의 불법 자금수수 혐의가 일부 소명됐다고 인정한 만큼, 남은 수사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돈봉투 수수 의심 현역 의원에 대한 수사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크다. 검찰은 20명의 민주당 의원이 돈봉투를 받았다고 의심하고 있지만 아직 강제수사에 착수한 의원은 3명 뿐이다.
현재까지 특정된 수수 의원은 무소속 이성만 의원과 민주당 임종성·허종식 의원 등 3명으로 이들에 대한 강제수사를 진행하고 있으나, 수사 상황에 따라 민주당 의원들의 줄소환이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검찰은 최장 20일의 구속 기간 송 전 대표를 상대로 돈봉투 살포 경위 등을 재구성한 뒤 재판에 넘겨 공여자 수사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윤관석 징역 5년, 강래구 징역 3년 각각 구형...“관행에 경각심 놓쳐 부끄럽고 참담”
‘돈봉투 의혹’으로 구속된 무소속 윤관석 의원에게 검찰은 징역 5년을 구형했다. 또한 관련자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에 대해서는 총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윤 의원의 2021년 5월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2021년 4월27∼28일 두 차례에 걸쳐 송영길 전 대표의 당선을 위해 민주당 현역의원들에게 자금을 제공할 목적으로 경선캠프 관계자들로부터 300만원씩 들어있는 봉투 20개, 총 6천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그러나 윤 의원은 돈봉투 총액은 6천만원이 아니라 2천만원이었고 주장하고 있다.
윤 의원은 마련된 돈봉투 20개를 4월28∼29일 이틀간 민주당 의원들에게 살포했고, 이 과정에서 강씨는 지역본부장과 지역상황실장들에게 3천여만원이 살포되도록 지시·권유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1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2부(김정곤 김미경 허경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윤 의원과 강씨의 정당법 위반 등 혐의 결심 공판에서 "윤 의원에게 징역 5년을 처해달라"고 했다.
함께 기소된 강래구씨에게는 "6천만원 수수와 관련한 정치자금법 위반 및 정당법 위반죄에는 징역 1년, 그 외 범행에 대해서는 징역 2년과 벌금 1천만원을 선고하고 300만원을 추징해 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이 사건은 지역구 당협위원장 등에게 금품을 교부해 정당 민주주의 등 헌법적 가치를 중대하게 침해하고 대의제 민주주의의 근간을 훼손한 사건"이라며 "지지율이 접전인 상황에서 '오더'(지역 대의원들에게 송영길 전 대표를 찍어달라고 하는 요청)를 다질 목적으로 범행해 결국 경선 승리를 거뒀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강씨에 대해서는 "공사 내부 비리를 적발해야 하고 청렴성이 중요한 수자원공사 감사위원이었던 만큼 이 사건 범행은 통상적 뇌물 수수만큼 죄질이 불량하다"며 "엄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이날 최후진술에서 "당 내부 경선은 자율적 영역이라 약간의 관행이 남아있었다. 경각심을 놓치고 불법적 부분을 도외시한 채 진행해 결과적으로 큰 잘못을 범했다"며 "매우 부끄럽고 참담하다"고 말했다.
이어 "3선 의원으로서 그간 많은 선거를 치렀지만 한 번도 선거법 위반은 하지 않았고, 당 대표 후보를 돕는 과정에서 잘못을 저질렀다"며 "다만 특별한 직책이나 실익을 얻기 위함은 아니었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의원은 "의원으로서 가장 힘든 것은 다음번 선거에 나가지 못하는 것"이라며 "제 정치적, 도의적 책임이 있기에 이제는 모든 것을 다 내려놓았다"고 덧붙였다.
강씨는 "몇 가지 과장되거나 오해 있는 부분이 있지만 관여된 혐의를 모두 인정한다"며 "정치인으로 20여년간 일하며 서울시립대 반값 등록금을 제안하는 등 따뜻한 복지국가가 되도록 미력하나마 힘을 보태왔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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