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방위군(IDF)이 가자 지구에서 지난 15일(현지시간) 오인 사격한 이스라엘 인질 3명이 남은 식량을 이용해 도움을 요청하는 표식을 썼던 것으로 드러났다.
IDF에 따르면 이들은 총격당한 곳 옆 건물에서 “일정 기간” 지내고 있었다고 한다.
당국은 백기를 들고 있던 이들을 살해한 행위가 “교전 규칙” 위반임을 인정했다.
이스라엘 당국은 추가 인질 석방을 위한 협상에 응하라는 압력을 더욱더 받고 있는 상황이다.
가자 지구엔 여전히 인질 약 120명이 억류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남부 기습 공격 당시 납치된 이들로, 당시 사망자는 약 1200명에 달한다. 이후 이스라엘은 하마스 섬멸을 목표로 내세우며 대규모 보복 작전을 시작했다.
하마스가 장악한 가자 지구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후 가자 지구에선 지금까지 1만8000명 이상이 숨졌으며, 수십만 명이 집을 떠나 피난길에 올랐다.
한편 이번에 오인 사살된 인질 요탐 하임(28), 사메르 탈랄카(22), 알론 샴리즈(26)는 격렬한 저항에 직면한 이스라엘군에 의해 가자시티 셰자이예에서 목숨을 잃었다.
익명을 요구한 어느 이스라엘 군 관계자에 따르면, 이들 3명은 상의를 입지 않은 상태로 건물에서 나타났으며, 이중 한 명은 흰색 천이 달린 막대기를 들고 있었다.
이들 인질로부터 수십 미터 거리에 있던 IDF 군인 중 한 명이 위협을 느껴 이들을 “테러리스트”로 규정하고 발포했다는 설명이다.
그렇게 2명은 즉시 사망했으며, 1명은 부상당한 채 건물 안으로 되돌아갔다.
건물 안쪽에서 히브리어로 도움을 요청하는 외침이 들리자 대대장은 군인들에 발포 중지를 명령했다. 이 부상당한 인질은 다시 모습을 드러냈으나, 총에 맞았고 사망했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들이 하마스로부터 버림받았던 것인지, 탈출했던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
한편 17일 IDF는 해당 건물을 수색해 “SOS”와 “도와주세요, 인질 3명”의 문구가 적힌 천 조각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당국은 이들이 며칠 전부터 그곳에서 머물고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임시 휴전이 이번 달 초 끝난 이후, 인질들의 가족은 이스라엘 당국에 최소한 일부 인질만이라도 추가 석방될 수 있도록 새로운 휴전 협정을 맺어 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이전 임시 휴전 기간 인질 100여 명이 이스라엘 교도소에 수감됐던 팔레스타인 수감자들과 맞교환되며 풀려났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인질들의 귀환과 승리를 위해선 군사적 압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이러한 가족들의 요구를 거절하고 있다.
한편 팔레스타인 민간인 사상자가 증가하면서 이스라엘 정부는 주요 동맹국인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로부터 더욱더 큰 압박에 직면했다.
17일 캐서린 콜론나 프랑스 외무장관은 “즉각적이고 지속적인 휴전”을 요구하며 이스라엘을 방문했다.
그러나 엘리 코헨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휴전은 하마스에게 선물과 다름없다며 휴전은 실수가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영국과 독일도 “지속 가능한 휴전”을 요구했으나, 즉시 휴전해야 한다고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가자 지구 내 여러 지역이 파괴됐으며, 유엔(UN)은 필수 물자가 부족한 상황에서의 인도주의적 재앙 상황을 경고했다.
같은 날(17일) SNS에선 가자 지구 주민들이 구호품을 실은 트럭을 타고 오르는 모습이 공개됐다.
한편 교전을 멈출 생각이 없어 보이는 IDF는 하마스의 초대형 공격용 터널이라며 사진 몇 장을 공개했다.
IDF는 일부 터널은 차량이 통과할 수 있을 정도로 넓으며, 에레즈 검문소에서 400m 떨어진 지점에서도 터널이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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