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해리 왕자가 미러그룹뉴스페이퍼(MGN) 상대로 제기한 15건의 소송에서 승소했다.
영국 고등법원 재판부는 해리 왕자 측이 제출한 33건의 기사 중 15건이 휴대전화 해킹 등 불법적인 정보 수집으로 작성됐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데일리 미러 등을 소유한 MGN에서 "광범위하고 상습적인" 전화 해킹 증거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해리 왕자는 이날 법원의 결정에 대해 "진실을 위한 위대한 날"이라고 밝혔다. 해리 왕자는 이번 손해배상 승소로 14만600 파운드(약 2억3000만원)의 배상금도 받게 됐다.
해리 왕자는 성명서를 통해 "이번 사건은 단순한 해킹이 아니라 체계적이고 끔찍한 불법행위와, 이를 은폐하려는 증거 인멸에 관한 것이며, 충격적인 규모는 오직 이러한 절차를 통해서만 드러날 수 있다"고 전했다.
또 "용을 죽이려면 화상을 입어야 할 것이라고 들었다. 그러나 오늘의 승리는 언론의 자유와 정직한 언론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대가"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해리 왕자 측은 그러면서 경찰과 검찰 당국에 법을 어긴 이들과 해당 언론사의 수사를 당부했다.
영국 경찰 당국은 이날 고등법원의 판결문을 "면밀히 검토하겠다"면서도 현재 조사 중인 관련 사건은 없다고 밝혔다.
타블로이드 데일리 미러, 선데이미러, 선데이 피플 등을 거느린 미러 그룹은 이미 앞서 불법 해킹 건으로 1억 파운드 상당의 손해배상금과 소송 비용을 지출했다.
고등법원의 판코트 판사는 이날 해리 왕자의 손해배상사건에서 세 언론사 모두 "상습적이고, 광범위한" 불법 정보 수집을 했다고 판결했다.
해리 왕자 측이 재판부에 제출한 기사 중 법원이 인용한 기사에는 해리왕자의 전 연인 첼시 데비와의 관계를 묘사한 '해리는 첼시 팬이다' 등이 포함됐다.
해리 왕자는 방송 진행자 캐롤라인 플랙을 만난 것을 보도한 '해리와 글래디에이터 스타와의 데이트' 제목의 기사에 대해서도 사생활 침해를 인정 받았다.
한편, MGN은 성명에서 "여러 해 전에 벌어진 일이 명확히 정리되고 이제 앞으로 나갈 수 있게됐다"며 이번 판결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MGN은 또 "잘못이 발생한 곳에서 거리낌 없이 사과하고, 모든 책임을 지고 필요한 보상을 지불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고등법원의 판결은 지난 6월 해리 왕자가 이례적으로 법원에 출석한 데 이어 나온 것으로, 고위 왕족이 증인으로 출석한 것은 처음이다.
판코트 판사는 판결문에서 해리 왕자의 휴대전화 해킹이 비록 "경미한 수준"이었지만 이를 인정했고, 다른 비도덕적인 방식의 정보 수집도 있었다고 판단했다.
앞서 6월 이틀간의 법원 조사에서 해리 왕자는 언론의 지속적인 사생활 침해로 전 연인이던 첼시 데비 등과의 관계가 훼손됐다고 말했다.
"내 평생 언론은 나를 오도했고, 자신들의 잘못을 은폐하려고 했다"고 해리 왕자는 밝혔다.
미러 그룹의 변호인 측은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과장됐다"며, 해리 왕자의 증거는 해킹에 대한 단 한 가지 사례도 확실하게 입증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소송은 MGN을 상대로 제기된 대규모 소송의 첫 사례로 배우· 스포츠 스타 등 100여 명의 원고 중 해리 왕자 등 4명의 사건 재판이 먼저 시작됐다.
한편 해리 왕자와 함께 소송에 참여한 배우 니키 샌더슨과 등 2명의 청구는 배상 시효가 지나서 기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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