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폴 포그바의 금지약물 복용 징계가 당초 알려진 2년에서 4년으로 늘어날 것이 유력해졌다. 은퇴 수순을 밟을 것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지 보도를 종합하면, 이탈리아 반도핑 조사 당국은 포그바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으며, 포그바 측이 소명에 실패함에 따라 4년 징계를 구형했다.
포그바는 지난 8월 유벤투스가 우디네세를 상대로 치른 경기에서 벤치에 앉아 있었는데, 경기 종료 후 도핑 테스트 대상으로 선발됐다. 검사 결과는 양성이었다. 9월 중순 포그바가 도핑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해 즉시 전력에서 제외된다는 유벤투스의 발표가 나왔다. 포그바의 체내에서 검출된 것은 비내성 테스토스테론 대사산물로 이는 반도핑 기구에서 금지한 물질이다. 10월 초 교차검증을 위한 예비 샘플의 검사 결과까지 양성이 나오면서 포그바의 징계 자체는 확실해졌다.
4년은 금지약물 검출에 따른 최장기간 징계다. 포그바 측은 애초 소명을 통해 기간을 줄일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품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재로선 가능성이 매우 희박해졌다. 의도치 않은 복용이었다는 점 등을 설득력 있게 소명할 수 있다면 기간이 줄어드는 경우는 흔하지만 이에 실패한 것이다. 게다가 조사에 성실히 임하는 대신 형량을 줄이는 양형거래(플리바겐) 역시 징계당국은 허락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포그바는 이번 시즌 유벤투스 소속으로 단 2경기, 총 52분 뛴 것이 전부였다. 유벤투스와 맺은 계약은 2026년 여름까지 세후 연봉 800만 유로(약 113억 원)로 알려져 있다.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징계 직후 포그바가 받는 급여는 연봉 42,000유로(약 5,900만 원)로 줄어들었다. 거의 200분의 1이다. 그래도 어지간한 직장인 연봉 수준이다. 하지만 4년 징계는 구단이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할 수 있는 사유가 되기 때문에 유벤투스가 당장 내보낼 것이 더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또한 포그바가 4년 징계를 다 받을 경우 34세가 되어서야 복귀할 수 있게 된다. 4년 동안 프로에서 뛰지 못한 노장을 영입할 팀을 찾긴 힘들 것으로 보이며, 그대로 은퇴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포그바는 한때 세계 최고 미드필더로 꼽혔다. 맨체스터유나이티드와 유벤투스를 두 번 오가는 특이한 프로 경력을 갖고 있다. 맨유의 특급 유망주였으나 알렉스 퍼거슨 당시 감독이 기용 시기를 늦추자, 맨유와 계약을 마쳐 자유계약 대상자(FA)가 된 2012년 당장 뛸 수 있는 팀을 찾아 유벤투스로 향했다. 유벤투스에서는 안드레아 피를로, 아르투로 비달, 클라우디오 마르키시오 등 뛰어난 선배들 옆에서 하고 싶은 플레이를 마음껏 펼치며 기량이 급성장했다. 축복받은 신체조건에 탁월한 기술을 겸비한 포그바는 4시즌 동안 활약하며 평가가 수직 상승했다. 결국 2016년 맨유가 다시 데려갔는데, 당시 축구 이적료 세계 신기록인 1억 500만 유로(약 1,483억 원)를 기록했다. 이때까지 포그바는 문화 아이콘으로 성장할 가능성까지 있었다. 미국 힙합 그룹 미고스가 유행시킨 춤동작 댑(dab)이 포그바의 골 세리머니가 되어 전세계로 퍼지기도 했다.
그러나 전성기는 여기까지였다. 맨유에서도 세 번재 시즌인 2018-2019시즌 리그 13골을 넣는 등 간헐적인 활약이 있었지만 갈수록 전술 소화 능력과 몸 상태에 문제를 보이며 경기력이 저하됐다. 결국 2022년 맨유와 계약을 마치고 또 유벤투스에 자유계약으로 합류하는 특이한 행보를 걷게 됐다. 이번엔 유벤투스에서도 실패했다. 이적 직후 프리 시즌 전지훈련에서 부상을 입어 첫 시즌을 대부분 걸렀다. 그 여파가 이번 시즌 초까지 이어지다 제대로 활약해보기 전에 대형 징계를 맞았다.
포그바는 프랑스 대표팀에서 2018 러시아 월드컵 우승에 큰 공을 세운 선수다. 디디에 데샹 감독은 포그바의 입지를 인정해 소속팀에서 다소 부진할 때도 대표팀에서는 중용하곤 했다. 지난해까지도 대표팀에 선발되고 있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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