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중국發 폐렴, '제2코로나 불안감'..의료계 "정부 안일한 대처, '소아진료 대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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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중국發 폐렴, '제2코로나 불안감'..의료계 "정부 안일한 대처, '소아진료 대란' 우려"

폴리뉴스 2023-12-07 10:34:13 신고

최근 중국에서 영유아 폐렴 '마이코플라스마' 환자가 급증하면서 의료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중국에서 영유아 폐렴 '마이코플라스마' 환자가 급증하면서 의료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최근 중국에서 영유아 폐렴 '마이코플라스마' 환자가 급증하면서 의료 대란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동일한 증상의 환자가 증가하고 있어 '제2코로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의료계는 가뜩이나 소아과 오픈런이 심한 우리나라는 환자 급증시 의료 시스템이 붕괴될 수 있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으나 질병청은 기존 항생제로 치료 가능해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중국은 지난 9월부터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이 확산세를 보였다. 여기에 겨울이 되면서 인플루엔자(독감) 유행까지 겹쳐 호흡기 질환자가 폭증하고 있다.

현지 언론과 외신을 종합하면 중국 전역의 병원들은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치료를 위해 병상 및 인력 확충과 근무시간 연장 등을 시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허난중의대 제1부속병원 소아과 부국장인 저우 롱이는 환구시보에 "소아과에 하루에 2000명 이상이 방문하고 있는데 이중 약 70%가 호흡기 감염 환자"라며 "많은 어린이들이 마이코플라스마에 감염되면서 10월부터 병동을 찾기가 힘들어졌다"고 전했다.

허난중의대는 급증하는 환자를 수용하기 위해 예전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던 곳에 소아병동을 개설했다. 베이징의 유명한 어린이병원인 수도소아과 연구소도 폐렴 환자를 위한 병상을 평소보다 40.6% 늘렸다.

中, 호흡기 질환자 하루 수천명.. 교육당국, 질병 확산 경계령 선포

중국 일부 지역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동안 사용한 전자 통행증인 '건강코드'가 다시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4일(현지시간) 쓰촨성과 광둥성의 지방 정부가 2022년 12월 3년간의 코로나19 제한 조치가 해제된 후 건강코드 프로그램을 폐기했다가 다시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우한의 병원에서 일하고 있는 한 간호사는 RFA에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의 확산은 현재 매우 심각하며 푸젠성, 광둥성, 산시성, 쓰촨성의 일부 지역에서는 건강코드가 다시 사용되기 시작했다"라고 언급했다.

이와 더불어 최근 광저우에서 열린 콘퍼런스를 비롯해 여러 소셜미디어에서 코로나19 검사가 재개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상하이 푸동국제공항의 한 직원은 "입국 승객들이 도착하자마자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라며 "입국 승객 중 무작위로 검사를 진행한다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모든 인원이 검사받는 것을 목격했다"라고 말했다.

중국 교육당국은 이번 폐렴 환자 대부분이 영유아 및 어린이인 것을 감안해 '겨울철 학교 유행성 질병 예방 및 통제에 관한 업무 통지'를 발표했다고 중국 현지매체 펑파이가 5일 보도했다.

일부 지역에서 어린이 호흡기 질환에 주의하라는 발표가 있기는 했지만, 중국 교육당국이 질병 확산과 관련해 경계령을 내린 것은 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이던 지난해 이후 처음이라고 펑파이는 전했다.

구체적으로 각급 학교는 호흡기 질환으로 결석한 학생들에 대한 모니터링 시스템을 강화하고, 질병 통제 부서와 협업해 적절한 시기에 경보 시스템을 발령할 수 있도록 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이어 수업 시간에 개인위생 교육을 강화하고 아픈 학생들은 충분한 휴식을 취한 뒤 등교할 수 있도록 하라고 주문했다. 마스크와 해열제 등 관련 물자를 충분히 비축하라는 지시도 내려졌다.

문제는 중국이 정확한 환자 규모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해외에선 선제적으로 중국과 접촉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이미 인도와 대만은 마이코플라스마 자국 유입 예방 차원에서 '중국 여행 자제'를 권고한 상태다.

의료계 "소아진료 대란 우려" "기존 항생제 안들어".. 정부 "이미 치료법 있어"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은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으로 인한 급성호흡기감염증이다. 환자의 기침, 콧물 등 호흡기 분비물의 비말 전파 또는 환자와의 직접 접촉을 통해 감염될 수 있다. 2~3주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고열, 흉통, 기침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2~6주까지 기침과 전신 쇠약이 지속될 수 있고, 드물지만 피부의 다형 홍반이나 관절염, 수막염, 뇌염 등 호흡기 외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다.

국내의 경우 아직 중국만큼 심각한 상황은 아니지만 최근 환자 수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6일 질병관리청의 감염병 표본감시에 따르면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으로 입원 치료를 받은 환자 수는 10월 4주차 126명에서 11월 4주차 270명으로 한 달 새 두 배 이상 증가했다. 1~12세 환자가 전체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국내 의료계에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대처를 촉구하고 있다.

4일 대한아동병원협회는 긴급 성명을 통해 "마이코플라스마 감염 예방을 위해 개인 손씻기 등 개인에게만 맡길 게 아니라 코로나19를 반면교사 삼아 마이코플라스마 유행을 대비한 정부 차원의 사전 대책 마련 등이 요구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아동병원협회는 "소아 감염병은 학교·유치원 등 등교를 비롯한 집단생활이 불가피해 초기 대응이 부실하면 유행은 한순간에 확산하는 게 특징"이라며 "소아청소년 진료 현장에서 소아필수 인력 부족과 독감 환자의 급증을 비롯한 각종 바이러스 감염 환자로 애로사항을 겪는 만큼 만약 마이코플라스마가 유행하면 오픈런 같은 혼란 이상의 소아진료 대란이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용재 대한아동병원협회 회장은 "지금도 진료 대기 시간이 3-4시간은 기본인데 만약 마이코플라스마가 국내에서 유행하게 되면 환자 및 보호자와의 고통은 감당하기 힘든 상태로 치닫게 될 것"이라며 "아직도 정부는 소아 필수 의료 인력 부족으로 겪는 오픈런 및 마감런으로 인한 환자·보호자의 고통과 코로나19의 교훈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마저 든다"고 비판했다.

현재 질병관리청은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은 치료법이 나와 있어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6일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증 관련 전문가 자문회의에서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증은 치명률이 낮고 이미 치료법이 나와 있다"며 "국내 전문가들은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증이 흔한 폐렴이기 때문에 지나치게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고 평가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난 3월 방역 조치 완화 이후 개인 간 대면 접촉이 늘고 위생수칙 준수에 대한 긴장감이 완화돼 환자 증가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에 유행하는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을 유발하는 세균이 기존의 항생제에 잘 듣지 않는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대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소아호흡기 전문의 박영아 교수는 6일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이 진단되면 마크로라이드 계열 항생제를 우선 투약하는데 이때 대부분 호전돼 마이코플라스마를 쉽게 생각할 수 있다"며 "하지만 최근 마이코플라스마로 입원 치료했던 소아들은 마크로라이드에 내성을 보이는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의 비율이 유독 높고, 항생제를 투여해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는 경우가 늘어 과거보다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액 맞으며 병원 복도에서 공부하는 학생들 [사진=북경일보]
수액 맞으며 병원 복도에서 공부하는 학생들 [사진=북경일보]

안철수 "정부, 정확하고 민첩한 대응 나서야" 민주 "무사안일하고 무책임"

이같은 우려에 정치권에서도 보건당국의 대응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 아이들을 위협하는 유행병에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대만에서는 이미 비상이 걸렸는데 우리 보건당국은 아직 국내에서는 미유행이고 치료할 수 있기 때문에 지금은 마스크 착용 등 개인 방역수준을 높이면 된다고 한다"며 "아동병원들은 '소아청소년 진료 현장은 필수 인력이 부족한 데다, 최근 독감 등 각종 바이러스 감염 환자가 급증한 상황인데, 마이코플라즈마 폐렴까지 유행하게 되면 소아진료 대란이 올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최근 독감이 유행하는데도 어린이 해열제를 구하지 못하는 기막힌 사태까지 발생하고 있다"며 "나라가 이래서는 안된다. 아이들이 아파도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상황은 절대 발생해서는 안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저출생 문제를 걱정하면서도 정작 아이들을 걱정없이 키울 수 있는 최소한의 보건 환경조차 갖추지 못하고 있다면 심각한 자가당착이 아닐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질병관리청과 보건당국은 우리 아이들을 위한 보다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달라. 정부의 정확하고 민첩한 대응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며 "의사이자 아버지로서, 제가 누구보다 앞장서서 점검하겠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6일 윤석열 정부를 향해 중국발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에 대한 조속한 대응책 확립을 촉구했다.

최혜영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중국에 빠르게 확산 중인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이 우리나라에서 최근 한 달간 2배 이상 늘어나며 아이를 둔 부모님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번에도 역시나 정부 대응은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정부는 '2019년 같은 기간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라는 한가한 소리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원내대변인은 "이렇게 무사안일하고 무책임한 정부는 없었다. 오죽하면 대한아동병원협회가 '도대체 정부가 왜 존재하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다'며 시급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겠나"라고 비판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는 럼피스킨병, 그리고 빈대에 이어 우리 아이들을 중국발 폐렴에도 노출되도록 손 놓고 구경만 하겠다는 것인가"라며 "그렇게 자랑하던 과학방역이 국민에게 각자도생하라고 강요하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윤 정부의 과학방역은 실체 없는 구멍 뚫린 방역임이 확인됐다"며 "감염병 확산은 국민 건강에 직결된 문제이고, 특히 중국발 폐렴은 입원 환자의 80% 가량이 12세 이하 아동이다. 진료 대란이 올 수 있는 상황에서 백번 대비해도 과하지 않다"고 전했다.

최 원내대변인은 "윤석열 정부는 국민들은 더 이상의 무정부 상태를 용납하지 않을 것임을 명심하고 중국발 폐렴의 확산을 수수방관하지 말고 폐렴 차단을 위한 대책에 즉각 나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전문가 "독감 초기증상과 비슷해 치료 시기 놓칠 가능성 커"

전문가들은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이 독감 초기증상과 비슷해 치료 시기를 놓칠 경우 중환자실 입원 치료도 필요하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의 전파 속도, 치명률에 대해 "이런 세균들은 대부분 비말로 전파된다. 아이들이 어린이집 등에서 집단 생활들을 하다 보니 접촉 빈도가 높아 전파가 빠른 것처럼 보일 수는 있지만 (전파 속도가) 빠른 건 아니다"고 했다.

또 "치명률은 아이들의 면역 상태에 따라 다르고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사망까지 이르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했다.

이 교수는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이 독감 초기증상과 비슷한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전신에 통증이 있고 열나고 기침하고 이런 식"이라며 호흡기 증상이 있고 고열이 나면 빨리 병원에 가서 독감 검사를 받을 것을 권했다.

이 교수는 "독감이 아닌 경우, 증상이 심하다면 엑스레이를 찍어 폐렴이 동반됐는지 전문의와 꼭 상의를 해야 할 질환이다"며 "약으로 버텨보자고 했다가 악화한 뒤 엑스레이를 찍어 폐렴 발생이 확인돼 바로 입원하는 애들이 꽤 늘어나고 있다"며 조기에 병원을 찾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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