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윤효용 기자= 주민규가 K리그1 시상식에서 재치있는 입담을 선보였다.
4일 오후 서울 송파구의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2023 대상 시상식'에서 주민규가 K리그1 최다득점상을 수상했다.
주민규는 2023시즌 K리그1 36경기에 나서 17골을 넣었다. 2위 티아고(대전)과 막판까지 경쟁을 벌인 결과, 득점 수와 출전 시간(36경기)으로 동일했지만 출전 시간(2621분)이 티아고(2833분)보다 적어 득점왕을 차지하게 됐다.
주민규는 최근 3년 연속 득점왕 경쟁을 펼쳤다. 지난 2021시즌 제주 소속으로 개인 커리어 최초 득점왕에 올랐다. 2022시즌에는 조규성과 득점 수는 같았지만 경기 수에서 밀려 수상을 내줬다. 올해 울산으로 이적한 주민규는 팀의 리그 우승과 함께 다시 한 번 득점왕 타이틀을 가져오는데 성공했다.
주민규는 올 시즌 내낸 '득점왕보다는 우승'이라고 말해왔다. 시상식 전 만난 주민규는 "거짓말이 아니라 진심으로 1도 생각을 안 했다. 정말 우승한다면 득점보다 제가 인생에 있어서 그 경험을 저는 무시 못한다고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생각을 안 하고 있다가 대구전 끝나고 제 안에 있는 욕심이 끌어올랐다. '이거 되겠는데'라는 생각에 좀 동기부여를 더 받고 동료들한테 좀 많이 부탁했던 것 같다"며 우승 소감을 전했다.
지난 시즌과는 반대로 출전 시간으로 득점왕에 오른 것에 대해서는 "작년 같은 경우는 사실 욕이 나왔죠. 다른 리그들은 공동 수상을 한다. 그러나 사람이 간사한 게 올해 제가 타니까 '이런 제도도 좋네'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공동 수상을 하면 좋겠지만 또 한 명만 받을 수 있다는 그런 메리트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 제도를 또 알고 경기를 시작했기 때문에 그거에 대해서는 전혀 불만은 없었다. 그냥 아쉬움이 있었을 뿐. 근데 또 올해 제가 그렇게 받다 보니까 기분은 좋다"며 웃었다. 이하 주민규와 인터뷰 전문.
-그렇게 원하던 우승을 하고 난 이후에 다시 보는 우승은 어떻게 다른가.
정말 우승하고 싶었다. 어제 트로피를 들었을 때 굉장히 무겁더라. 왕관의 무게가 정말 무거운 거구나라는 걸 새삼 느끼게 됐다. 또 우승했을 때의 그 기쁨은 제가 K리그2에서 우승했을 때보다 진짜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진짜 기뻤던 것 같다.그래서 이런 경험들이 제가 살아가는 데 있어서 정말 많은 도움이 되겠다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던 원동력은?
프로축구 선수라면 매일매일 부단히 겸손하게 노력을 해야 된다고 생각을 한다. 제가 2년 전에 득점왕이랑 베스트 일레븐을 받았을 때 저는 그때가 전성기라고 생각을 했었거든요. 그런데 와이프는 '아직 전성기가 아직 안 왔다'고 하더라. 그리고 제가 올해 전성기라고 이야기를 했을 때도 전성기가 아직 안 왔다고 하더라. 와이프 입에서 전성기라는 말이 나올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해야 되겠다라는 게 동기부여가 된 것 같다.
-아내분께 전성기라고 인정을 받으려면 어떤 걸 이뤄야 하나.
제가 봤을 때는 은퇴하는 날 그날 이야기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어딜 가든 만족을 못할 것 같다. 제가 삐질까봐 구체적으로 뭐가 부족하다는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아직 전성기가 안왔으니 겸손하게 더 노력을 해야 한다, 아직 부족하다라고만 이야기한다.
-스스로 득점왕보다는 우승을 하고 싶다고 말해왔는데.
거짓말이 아니라 진심으로 1도 생각을 안 했다. 정말 우승한다면 득점보다 제가 인생에 있어서 그 경험을 저는 무시 못한다고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생각을 안 하고 있다가 대구전 끝나고 제 안에 있는 욕심이 끌어올랐다. '이거 되겠는데'라는 생각에 좀 동기부여를 더 받고 동료들한테 좀 많이 부탁했던 것 같다.
-작년에는 출전 시간 대비로 득점왕을 못받았다. 올해는 정반대다.
작년 같은 경우는 사실 욕이 나왔죠. 다른 리그들은 공동 수상을 한다. 그러나 사람이 간사한 게 올해 제가 타니까 '이런 제도도 좋네'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공동 수상을 하면 좋겠지만 또 한 명만 받을 수 있다는 그런 메리트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 제도를 또 알고 경기를 시작했기 때문에 그거에 대해서는 전혀 불만은 없었다. 그냥 아쉬움이 있었을 뿐. 근데 또 올해 제가 그렇게 받다 보니까 기분은 좋다.
-감독님이 출전 시간을 많이 못줘서 미안한 마음이 있다가, 득점왕을 하게 되자 '내 덕분이다'고 하셨다.
감독님께서 그 말씀을 하셨다. 저한테 출전 시간을 못 줘서 조금 미안하다고 하셨다. 그런 게 오히려 더 잘 됐네라고 말씀하셨다. 감독님은 모든 선수를 다 끌고 가야 되는 분이시다.이 팀의 문화 같은 것들을 잘 만드셨기 때문에 그렇게 잘 끌고 왔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승도 했고 그런 와중에 득점왕을 할 수 있었던 건 감독님이 출전 시간을 배분해주셨기 때문이다. 제가 득점을 받을 수 있어서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 꼭 드리고 싶다.
-근 3년간 득점 레이스는 항상 주민규였다. 가능성을 보이는 국내 공격수는?
그래도 저는 나상호가 같이 득점한 경쟁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작년에 사실 조규성 선수랑 경쟁을 하면서 굉장히 기뻤다. 우리 국내 선수들도 많은 골을 넣을 수 있고 경쟁할 수 있는 힘이 있다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올해는 나상호가 부상도 있고 이러다 보니 좀 아쉽게 됐다. 매 시즌 한국 선수가 좀 경쟁을 했으면 좋겠다. 제가 아니더라도 모든 한국 국내 스트라이커 토종의 힘을 좀 많이 보여줬으면 한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Copyright ⓒ 풋볼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