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28: '산유국'에서의 기후 정상회담은 변화를 일으킬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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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P28: '산유국'에서의 기후 정상회담은 변화를 일으킬 수 있나?

BBC News 코리아 2023-12-01 11:42:0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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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P28 로고 앞으로 지나가는 아랍 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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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2주간 국제 사회의 관심은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8)’에 쏠릴 전망이다.

지난 30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COP28이 개막했기 때문이다.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기후 회의가 세계 10대 산유국 중 하나로 손꼽히는 UAE의 두바이에서 열리는 것이다.

COP28은 당사국 정상 및 대표단 등 7만여 명이 모이며, 올해 세계 최대 규모의 정상 회담이 될 예정이다.

한편 앞서 산유국의 기후 회의 개최는 논란이 된 바 있다. 게다가 BBC가 의장국인 UAE가 COP28에 앞서 자국의 석유 및 가스 기업을 홍보하고 거래를 제안할 계획이었다는 증거를 제시하면서 이러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그렇다면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산유국 중 하나인 곳에서 열리는 기후 정상 회담은 과연 의미 있는 기후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앞서 스웨덴 출신 유명한 환경운동가인 그레타 툰베리는 UN 기후 정상회담은 행동 없이 그저 “어쩌고저쩌고” 말만 늘어놓는 곳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하지만 COP가 없었다면, 우린 분명 비슷한 걸 원했을 것이다.

여러분이 지구를 방문한 외계인이라고 상상해 보라.

그리고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행동으로 인해 지구가 재앙에 직면할 수도 있는 상태임을 알게 된다면, 외계인은 제일 먼저 “여러분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함께 해결책을 찾아가야 한다”는 조언을 건넬 것이다.

그러나 진전을 이루기란 절대 쉽지 않다.

놀랍게도 국제 사회가 뜻을 모아 기후변화의 주범으로 손꼽히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자고 합의한 게 불과 8년 전인 제21차 기후변화 당사국 총회(COP21)였다.

UN 과학자들에 따르면 당시 거의 200개국이 참여해 지구 평균 온도 상승폭이 산업화 이전 시기에 비해 “2℃ 이상” 높아지지 않도록 하고, 가장 위험한 기후 변화 영향을 피하고자 가급적 1.5℃ 아래로 제한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약속했다고 한다.

UN은 이러한 내용의 파리협정을 큰 성과라고 평가한다. “거의 전 세계적인 기후 행동”을 촉발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파리협정은 우리가 예상할 수 있는 온난화 수준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됐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UN 보고서에 따르면 여전히 우리 사회의 기후 행동은 파리협정에서 세운 목표를 달성하는데 필요한 속도에 턱없이 못 미친다고 한다.

이에 해결책 마련이 이번 COP28의 주요 안건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COP28의 과제는?

우선 이번 COP28의 최우선 과제는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의 확장에 대한 합의 마련일 것이다.

즉 각국이 내세운 감축 목표가 마치 한쪽으로만 돌아가는 톱니바퀴처럼 이전 상태로 돌아갈 수 없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더 대담해지고 상향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식량, 농업 등 국가의 모든 경제 활동에서의 온실가스 배출도 NDC에 포함시키는 등 COP28을 통해 NDC가 더 포괄적으로 확장될 수 있다는 희망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국가들이 과거 자신들이 내세운 약속에 대해 조금 더 책임감을 질 수 있게 하기 위한 노력도 시도될 것이다. 그러나 이는 무척 달성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현재 파리 협정은 강제성을 띠지 않는다. 여기서 정한 모든 기후 행동은 국가의 자발성에 기대야 한다.

또 다른 핵심 문제는 돈이다. 누가 누구에게 무엇을 내는지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가 오갈 것이다.

그래도 한 가지 좋은 소식은 풍력과 태양열과 같은 재생에너지 관련 기술 비용이 과거에 비해 훨씬 내려갔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제 이렇게 생산한 전기는 화석 연료에 비해 대부분 저렴해졌다.

풍력 발전
Getty Images
풍력 등 재생에너지의 비율은 빠르게 확대되고 있으나, 더욱더 빠르게 늘어나야 한다

UAE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를 3배 확대하자는 의제를 제시했다. 이미 미국, 중국 및 그 외 G20 국가들은 합의한 사항이다. 또한 에너지 효율을 2배로 늘리자는 의제도 내걸었다.

물론 장기적인 관점에선 절감 효과로 이어질 수도 있지만, 이러한 조치를 실제 시행하기 위해선 대규모 사전 투자가 필요하다.

게다가 이미 우리가 겪고 있는 기후 변화의 영향에 대처하고 또 이에 대비하는 데는 수조달러의 비용이 필요할 것이다.

그렇기에 이러한 논의의 중심엔 결국 전 세계를 가르는 심각한 불평등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현 부국들은 화석연료를 태우며 돈을 벌어들였다.

이에 상대적으로 소득이 적은 국가들은 부국들이 이렇게 벌어들인 돈의 일부를 자신들을 위해 써야 한다고 주장한다. 자신들이 친환경 정책을 펼칠 수 있도록, 부국들이 초래한 기후 변화의 영향에 대처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COP28에선 선진국들이 원래 2020년부터로 약속했던, 개발도상국의 기후 행동을 돕기 위해 2020년부터 매년 1000억달러(약 134조원)를 지원하겠다는 오랜 약속에 대해서도 구체적 논의가 이뤄지며 이제야 이행될 전망이다.

또한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과 같은 주요 글로벌 기관들도 이러한 자금 마련을 돕고자 대출 규정을 바꾸라는 압력에 굴복하고 있는 모양새다.

하지만 이 모든 게 순탄하게 진행되지만은 않을 것이다.

2022년 이집트에서 열린 COP27의 가장 큰 성공은 기후변화로 인한 재난에 고통받는 최빈국에 대한 “손실과 피해” 보상 기금을 설립하자는 합의였다.

그렇다면 과연 누가 이 기금에 돈을 넣을까. 유럽연합(EU)은 지갑을 열겠다는 뜻을 내비쳤으나, 미국이나 다른 경제 대국들은 어떤가.

일단 중국뿐만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페르시아만 연안 국가들은 아직도 COP 측면에선 개발도상국으로 규정돼 있다. 이들 국가는 이 같은 기금에 기여할 의무가 없다는 뜻이다. 무척 논란이 되는 부분이다.

그리고 COP의 단골 질문인 “감축이냐 퇴출이냐”의 게임도 다시 펼쳐질 것이다.

‘감축’과 ‘퇴출’은 언어베이티드 화석 연료 발전, 즉 탄소 포집 기술 등을 통해 배출량을 저감하지 않고 탄소를 그냥 배출하는 화석 연료 발전에 대한 국제 사회의 장기적인 목표를 설명할 때마다 등장하는 용어다.

즉 전 세계가 화석 연료의 생산과 사용을 단계적으로 ‘감축’해야 하는가, 아니면 완전히 ‘퇴출’해야 하는가, 혹은 그렇다면 이는 언제가 돼야 하는가에 대한 논의다.

화석연료 발전
Getty Images
COP28에선 국제 사회가 화석 연료 최종 사용 종료일에 대해 합의할 수 있을까

특히나 이 질문은 석유 생산량을 늘릴 계획을 품은 산유국에서 개최되는 회의이기에 올해 특히 더욱 적합하게 느껴진다.

술탄 아흐메드 알자베르 COP28 의장은 ‘단계적 감축’을 바라지만, EU를 비롯한 많은 나라가 전면적인 ‘퇴출’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놀랍게도 아직도 전 세계는 감축 혹은 퇴출에 대해 공식적으로 약속한 바가 없다.

지구 평균 온도 상승폭을 1.5℃로 제한할 수 있는 정도에 비해 현재 생산 중이거나 건설 중인 화석 연료가 훨씬 더 많다는 경고에도 말이다.

그리고 이제, COP28 논의는 시작됐다!

추가 보도: 마크 포인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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