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안성시 칠장사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로 조계종 총무원장을 지낸 자승 스님(69)이 입적한 가운데 경찰이 방화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펼치고 있다.
30일 소방 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 29일 오후 6시 50분쯤 경기 안성시 죽산면에 있는 사찰 칠장사 요사채(승려들이 거처하는 장소)에서 불이 났다.
당국은 소방대원 63명과 펌프차 등 장비 18대를 현장에 투입해 약 3시간 만인 오후 9시 40분쯤 진화했다. 이 과정에서 건물 내부에서 시신 한 구가 발견됐다.
조계종 측은 화재와 관련해 입적한 스님이 조계종 33대·34대 총무원장을 지낸 자승 스님이라고 전했다. 세수 69세 법랍 44년.
서울시 강남의 대표 사찰 봉은사의 회주(큰 스님)인 자승 스님은 칠장사 인근 아미타불교요양병원 명예 이사장으로 활동 중이었다. 요양병원은 조계종 스님들의 노후를 돌보는 무료 병원으로 올해 5월 개원했다.
자승 스님은 요양병원 방문 시 칠장사에서 머물렀으며, 이날도 칠장사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는 자승 스님이 쓴 유서로 추정되는 메모 두 장이 발견됐다. 메모에는 "검시할 필요 없다. 제가 스스로 인연을 달리할 뿐이다. 폐쇄회로(CC)TV에 다 녹화돼 있으니 번거롭게 하지 마시길 부탁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파악됐다.
불교계 일부에서는 자승 스님이 최근까지 왕성하게 활동해 유서를 작성했다는 근거가 희박하다는 입장이다.
이를 두고 경기남부경찰청은 30일 방화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해당 사고를 다각도로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사 절차상 정확한 신원 확인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원에 시신 부검과 DNA 검사 등을 하고 현장에서 나온 유서도 필적 대조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초저녁인 오후 7시 무렵 발생한 화재에 자승 전 총무원장이 피신하지 못했거나 스스로 입적을 선택했을 가능성 등을 두루 고려해 사건 경위를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조계종 관계자들은 고인의 장례 절차를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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