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조 국대 선발 제외...'무죄 추정 원칙'→'협회 존중' 클린스만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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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조 국대 선발 제외...'무죄 추정 원칙'→'협회 존중' 클린스만의 선택은?

인터풋볼 2023-11-29 10:00:0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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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김대식 기자 = 위르겐 클린스만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감독은 황의조 변수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를 고민해야만 한다.

현재 불법촬영 혐의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고 있는 황의조 논란이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코앞에 둔 팀클린스만에게도 악영향을 끼쳤다.

황의조 논란이 지속되자 결국 대한축구협회는 결단을 내리기 위해 논의를 시작했다. 대한축구협회는 28일 "금일 오후 3시 30분 윤리위원회, 공정위원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 위원 등으로 논의기구를 구성해 황의조 선수와 관련된 사안을 논의할 예정이다"라고 발표했다.

긴 논의 끝에 협회는 조건부로 황의조의 국가대표팀 선발을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협회가 선수의 죄를 확인해볼 수 있는 수사기관은 아니기에 황의조의 혐의가 벗겨질 때까지는 대표팀에 부르지 않겠다는 이야기였다. 회의가 끝난 뒤 대한축구협회는 “사실관계에 대한 명확한 결론이 나올 때까지 황의조 선수를 국가대표팀에 선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회의를 주재한 이윤남 협회 윤리위원장은 “아직 범죄 사실 여부에 대한 다툼이 지속되고 있고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협회가 예단하고 결론내릴 수는 없는 상황이지만 국가대표는 고도의 도덕성과 책임감을 가지고 국가를 대표하는 선수로서 자기관리를 해야 하며, 국가대표팀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는 행위를 하지 않아야 할 위치에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판단은 협회 축구 국가대표팀 운영규정 제6조(성실의무 및 품위유지)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운영규정 6조에는 ‘각급 대표팀원은 국가를 대표하는 신분으로서 스스로의 품위를 떨어뜨리는 행위를 삼가며, 사회적 책임감과 도덕성을 유지하여야 한다’고 명시가 되어있다.

또한 현재 황의조의 사안은 성적인 문제와 관련이 되어있다. 축구 국가대표팀 운영규정에 나와와있는 징계 및 결격사유 중 하나가 바로 성희롱, 성매매 또는 성폭력과 관련된 비위행위를 저지른 선수에 대한 처분이기에 협회는 황의조의 사생활 문제를 쉽사리 넘어갈 수 없었던 것을 보인다.

이윤남 윤리위원장은 “선수가 수사 중인 사건의 피의자로 조사를 받고 있는 점, 이에 따라 정상적인 국가대표 활동이 어렵다는 점, 국가대표팀을 바라보는 축구팬들의 기대 수준이 높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황의조 선수를 국가대표로 선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황의조는 자신의 혐의가 완벽하게 사라지기 전까지는 더 이상 대표팀에 발탁될 수 없다. 협회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도 이 결정에 따를 것이라고 전했다. 협회는 “오늘 논의에 앞서 클린스만 대표팀 감독에게 선수와 관련된 제반 상황을 설명하였으며, 관련된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는 사실을 전달한 바 있다”고 밝혔다.

클린스만 감독의 기존 입장은 무죄 추정 원칙에 가까웠다. 그는 11월 A매치를 마치고 한국에 입국했을 당시 “아직 정확하게 혐의가 입증되지 않았다. 나 역시 40년 동안 축구 인생을 살며 다양한 일을 겪었다. 많은 사건이 있을 때마다 추측도 많았다"고 말한 바 있다.

더불어 "혐의가 명확히 나오기 전까지는 우리 선수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황의조는 너무나 좋은 선수이며 무척 많은 걸 갖춘 선수다. 이제 아시안컵을 준비해야 되는데 (노리치 시티로) 돌아가서 많은 득점을 터뜨리고 컨디션을 유지해 대표팀에서도 좋은 활약을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황의조의 편에서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도 이제는 협회의 결정을 따르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협회에 따르면 클린스만 감독은 “현재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며 협회의 결정을 존중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협회의 결정이 내려졌고, 클린스만 감독도 이 결정에 따르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이상, 황의조로 인해서 생긴 변수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가 더 중요해졌다. 곧 64년 만에 우승에 도전하는 아시안컵이 열리기 때문이다.

클린스만 감독이 어떻게 황의조 변수를 극복할 것인지를 이야기하기 위해선 감독의 스타일부터 먼저 이야기를 해야 한다. 세계적인 공격수 출신답게 클린스만 감독의 축구색채는 공격적이다. 부임 초기에는 자신이 말한 공격 축구를 경기장에서 잘 구현하지 못했지만 최근 4경기에서는 18골을 폭발시키면서 공격력이 확 살아난 모습이다.

클린스만 감독이 얼마나 공격적인 축구를 원하는지는 선수 선발에 있어서도 알 수 있다. 지난 11월 A매치에 클린스만 감독은 23명을 선발했다. 대표팀의 현재 전술 안에서는 스트라이커가 1명만 선발로 뛰는데 클린스만 감독은 조규성, 황의조, 오현규까지 공격수 3명을 발탁했다. 반면 경기마다 2명씩 선발로 나서는 센터백 자리에선 3명밖에 선택하지 않았다.

당시 클린스만 감독은 “각 포지션마다 2명 정도를 생각했는데 이번에 뽑은 공격수들이 소속팀에서 너무 잘해서 3명 모두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센터백을 1명을 뺄 수밖에 없었다. 뽑을 수 있는데 제한이 있어서 그런 선택을 내렸다”고 설명한 바 있다. 김민재의 체력적인 이슈를 알고 있는데도 센터백 1명을 빼고, 공격수를 더 뽑을 정도로 클린스만 감독은 스트라이커 3명 체제를 유지하고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황의조의 사생활 변수로 인해서 클린스만 감독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게 됐다. 황의조 변수를 해결하는 방법은 크게 2가지 갈래다. 첫째 황의조 대신 다른 스트라이커를 선발하는 것이다. 유럽에서 활약하는 또 다른 스트라이커가 없기 때문에 클린스만 감독이 새로운 스트라이커를 찾는다고 한다면 K리그에서 발굴을 해야 한다.

냉정하게 말해 대표팀에 오를 정도로 출중한 실력을 가진 토종 스트라이커는 많지 않다. 2021시즌부터 K리그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평가받고 있는 울산 현대의 주민규가 제일 먼저 후보로 고려될 가능성이 높다.

그 다음으로는 거론될 법한 인물은 대구FC의 고재현 정도다. 2022시즌부터 잠재력을 터트리고 있는 고재현은 정통 9번 스타일은 아니지만 위치선정과 날쌘 움직임을 통해 득점을 만들어내는 유형이다.

주민규는 조규성과 오현규와 약간은 비슷한 유형에 가깝지만 고재현은 두 선수와는 완전히 다른 스타일이다. 이탈리아의 전설적인 필리포 인자기와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진 ‘고자기’라는 별명에서 알 수 있듯이 포스트 플레이보다는 순간적인 움직임에 더욱 강점이 있는 선수다. 클린스만 감독이 스트라이커 선택지에 새로운 유형의 선수를 넣고자 한다면 고재현 같은 선수를 발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른 방법은 조규성-오현규 체제로만 스트라이커진을 운영하면서 2선에 새로운 선수를 추가할 수도 있다. 이미 토트넘에서 스트라이커로 활약하고 있는 손흥민을 최전방에 두고, 손흥민 자리에 다른 2선 자원을 추가하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방향이라면 클린스만 감독한테도 선택지가 훨씬 다양해진다는 편리성은 있다.

일단은 대표팀 경험이 이미 존재하는 선수들에게 먼저 눈길이 가는 게 사실이다. 벤투호의 월드컵 일원이었던 나상호(FC서울)와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주역인 엄원상(울산 현대), 송민규(전북 현대)는 언제 대표팀에 불려도 이상하지 않은 선수들이다.

선수 선발에 있어서 과감한 성향을 지닌 클린스만 감독이기에 색다른 선택지를 고려해볼 수도 있다. 수원FC에서 맹활약 중인 이승우를 비롯해 포항 스틸러스의 차세대 스타 고영준, 대전하나시티즌에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하고 있는 김인균 등 최근 대표팀과 거리가 멀었거나 대표팀에 뽑히지 않았던 선수를 과감하게 발탁하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다만 두 가지 선택 모두 리스크는 있다. 내년 1월 중순에 시작될 아시안컵 직전까지 대표팀이 완전체로 구성되어 함께 준비할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새로운 선수를 뽑는다면 클린스만 감독 전술에 녹아들 수 있는 시간도 필요하고, 선수들과 호흡을 맞춰나갈 여유가 필요한데 곧바로 아시안컵이라는 실전 무대에 투입되어야 한다.

오는 1월 12일에 개막하는 아시안컵까지는 45일밖에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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