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해진의 글은 한결같다. 커다란 상실의 슬픔 속에서도 또 다른 아픈 이를 향해 곁을 내어준다. 이 책에 등장하는 주인공은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낸다. 어딘가로부터 결핍이 있고 치유될 수 없는 상처를 안고 사는 인물이지만, 누군가를 돌보려는 마음이 있다. 책은 췌장암 선고를 받은 엄마와 사별한 뒤 홀로 남겨진 주인공이 다시 일어서는 과정을 그렸다. 엄마가 떠났다는 사실조차 실감할 수 없고, 자신을 향한 걱정이 때론 외로움으로 내몬다. 하지만, ‘아직은 혼자가 아니’라고 말한다. 동생 미연, 미용실 혜란 아주머니, 이웃집 노파, 강아지 정미까지. 저자는 ‘내가 돌보던 것들이 실은 나를 보살펴주고 있었다’며 희망은 서로의 안부를 살피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말한다.
■ 겨울을 지나가다
조해진 지음 | 작가정신 펴냄 | 140쪽 | 1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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