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이커머스서 '리테일' 기업으로 변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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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이커머스서 '리테일' 기업으로 변신 중

이뉴스투데이 2023-11-25 09: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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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로켓배송 이미지. [사진=쿠팡] 
쿠팡 로켓배송 이미지. [사진=쿠팡] 

[이뉴스투데이 최은지 기자] 쿠팡의 정체성이 이커머스에 머물러있지 않고 리테일 기업으로 확장되는 양상이다. 기존 강점인 식품·공산품에 이어 뷰티, 트래블 등 상품군을 더욱 다양화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부터는 오프라인에서도 고객을 만나는 등 숨 가쁜 한 해를 보내고 있다. 

25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쿠팡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은 소비 침체 속에서도 올 3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더불어 3개 분기 연속 영업흑자를 이어가 창업 이래 첫 연간 흑자 달성이 유력하다.

구체적으로, 매출은 8조 1028억원(61억8355만달러·분기 평균환율 1310원 수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했다. 쿠팡이 분기 매출 8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지난해 4분기 매출 7조원에 이어 10개월 만에 8조원대를 기록한 것이다. 

영업이익 또한 1146억원(8748만달러)으로 11%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 이래 5개 분기 연속 흑자를 낸 셈이다. 이로써 쿠팡의 올해 누적 영업이익 규모는 4448억원(3억4190만달러)으로, 전년 동기 2288억원 영업손실(1억9542만달러)을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수익성을 대폭 늘린 셈이다. 

쿠팡 로켓그로스 구조. [사진=쿠팡]
쿠팡 로켓그로스 구조. [사진=쿠팡]

◇쿠팡, 고객과 상품 수의 선순환 구조

쿠팡의 성적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쿠팡 제품을 구입하는 ‘활성 고객 수’가 꾸준히 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쿠팡의 3분기 기준 활성 고객 수는 2042만명으로, 전년(1799만명) 대비 14% 증가했다. 이에 따라 올해 쿠팡의 고객 수는 230만명이 늘었고, 활성고객 1인당 매출도 약 39만7040원(303달러)으로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했다.

이커머스 업계가 전반적으로 코로나19 사태로 급성장하고 엔데믹으로 주춤한 상황을 맞고 있는 가운데, 쿠팡만은 예외가 된 셈이다. 이와 관련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분기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2021년 팬데믹 이후 그 어느 분기보다 빠른 성장률”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고객이 유입된 배경에는 상품군이 많아진 덕이 컸다. 로켓배송·로켓프레시·마켓플레이스(오픈마켓) 모두 상품군이 늘어나, 고객의 쿠팡 지출 또한 늘었다는 게 사 측의 평가다.

쿠팡은 앞으로도 많은 상품군을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쿠팡이 지난 3월 도입한 로켓그로스 서비스의 성장세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로켓그로스는 중소상공인들이 상품 입고만 하면 쿠팡이 이후의 보관, 포장, 재고관리, 배송, 반품 등 풀필먼트 서비스 일체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즉, 중소상공인의 제품들도 로켓배송이 가능케한 것이다. 올 3분기 기준 로켓그로스는 전체 비즈니스 대비 3배 이상 성장했다. 

업계에선 쿠팡의 이러한 사업 전개 방식에 대해 ‘플라이휠’을 연상한다. 플라이휠은 ‘떠 있는 바퀴’라는 뜻으로, 외부 힘에 의존하지 않고 관성만으로 회전운동을 하는 자동차 부품으로, 처음에는 추진력이 필요하지만 한번 가속도가 붙으면 알아서 돌아간다. 이에 흔히 고객이 많아지면 판매자(상품군)가 늘고, 고정 비용의 감소와 효율성의 증가로 선순환 된다는 경영모델을 의미한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고객이 늘면 판매자가 찾아오고, 판매자가 늘어 상품이 증가하면 고객이 들어오게 된다”며 “쿠팡이 로켓배송이라는 차별화된 강점이 있는 만큼, 이러한 선순환 구조는 계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서울 성동구 쎈느에 마련된 메가뷰티쇼 버추얼스토어 현장 모습. [사진=안경선 기자]
서울 성동구 쎈느에 마련된 메가뷰티쇼 버추얼스토어 현장 모습. [사진=안경선 기자]

◇쿠팡, 소비자 만나러 오프라인 나왔다

더불어 올해는 온라인 유통 공룡 쿠팡이 처음으로 오프라인에서 소비자를 만나면서 업계의 이목이 쏠리기도 했다.

쿠팡은 지난 8월 서울 성수동에 뷰티 체험관 ‘메가뷰티쇼 버추얼스토어’를 열었다. 메가뷰티쇼는 쿠팡 뷰티데이터랩이 선정한 인기 뷰티 브랜드를 한데 모아 다양한 혜택과 함께 소비자에게 선보이는 쿠팡의 대표 뷰티 행사다. 쿠팡은 메가뷰티쇼를 진행해왔지만, 오프라인 체험관을 선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달에는 메가박스와 손잡고 ‘메가뷰티쇼 어워즈 버추얼스토어’를 진행 중이다. 지난 버추얼스토어가 서울로 지역이 제한됐었다면, 이번에는 메가박스 코엑스, 강남, 홍대, 하남 스타필드, 대전 신세계, 대구 신세계, 부산대, 전대(광주) 전국 8개 메가박스 지점에서 진행돼 더 많은 고객을 만나고 있다. 

이에 업계 안팎에선 쿠팡이 더 이상 온라인에서만 머물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오프라인에서 체험형 공간을 조성해 온라인 쇼핑으로 채워지지 않는 만족감을 제공, 소비자와 접점을 넓혀가겠다는 의도가 담겼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또 쿠팡이 오프라인 체험을 늘리면 온라인 시장 점유율 확대로 이어질 수도 있다. 실제 버추얼스토어에 방문하는 소비자는 상품을 체험한 뒤 마음에 들면 현장 QR코드로 쿠팡에 접속해 구매할 수 있으며, 로켓 배송으로 다음날 새벽에 상품을 받게 된다. 두 손 가볍게 원하는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셈이다. 

쿠팡 청주 1캠프 전기차 통합 배송센터. [사진=쿠팡] 

일각에선 오프라인 사업 전개 가능성도 제기된다. 쿠팡이 최근 ‘로켓차저(Rocket Charger)’라는 이름의 상표권을 출원했는데, 지정상품으로 △모터 차량을 위한 배터리 충전업 △배터리 충전기 임대업 △전기자동차용 휴대용 배터리 충전기 임대업 △전기차량 충전소 경영업 등을 기재했기 때문이다. 

사실 쿠팡은 전기차 분야에 꾸준한 관심을 보여왔다. 친환경 배송을 목표로 배송 캠프 내에 전기화물차 충전 인프라를 만들고 충전솔루션을 개발하는 등 유통물류 분야에 최적화된 전기화물차 운영 시스템 구축에 나서왔던 것이다.

이를 위해 쿠팡은 수도권과 제주, 부산, 청주 1캠프에 전기차 통합 배송센터를 건립하기도 했다. 이 중 부산과 청주 1캠프에는 쿠팡친구 뿐 아니라 전기화물차를 사용하는 외부 택배기사(퀵플렉서)들도 사용 가능한 공용화 충전기를 구축했다. 

이에 업계에선 쿠팡이 전기화물차 보급 확대를 위한 한 과정으로 상표권을 출원했을 수도 있지만, 새로운 사업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로켓그로스 또한 로켓배송을 위해 만들어진 물류센터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전개된 새로운 사업이기 때문이다. 

김범석 쿠팡 의장. [사진=쿠팡]
김범석 쿠팡 의장. [사진=쿠팡]

◇경쟁사? 이커머스 아닌 ‘리테일’

무엇보다 쿠팡이 이커머스를 넘어 온·오프라인 통합 유통 강자로 서서히 발돋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점도 쿠팡의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부분이다. 

김 창업자는 “우리 활성 고객은 이제 2000만명이고 여전히 전체 시장점유율에서 한 자릿 수 시장점유율로, 지갑점유율이 낮다”고 말했다.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유통시장 규모는 약 625조원이다. 이 중 점유율 5%를 넘긴 유통사는 신세계그룹(5.1%)이 유일했고 쿠팡(4.4%)과 롯데(2.5%)가 뒤를 이었다. 

이와 관련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선 쿠팡이 어떤 사업까지 손을 뻗을지 궁금해하는 분위기가 만연하다. 신사업을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며 “사실 이커머스 강자라고 불리기엔 이미 다양한 사업군을 보유하고 있어 리테일 기업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쿠팡 스스로도 이커머스가 아닌 리테일 전체로 시장 점유율을 파악하고 있다. 사실상 앞으로 더 많은 성장을 꾀하겠다는 의지의 반영이지 않겠냐”라며 “로켓배송 등 고유의 강점이 확실한 만큼 오프라인 유통 업체들과의 경쟁도 힘들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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