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트리뷴=전우주 기자] 올해 개봉한 '탑건 매버릭'의 주인공 피트 미첼(톰 크루즈 분)이 작 중 적진에서 탈출하기 위해 이용한 전투기가 스크린에 나오는 순간 많은 사람이 탄성을 질렀다. 바로 그 전투기는 F-14 Tomcat이다.
F-14 톰캣은 미국 해군에서 항공모함 함재기로 사용한 4세대 전투기다. 톰캣이라는 명칭은 고양이과 이름을 붙였던 개발사 그루먼사의 전통을 따랐고, 톰캣은 수컷 고양이를 뜻한다.
1950년대 말 냉전 시기, 미 해군은 소련의 폭격기나 잠수함에서 발사되는 장거리 대함 미사일에 대항하기 위해 항공모함 전투 전대를 지켜줄 내구성을 갖춘 장거리 요격기가 절실히 필요했다. 당시 미 해군은 F-4 팬텀과 AIM-7 스패로우 미사일로 대응했으나 이들로는 역부족이라 생각했다. 1969년 가능한 빨리, 멀리서 적을 발견하여 먼 거리에서 격추할 수 있도록 VFX 사업을 시작했다.
이렇게 개발된 F-14 톰캣은 사업 목표대로 강력한 TF30-P-412/412A 쌍발 엔진을 탑재하고 탐지 거리 213km의 AWG-9 레이더, 150km 사정거리와 높은 위력을 가진 초음속 공대공 AIM-54 피닉스 미사일, 함재기 이착함 외에도 고고도와 저고도에서 최적의 비행성능을 위한 가변익이 채택된 초기 F-14A가 1972년 첫 실전 배치됐다.
F-14는 일반적으로 두 개의 엔진이 붙어있는 전투기와 달리 엔진이 떨어져 있다. 이런 형태는 한쪽 엔진이 피탄 되었을 때 다른 쪽 엔진에 피해를 막을 수 있다. 또한 엔진 흡입구에서 엔진까지 일직선으로 배치되어 효율적인 내부 공간 배치를 할 수 있고 함재기에서 유리한 양력 발생에 이득을 준다.
탑재된 P&W사의 TF30-P-412/412A엔진은 애프터버너가 달린 세계 최초의 터보팬 엔진이다. 애프터버너로 항속력이 높고 최대추력 948t 그리고 뛰어난 연비를 자랑했다. 하지만, 격렬한 기동 시 엔진의 압축기에서 엔진이 꺼지면서 실속이 발생했고, 기관총 발사 시 발생하는 연기가 엔진으로 들어가 트러블이 발생하곤 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GE사의 F110-GE-400으로 개량했고, 기관총의 위치를 옮긴 모델이 F-14B로 명명됐다. 그 후 변경된 엔진, AN/APG-71레이더와 콕핏, 전자 장비 등을 개량한 F-14D 슈퍼 톰캣이 1990년부터 배치되기 시작했다.
F-14D에 탑재된 AN/APG-71레이더는 아날로그 대신 완전한 디지털이 적용된 레이더였다. 출력이 늘어남에 따라 탐지거리는 370km로 늘어났고, 대지공격이 가능해져 함대 방공 제공 전투기에서 대지공격이 가능한 멀티롤 전투기로 개수되었다.
강력함과 다재다능함으로 무장한 F-14의 퇴장은 허무하게 이뤄졌다. F-14는 강력한 만큼 비싸고 높은 유지 보수비용을 요구하는 기체였다. 냉전이 종식됨에 따라 군비는 축소되기 시작했다. 기존 미 항공단은 전투기로 F-14를, 공격기로 A-6 인트루더로 구성되었지만, 노후화로 인한 A-6의 퇴역으로 그 자리를 멀티롤 전투기인 F/A-18 호넷이 차지하기 시작했다.
F/A-18이 공중전투기 임무를 맡고, 기존 A-6의 임무를 개량되면서 밤캣(Bomb Cat)이라 불리게 된 F-14가 전폭기로 구성된 항모 항공단이 운영됐지만, 새로운 기체가 등장하며 F-14는 퇴역의 길에 올랐다. 기존 중형 전투기였던 F/A-18을 대형화 시킨 F/A-18E/F 슈퍼호넷이 F-14를 대체하기 시작했고, 2006년 완전 퇴역했다.
F-14는 퇴역했지만 대부분의 기체를 스크랩 처리를 당하는 등 좋지 못한 취급을 받고 있다. 그 이유는 F-14는 유일하게 이란에 79기가 수출되었지만, 호메이니의 혁명으로 인해 관련 부품을 철저하게 관리해서 유출하지 않았으며, 퇴역하면 애리조나의 AMARC에서 장기 보존처리되는 일반 전투기와는 달리 몇 대만을 남기고 박물관으로 보내지거나 폐기 처리됐다.
F-14 톰캣은 퇴역한지 17년이 지났지만 아름다운 외형, 강력한 성능에서 비롯된 공격 능력으로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전투기다. 하지만, 변화하는 전장 상황에 퇴역한 F-14 톰캣은 앞으로도 많은 사랑을 받을 것이다.
jwj@autotribune.co.kr
Copyright ⓒ 오토트리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