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경기에서 LG 트윈스가 6대2로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 뉴스1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29년 만의 '한풀이 우승'의 여운이 쉬이 가시지 않는 가운데 열성 팬들은 온라인 공간에 숨겨진 에피소드를 속속 공개하며 감격을 만끽하고 있다.
LG 팬인 여성 A씨는 지난 1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LG가 kt 위즈에 15대 4로 대승한 직후 남사친과 흥겨운 술자리를 가졌다.
LG 유니폼을 입은 커플에게 중년 남성 B씨가 다가와 말을 걸었다. A씨 남사친에겐 연배가 큰아버지뻘 되는 B씨도 LG 골수팬이었다.
커플로부터 5차전도 경기 직관 간다는 말을 들은 B씨는 맛나게 먹고 재미있게 보고 오라며 이들의 만류에도 술값을 계산하고 자리를 떴다.
과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티켓 자료 사진. / 엠엘비파크
고마운 마음에 A씨는 남사친에게 "내 5차전 티켓 저분 드릴까"라고 제안했고 남사친은 흔쾌히 동의했다. A씨는 곧바로 B씨를 쫓아가 "저는 야구팬이 아니고 그냥 따라가는 거다. 술값 대신으로 생각하시라"며 암표값이 천정부지인 티켓을 덥석 안겼다.
"애인끼리 봐야지 내가 왜 가느냐"고 손사래를 치는 B씨에게 A씨는 "우린 그냥 친구 사이이고 나는 야구 몰라서 안 가도 된다"고 안심시켰다.
B씨는 거부하는 커플에게 지갑에서 손에 잡히는 대로 현찰을 빼서 주고는 내뺐다.
결전의 13일 한국시리즈 5차전.
연결된 두 좌석을 예매한 거라 A씨 남사친과 B씨는 사이좋게 나란히 경기를 관람했다. 그리고 감격의 LG 우승이 확정된 밤에 두 사람은 A씨를 초대했다. 장소는 B씨가 운영하는 식당이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journey601-shutterstock.com
셋이서 재상봉하자마자 A씨가 축하 인사를 건네자 B씨는 꺼이꺼이 흐느껴 울었다. 남사친 말로는 B씨가 야구장에서도 눈물 한 바가지를 쏟았다고 했다.
벅찬 감정을 다소 추스른 B씨는 커플에게 통 큰 선물을 안겼다. 평생 자기 가게에서 공짜로 먹으라는 것. 단 다른 친구는 데려오면 안 된다는 조건을 달았다. 혜택이 두 사람에게만 적용된다는 뜻이었다.
B씨는 실제로 직원을 부르더니 "이 두 사람이 내 이름 대고 'LG트윈스' 하면 무조건 공짜로 주라"고 했다. 커플의 사진을 찍어 카운터에 붙여놓으라고도 지시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픽사베이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B씨는 "지난번 술집에서 티켓값으로 지갑에 있던 현금 다 주고 간 건데 그 이후 5차전 티켓값이 엄청 올랐다"며 돈을 더 주려고 했다. 공홈(공식 홈페이지)에서 산 거라 안 비쌌다며 손을 휘젓는 이들에게 B씨는 "자식들이~ 어른이 주면 받아 콱"하고는 용돈이라고 쥐여 주었다.
에펨코리아
놀라움과 부러움이 교차하는 누리꾼들에게 A씨는 댓글로 "아저씨가 식당 3개 갖고 있는데 우리는 전부 평생 무료라고 한다"며 더욱 약을 올렸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해당 사연은 에펨코리아 등 다른 커뮤니티로 급확산되며 프로야구 팬들 사이에 감동과 분통의 교차 쌍곡선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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