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이준석에 신당 창당 말렸다"...천하람 "尹변화 있으면 창당 없어"

하태경 의원(오른쪽)과 이준석 전 대표가 논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정민우 기자] 신당 창당을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행보가 최종 창당까지 이어질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린다. 최측근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도 이 전 대표의 당 잔류 가능성은 여전히 열어두고 있고 이 전 대표와 친분이 두터운 하태경 의원도 창당 만류를 권유하고 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1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신당을 뜯어 말리냐'는 질문에 "그렇다"며 "왜냐하면 끝이 보인다"고 답했다.

그는 "(신당) 플랜이 아주 치밀하지는 않다"면서 "대구 출마도 그냥 바람 희망 사항을 이야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 의원은 "국민들이 보기에 대통령이 바뀌었다라고 하면 또 이준석 또 정치인이기 때문에 정무적으로 신당 만드는 게 어렵겠다는 판단을 할 수 있다"면서 "(윤 대통령이) 이미 바뀌고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 우선순위가 확 바뀌었다. 이념 문제 이야기 안 한다"면서 "외국 순방하는 것도 다 경제 외교"라고 평가했다. 이 전 대표와 대통령실과 관련해 "불신의 골이 조금씩 옅어지고 그건 당 차원에서도 생길 수가 있고 정부 차원에서 생길 수가 있고 그럼 조금씩 변해갈 것"이라고도 봤다.

한편, 일부에서 나오는 인요한 혁신위원장의 서대문갑 출마 가능성에 대해서 하 의원은 "안 한다"며 "내려놨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하 의원은 "한 열흘 전쯤에 (인 위원장이) '서대문갑에 와도 된다'고 전화를 했다"면서 "(하 의원은) 서대문갑은 (인 위원장 출마 가능성이 있어) 배제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 네 사람이 회동을 가졌다. [사진=김용태 전 최고위원 페이스북]

허은아 "잔류 조건은 당과 대통령 변화"

천아용인 중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창당을 하지 않는 조건은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라고 했다. 허 의원은 "전제 조건은 기본적인 국정운영 기조에 대해서 변화가 있어야 한다"며 "무엇보다 비겁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허 의원은 "수박 겉핥기식 변화와 그런 개혁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허 의원은 이 전 대표에 대한 당직 제안과 관련해 "여러 경로로 연락이 오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천아용인 모두가 이런 이야기를 안 들었다면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허 의원은 "이 부분은 이준석 대표가 페이스북으로 잘 설명을 했다"면서 "책임 있는 위치의 사람이 직접 연락한 바도 없고 또 이 대표가 요구를 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허 의원은 "이게 말 그대로 정확한 것 같다"며 "용기 있게 직접 이 대표에게 요구를 한 것이 없다"고도 했다.

허 의원은 "이준석 대표에게 직접적으로 요구한 적이 없다"며 "그러나 주변에 있는 천아용인과 측근들에게 말하는 부분은 있다"고 설명했다.

천하람 국민의힘 순천갑 당협위원장이 "(신당 합류는) 가정적인 상황이기 때문에 답변 드릴 수 없다"며 "지금 상황에서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캡처=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천하람 "이준석 최대한 돕지만...탈당, 신중히 고민"

천하람 국민의힘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14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 인터뷰에서 "(신당이) 임기응변식으로, 감정적으로 즉흥적으로 대응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를 하는 분들이 많다"면서 "만나서 보니까 전혀 그렇지 않고 굉장히 진지하게, 본인 정치 인생을 걸고 좀 깊게, 전략적으로 차분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신당 합류 가능성에는 여전히 선을 그었다. 천 위원장은 "가정적인 상황이기 때문에 답변 드릴 수 없다"며 "지금 상황에서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그는 "탈당은 굉장히 신중하게 고민해야 된다"면서 "이준석과 완전히 선 그은 것이 아니고 이 전 대표의 노력에는 최대한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당과 윤 대통령의 변화를 전제로 신당 창당까지 가지 않을 수 있다고 봤다. 천 위원장은 "실제로 이준석 대표가 12월 27일이라는 기한을 설정하고 또 현재 바로 탈당해서 창당을 하고 이러지 않는 이유가 저는 그런 점도 있다"면서도 "12월 27일이 돼서 창당의 깃발을 공식화해서 드는 단계부터는 그것은 수단적 성격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 소장(오른쪽)은 "'이준석 신당론'은 이준석에게 유리하지만, '이준석 신당'은 이준석에게 불리하다"고 봤다. [사진=KBS '사사건건' 캡처]

최병천 "대선 꿈꾸는 이준석, 신당으론 안 돼"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지낸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 소장은 12일 페이스북에 "'이준석 신당론'은 적극 띄우되, 최종적으로 '이준석 신당'은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썼다. 최 소장은 "'이준석 신당론'은 이준석에게 유리하지만, '이준석 신당'은 이준석에게 불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 소장은 "이준석의 목표는 2027년 대선에서 ‘대권’에 도전하는 것이다. 그러자면 국민의힘 같은 큰 정당 소속으로 있는 쪽이 압도적으로 유리하다"면서 "신당’의 정당 지지율이 20%를 받아도 비례대표 의석은 9.4석에 불과하다"고 썼다. 그는 "국회는 ‘표 대결’의 공간이기에 일상적 운영에서는 ‘쪽수’가 중요하다"며 "이준석은 차기 대선에서 의미 있는 도전이 어려워진다"고 봤다.

최 소장은 "이준석 전 대표가 독자적인 제3당 후보로 출마할 경우 10~15% 득표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면서 "이준석으로서는 총선에서 국민의힘 공천을 받아 출마하는 게 최상이고, 안 되면 탈당 후 무소속 출마가 차선"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신당은 ‘손해 보는 장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