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년만에 숙원 푼 LG...'31년째 무관' 롯데도 새판짜기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한국시리즈 5차전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 kt를 꺾고 우승을 차지한 LG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시아투데이 정재호 기자 = 프로야구 LG 트윈스가 29년 만에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를 제패했다. 이제 10개 구단 중 가장 오랜기간 무관으로 남은 구단은 롯데 자이언츠가 됐다. 롯데는 무려 31년간 KS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LG는 kt위즈를 상대로 1차전 패배 후 2~5차전에서 파죽의 4연승을 거두며 KS 정상에 올랐다. 1990년, 1994년에 이은 통산 세 번째 우승이자 1994년 이후 29년 만에 정상에 등극했다. 정규시즌 1위로 KS에 직행해 일군 통합우승이다.

LG 구단주 구광모 LG 그룹 회장은 이날 경기장을 직접 찾아 경기를 모두 지켜봤다. 시상식 도중 시상대에 올라 "너무 감격스럽다. 세계 최고의 무적 LG 팬 여러분, 드디어 LG가 우승했습니다"라며 " 응원해주신 팬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자랑스러운 선수단과 스태프 여러분께도 축하드린다"며 29년간 기다린 기쁨을 만끽했다.

LG의 우승에는 '염갈량' 염경엽 감독의 기여가 컸다. 염 감독은 과거 LG의 스카우트와 운영팀장, 수비코치를 맡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2011년 이후 12년 만에 LG로 돌아왔다.

염 감독은 지략이 뛰어난 지장으로 꼽힌다. 올 시즌에는 여기에 덕장의 모습을 갖추며 선수단 전체를 아울렀다. 승부사적인 기질도 엿보였다. 시즌 막판 부상 복귀를 두고 주저한 외국인 에이스 애덤 플럿코를 빼고 과감하게 KS 판을 짰다. 이로써 넥센 히어로즈에서 4년, SK 와이번스에서 2년 간 감독을 역임했던 염 감독은 마침내 LG의 사령탑으로 7년 만에 KS 우승 커리어를 쌓았다.

여기에 오랜 기간에 걸쳐 김현수, 박해민, 박동원 등 자유계약선수(FA)를 영입하고 꾸준한 선수 육성 등 구단의 지원도 LG 우승의 원동력으로 꼽힌다.

롯데 자이언츠는 LG처럼 인기구단이지만 1992년 KS 우승 이후 무려 31년간 무관에 머물러 있다. 특히 2017년 준플레이오프 진출 이후에는 아예 가을야구 근처에도 못 가고 있다.

절치부심 롯데는 내년 시즌을 앞두고 명장 김태형 전 두산 베어스 감독을 영입하며 새판짜기에 나섰다. 김 감독은 두산을 7년 연속 한국시리즈로 이끌었고 이 가운데 세 차례 정상에도 올랐다. 2022시즌 이후 두산과 결별한 후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다가 롯데의 사령탑으로 복귀했다. '우승 청부사'로 돌아온 김태형 감독에 거는 롯데 팬들의 기대가 크다. 김민재 수석코치, 주형광 투수코치, 김주찬 타격코치, 김광수 벤치코치, 김민호 수비 코치, 고영민 작전 코치 등 김 감독과 함께 호흡을 맞춘 코치진들도 합류했다. 이강훈 롯데 구단 대표이사는 지난 10월 "내년에는 진짜 '단디' 준비해 더 잘할 수 있도록 차근차근 잘해야 될 것 같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프로야구 10개 구단 가운데 한화 이글스도 1999년 KS 우승 이후 24년간 정상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KS 진출은 2006년이 마지막이다. 또 키움 히어로즈 역시 2008년 팀 창단 후 아직까지 KS 정상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