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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WHO)가 가자지구에서 가장 큰 병원인 알시파 병원에 부패한 시신이 쌓여있다고 경고한 가운데, 주민 수천 명이 근처에서 벌어진 전투로 인해 해당 병원에 갇힐 위기에 처했다.
전력 및 연료도 부족해 고군분투 중인 알 시파 병원은 현재 “거의 묘지에 가까운” 상태라는 게 WHO의 설명이다.
알시파 병원 관계자는 병원이 “봉쇄”된 상태이며, 개들이 몰려와 시신을 먹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며칠간 알시파 병원 주변에선 격렬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알시파 병원은 “반드시 보호돼야 한다”면서 “침입 행위가 완화”되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최근 들어 가자 지구에선 이스라엘군과 팔레스타인 정파 ‘하마스’ 간 전투가 심해지고 있는데, 대부분 전투가 병원 근처 길거리에서 벌어진다. 병원 정문으로부터 수 미터 이내에 탱크와 장갑차가 자리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알시파 병원 지하 터널에서 지휘 본부를 운영하고 있다고 비난했으나, 하마스와 병원 측은 사실이 아니라며 맞서고 있다.
또한 이스라엘 측은 하마스가 “인도주의적 해결책을 가로막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이스라엘군 당국은 알시파 병원 근처에서 충돌이 이어지고는 있으나, 병원 자체에 대한 총격 혹은 포위 공격은 없으며, 병원에서 떠나고 싶다면 누구든지 떠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크리스티안 린드마이어 WHO 대변인은 현재 병원엔 약 600명이 남아있으며, 복도로 대피한 이들도 있다고 밝혔다.
린드마이어 대변인은 “병원 주변엔 제대로 돌봄 받지도 못하고, 묻히지도 못하고, 영안실 등으로 옮겨지지도 못한 시신들이 그대로 널려 있다”면서 “알시파 병원 또한 거의 마비됐다. 거의 묘지에 가깝다”고 강조했다.
하마스가 장악한 가자 지구의 보건 당국은 아직도 환자 최대 650명, 직원 200~500명, 피난민 1500명을 포함해 최소 2300명이 아직도 병원에 있다고 말했다.
의료진은 병원에 시체가 쌓여 부패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알시파 병원의 모하메드 아부 셸미아 국장은 시신 150여 구가 썩어가며 “불쾌한 악취가” 난다고 설명했다.
셸미아 국장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 당국이 이 병원 외 지역에서의 시신 매장을 허가하지 않았다면서, 이젠 개들이 병원으로 들어와 시신을 먹기 시작했다고 언급했다.
한편 정전으로 더 이상 인큐베이터를 작동할 수 없어 밖으로 꺼내진 미숙아 수십 명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셸미아 국장은 이러한 신생아 중 7명이 산소 부족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아기들을 다른 곳으로 대피시키고자 이스라엘 측과 협상을 진행했으나,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마크 레게브 이스라엘 총리실 수석고문은 이스라엘 측은 이 아기들을 대피시키기 위한 “실질적인 해결책”을 제시했으나, 하마스 측이 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발전기 작동에 필요한 연료를 (제시했으나) 저들은 가져가지 않는다. 하마스가 구급차로의 신생아 이송 계획을 지지하지 않아 신생아들은 (알시파 병원에) 발이 묶여있다. 하마스는 끔찍한 장면이 담긴 사진들이 찍히길 원하기 때문”이라는 레게브 고문은 하마스야말로 이곳 지하로 땅굴을 뚫는 등 병원을 “전쟁터로 만든” 장본인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하마스 측은 병원을 작전 센터로 삼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알시파 병원 의료진 또한 하마스는 병원에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달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한 이후, 이스라엘 측이 지금껏 가자 지구를 봉쇄하고 교전을 이어가는 가운데 알시파 병원뿐만 아니라 가자 지구 전역의 다른 병원들도 물자 및 전력 부족 등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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