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 상어가 빛날 때 = 율리아 슈네처 지음.
고래, 상어, 돌고래, 해파리 등 여러 해양 생물이 보유한 독특한 생존 방식을 소개하고 생명의 신비로움이나 바다와 자연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는 책이다.
독일의 신진 해양 생물학자인 저자는 체중 대비 뇌의 크기가 인간 다음으로 큰 돌고래의 독특한 능력에 주목한다.
책에 따르면 돌고래는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을 알아보는 등 스스로를 하나의 개체로 인식할 수 있으며 서명 휘파람(signature whistle)을 비롯해 다양한 방식으로 구두 의사소통을 한다.
지중해에 서식하는 홍해파리는 젊음을 되찾는 놀라운 변화를 보여준다. 정자나 난자를 분출한 메두사라고 불리는 성체 해파리가 죽지 않고 다시 폴립으로 변화한다는 것이다. 이는 인간이 아기를 낳은 후 다시 유아 상태로 돌아가는 것과 마찬가지다. 홍해파리는 생물학적으로는 불멸불사로 보인다. 다만, 다치거나 굶주리거나 천적을 만나 잡아 먹히기도 하기 때문에 영원하게 사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인간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대표적인 동물로 넓은주둥이상어(Megachasma pelagios)를 꼽는다. 이 상어는 몸길이가 7m에 달하지만 1976년에서야 발견됐다. 낮 동안 꽤 깊은 물 속에만 머물다가 밤에만 수면으로 올라오기 때문에 목격할 기회가 제한돼 있었다. 1976년부터 2018년까지 이 상어를 목격한 사례는 117건에 불과했다.
저자는 "우리가 바다에서 잠자고 있는 매혹적인 비밀을 계속 밝혀내려면 바다는 물론이고 바다에 사는 생물들을 계속 지켜 내야 한다"며 "해양생태계를 보호하는 것도 인간의 책임"이라고 강조한다.
푸른숲. 오공훈 옮김. 320쪽.
▲ 교수의 속사정 = 최성락 지음.
15년 6개월 동안 교수로 재직하다 퇴직한 지은이가 교수라는 직업에 대해 그간의 체험을 토대로 소개하는 책이다.
책은 교수를 보는 서로 다른 시각을 통해 교수라는 직업이 처한 딜레마와 애환을 단적으로 느끼게 한다. 대학생은 강의를 잘하고 학점을 잘 주는 교수가 좋다고 생각하지만, 학계에서는 논문을 잘 쓰는 것을 최고로 친다.
하지만 대학이라는 조직의 입장에서는 학교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각종 행정 업무를 담당하거나 계획서·보고서를 만들고 추진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교수를 선호한다. 교수가 좋은 논문을 많이 쓰면 대학 평가에서 논문 실적 점수가 올라가지만, 이는 평가의 극히 일부일 뿐이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대학원생은 프로젝트를 잘 따와서 학비와 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는 금전적인 해법을 제시하는 교수를 좋아한다.
엇갈리는 기대 속에서 교수는 하루의 대부분을 연구실에서 보내며 고독하게 지내야 한다. 이런 시간을 연구로 잘 활용하는 이들도 있지만 망가지는 교수도 적지 않다. 연구하지 않고 낡은 지식, 과거의 지식을 되풀이해서 전파하는 교수도 있다. 교수들이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학생은 현업에서 뛰는 직장인 학생이라는 설명에서 교수의 심리를 엿볼 수 있다.
2021년 8월 교수를 그만둔 저자는 교수의 가장 큰 특권이 젊은 사람, 어린 학생을 만나서 이야기할 기회가 있다는 것임을 깨달았다고 고백한다.
페이퍼로드. 256쪽.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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