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매거진=황명열 기자]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소재 실학박물관은 조선시대 트렌드세터 역할을 했던 남자들의 장신구를 집중 조명한 ‘조선비쥬얼’전을 내년 2월 25일까지 진행한다.
조선후기 학자 송준길의 시문집 ‘동지중추부사’에 따르면, 선조들은 남자들도 매일 아침 거울을 보며 머리를 손질했다. 머리손질에 필요한 빗, 빗솔 등을 넣어두는 거울 달린 함을 곁에 두었을 정도로 외관을 단정히 하는 것에 큰 의미를 두었다.
선조들은 예의에 맞게 격식을 갖추어 옷과 관모를 입고, 옷매무새를 항시 바르게 하는 것을 뜻하는 의관정제(衣冠整齊)를 행함으로써 바른 마음가짐과 자세가 갖추어진다고 여겼다.
동시에 시대적으로 엄격한 제한과 규제 아래에서도 자신의 신분과 기호에 따라 자신만의 멋과 풍류를 표현하고자 했다. 살이 파이는 고통을 감내하며 망건을 바짝 조이고, 갓끈에 영롱한 구슬을 단 구슬갓끈을 길게 늘어뜨려 한껏 멋을 냈다.
특히 실학자들은 사신으로 왕래하며 접한 청과 일본 등 외국 문물들을 선보이면서 일종의 ‘조선의 트렌드세터’로서 유행을 선도했다. 이들은 옷고름을 묶는 것이 아닌 단추를 다는 복식을 선보이는 등 실용적인 문화를 수용하고 조선에 맞게 변화시키기도 했다.
이번 전시에는 국가민속문화재 능창대군 망건과 영친왕의 망건을 비롯하여 구슬갓끈, 귀걸이, 선추 등 남자 복식에서 꾸밈 역할을 하는 장신구 100여 점을 선보인다.
전시는 총 4부로 구성되어 조선시대 남자들이 사용하던 머리에서 발끝까지의 장신구들을 소개한다.
1부 ‘남자의 꾸밈과 멋’은 조선 남자를 상징하는 ‘갓’을 대표로, 머리부터 발끝까지의 대표 장식품을 선보여 전시의 전체 구성을 소개하며 꾸밈과 멋에 대해 의미를 소개한다.
2부 ‘하루의 시작; 상투 틀고, 망건 조이면 꾸밈의 반’에서는 조선시대 남자들이 가장 중요시했던 의관정제의 기본인 상투와 망건에 사용되는 각종 장식을 소개한다. 상투를 튼 정수리에 상투가 풀어지지 않도록 고정시키는 데 꽂는 동곳을 비롯해 망건 풍잠, 관자 등의 장식품과 집안에서 사용하는 다양한 모자들을 살펴볼 수 있다.
3부 ‘꾸밈의 완성; 쓰고, 걸고, 매고, 신고’는 조선만의 풍습이었던 구슬갓끈, 남자 귀걸이, 안경, 옷고름과 끈 대신 사용한 단추 등 멋과 실용을 겸비한 장식품을 통해 독특한 예술성까지 살펴볼 수 있다.
4부 ‘꾸밈의 상징; 신분! 척 보면 알아요’에서는 관리의 옷인 관복과 학자의 옷인 심의를 소개한다. 초상화 속 인물의 모습을 통해 관복과 심의의 한 벌 구성품을 알아보고, 각각의 특징을 설명한다. 특히 보존 처리를 마치고 일반에 처음 공개되는 ‘김시묵 초상화’로 특징을 살펴볼 수 있어 의미가 있다.
전시장 밖에서는 선비의 복식과 장신구를 착용해보는 체험 프로그램 ‘만져보고, 느껴보고’, 장신구로 조선 선비를 꾸미는 터치스크린 게임 ‘조선 선비의 외출 준비’가 준비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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