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동안에만 4조5000억 늘어
2010년에도 부동산 PF '초긴장'
길어지는 고금리 여파 언제까지
국내 은행들에서 건설업체가 받아간 대출이 한 해 동안에만 4조5000억원 넘게 불어나면서 거의 13년 만에 다시 4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 충격파로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자금 사정이 나빠진 건설사들이 은행을 노크하는 사례가 많아지는 모습이다.
은행권에서의 건설업체 대출이 마지막으로 40조원을 돌파했던 2010년 당시도 대규모 미분양 사태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위기가 대두되던 때였다는 점에서 긴장감은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국내 20개 은행들이 보유한 건설업체 대상 대출 잔액은 총 40조83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6%(4조5670억원) 늘었다. 은행권의 해당 대출이 40조원대를 나타낸 건 2010년 9월 말(41조662억원) 이후 처음이다.
은행별로 보면 우선 IBK기업은행의 건설업체 대출이 8조266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6.0% 늘며 최대를 기록했다. 그 다음으로 하나은행이 6조7162억원으로, NH농협은행이 4조7133억원으로 각각 44.5%와 12.0%씩 늘며 해당 금액이 큰 편이었다.
이밖에 ▲KB국민은행(3조7480억원) ▲우리은행(3조4356억원) ▲신한은행(3조3596억원) ▲KDB산업은행(2조2778억원) ▲BNK부산은행(2조612억원) ▲DGB대구은행(1조8594억원) ▲Sh수협은행(1조7456억원) 등이 건설업체 대상 대출 규모 상위 10개 은행에 이름을 올렸다.
건설업계의 은행 대출이 꿈틀대고 있는 배경에는 치솟은 금리가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높아진 대출 이자율이 부동산 시장에 찬 물을 끼얹으면서 예전만큼 돈이 돌지 않자, 은행 빚으로라도 자금을 마련하려는 건설업체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사상 처음으로 일곱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이중 7월과 10월은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p)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이에 따른 현재 한은 기준금리는 3.50%로, 2008년 11월의 4.00% 이후 최고치다.
특히 부동산 PF 대출을 둘러싼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다. 부동산 PF는 건물을 지을 때 시행사가 공사비를 조달하기 위해 이용하는 금융 기법이다. 그런데 미분양이 줄을 잇자 부동산 PF 대출을 타고 위험이 전이되는 양상이다.
건설업체들의 은행권 대출이 마지막으로 40조원을 넘겼던 2010년에도 상황은 비슷했다. 당시에도 건설사들이 일으킨 약 80조원 규모의 부동산 PF는 큰 압박이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지속되고 있는 와중, 침체된 주택시장 분위기에 미분양 아파트가 속출하면서 부동산 PF를 둘러싼 위기감은 극에 달했다. 2010년 4월 전국 미분양 주택은 11만409가구에 달했다.
결국 많은 건설사들이 구조조정에 직면해야 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산업은행 등 채권은행단은 2010년 6월 기자회견을 열고, 금융권에 진 빚이 500억원 이상인 기업들 가운데 건설과 조선·해운업체 등 총 65개사가 워크아웃이나 퇴출 절차를 밟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위기 재현 조짐에 정부도 팔을 걷어 붙였다. 정부와 금융권은 지난 달 26일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 중 하나로 부동산 PF 사업장과 건설사에 21조원 이상의 금융 지원책을 내놨다. 또 매달 점검 회의를 통해 이같은 자금 지원책이 제대로 집행되는지 확인하고 사업 진행이 멈춰 선 곳들에 대한 개별 분석을 실시하기로 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시장 여건이 바뀌지 않는 한 부동산 PF의 꼬인 실타래를 당장 풀기는 어렵다는 회의론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적어도 내년까진 이어질 고금리 기조를 감안하면 부동산 PF 리스크가 빠르게 해소되긴 어렵다"며 "대규모 금융 부실이 불거지지 않도록 사업장 선별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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