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김대식 기자 = 0-3 대패는 어쩌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최선의 결과가 아니었을까.
맨유는 30일 오전 0시 30분(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PL) 10라운드에서 맨체스터 시티에 0-3으로 패했다. 이로써 맨유는 5승 5패(승점 15)로 리그 8위에 머무르게 됐다.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 시절만 해도 맨유는 맨시티를 라이벌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그럴 만 했다. 맨유가 쌓아올린 역사가 맨시티의 역사에 비해서 훨씬 찬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10년 만에 정확히 양 팀의 위치는 달라졌다. 이제는 맨시티가 맨유를 라이벌로 생각하지 않는다.
이번 경기도 그랬다. 맨유가 이번 시즌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걸 알고 있지만 맨시티의 상대가 전혀 되지 못했다. 맨유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고 박수를 받을 수 있는 선수는 몇 차례 좋은 선방을 보여준 안드레 오나나 뿐이었다.
사실 어느 정도는 맨시티의 압도적인 우세가 예상됐던 경기였다. 경기를 앞두고 영국 ‘90MIN’은 맨체스터 통합 베스트 일레븐을 선정해 발표했는데 완벽한 맨시티 베스트 일레븐이었다. 3-2-4-1 포메이션에서 맨유 선수는 1명도 없었다. 골키퍼 자리인 에데르송부터 최전방에는 엘링 홀란드까지 11명 모두 맨시티 선수였다.
맨유는 에릭 텐 하흐 감독이 부임한 뒤에도 천문학적인 지출을 감행했다. 라파엘 바란, 카세미루, 메이슨 마운트, 안토니, 라스무스 호일룬 등 수백억을 쓰고 데려온 선수가 한 두 명이 아니다. 하지만 여전히 맨유는 맨시티와의 포지션 경쟁에서 한 자리도 이기지 못했다.
전력상의 열세 속 전술적인 완성도도 떨어지면서 맨유는 맨시티한테 무릎을 꿇은 것이다. 아르센 벵거 전 아스널 감독은 경기 후 “맨유 선수 중 얼마나 맨시티 주전 명단에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그게 모든 걸 요약해준다”며 맨유는 맨시티의 직접적인 경쟁 상대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맨유 입장에서 0-3 패배라는 굴욕적인 결과보다 더 굴욕적인 건 패배가 당연했다는 반응일 것이다. 그게 참혹한 맨유의 현실이다.
사진=90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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