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장애예술인 표준공연장 '모두예술극장' 개관
문화에 장벽이 없다지만, 현실적으로 장애예술인들이 공연을 하거나, 장애인들이 문화예술을 즐기는데에 있어서는 여전히 ‘벽’이 존재한다. 최근 들어 배리어프리 공연이 늘어나면서 극장들도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국립극장은 ‘장벽 없는 극장 만들기’ 일환으로 무장애 공연 제작에 돌입했고, 대극장인 해오름 지하분장실에 장애인용 화장실을 새로 설치했고, 뜰아래 연습장 입구 문을 휠체어 등의 출입이 쉽도록 자동문으로 바꿨다. 또 수어 통역이나 음설 해설 외에도 자막 위치 등을 고려한 장애인 우선 좌석 제도도 운영 중이다.
아르코예술극장과 대학로예술극장도 공연 시작 전 비상대피 안내를 음성 외에도 수어 통역과 자막 영상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내년엔 휠체어석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현재까지 일반 공연장으로 운영되던 공간이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완전한 배리어프리를 실현하기엔 부족함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21년 장애예술인 문화예술활동 실태’에 따르면 시설 내 휠체어 통행이 가능한 자동문 설치 48.8점, 장애인이 이용 가능한 관람석·열람석·무대 설치율은 42.4점으로 조사됐다.
특히 장애예술인 중 62.2%가 전업 예술가로 활동하고 있음에도 이들의 창작과 발표 활동 등에 필요한 시설 접근성이 매우 낮다는 지적이다. 같은 시기에 조사한 전업 예술가로 활동하고 있는 전체 예술인보다 높은 수치다.
창작과 발표 활동에 필요한 시설 접근성이 매우 낮다고 입을 모은다. 배리어프리 공연을 제작했던 A씨는 “장애예술인들이 무대에 오르기 위해서는 일반공연보다 곱절 이상으로 손이 간다”면서 “최근 배리어프리 공연이 많이 만들어지고 있지만, 더 적극적으로 장애예술인들에게 다양한 기회가 제공될 수 있는 무대, 환경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최근 문화체육관광부는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구세군빌딩 3개층(1~3층)에 리모델링해 전체 면적 2014㎡의 국내 첫 장애예술인 표준공연장인 모두예술극장을 개관했다. 모두예술극장은 공간과 시설은 물론 서비스 측면에서도 장애인의 문화예술 활동 접근성을 최고 수준으로 확보한 공연장이다.
주요 시설이 있는 각 층의 모든 공간은 단차 없이 설계됐고. 공연장 입구 등 어쩔 수 없이 높이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는 공간은 계단 대신 슬로프를 설치했다. 건물 내부 곳곳에 부착된 점자 안내판과 300m 길이의 핸드레일(안전 손잡이)은 시각 장애인을 돕는다. 방음이 필요한 연습실, 공연장 출입문을 제외한 모든 공간의 문은 버튼만 누르면 열리는 자동문이다. 공연별 자막·음성·수어 해설도 모두 지원된다.
특히 기존 공연장들이 장애인 관객 위주로 개선이 되어 왔던 것과 달리. 모두예술극장은 관객은 물론 장애예술인을 위한 공간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모두’라는 이름에서부터 이를 강조하고 있다. 극장에 따르면 ‘모두’의 ‘ㅁ’은 사각지대에서 힘들게 예술활동을 해온 장애예술인들을, ‘ㄷ’은 이제 이들이 열린 공간에서 활동하게 됐다는 뜻을 담고 있다.
시설 측면에서 보면, 극장 2층 기술스태프를 위한 공간도 단차 없이 설계돼 휠체어를 타고도 조명, 음향 등을 조작할 수 있는 식이다. 분장실 내부 샤워실은 휠체어를 탄 채로 샤워를 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유인촌 장관은 “사람이 공간을 만들고, 공간이 사람을 바꾼다. 이 공간이 장애·비장애를 구분하기보다 통합적으로 바라보도록 우리 사회 인식을 바꾸고, 문화예술 공간과 예술인 지원방식에 변화를 가져오길 기대한다”면서 “앞으로 ‘모두예술극장’ 조성·운영 모델이 다른 공연장의 표준이 되길 바란다. 문화예술 공간의 접근성 수준이 높아질 수 있도록 문체부가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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