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강상헌 기자] '132승 투수' 장원준(38)이 20년간 정들었던 마운드와 작별한다.
부산고 출신 왼손 투수 장원준은 2004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롯데 자이언츠 1차 지명을 받으며 프로 무대에 입성했다. 이후 2008년부터 2014년까지 롯데의 1군 선발 마운드를 지키면서 5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달성했다.
장원준은 2015시즌에 앞서 자유계약선수(FA) 계약으로 두산 베어스의 유니폼을 입었다. 이후 지난 9년간 두산에서 188경기 47승 42패 1세이브 12홀드, 평균자책점 4.49로 활약했다.
장원준은 두산에서 우승의 기쁨도 안았다. 이적 첫해인 2015년에는 30경기에서 12승 12패, 평균자책점 4.08을 기록하며 두산이 14년 만에 한국 시리즈 정상에 서는 데 공을 세웠다. 이듬해인 2016년에도 그는 27경기에서 15승 6패, 평균자책점 3.32를 마크하며 '판타스틱4'(더스틴 니퍼트·마이클 보우덴·장원준·유희관)의 일원으로 활약해 팀의 통합우승에 앞장섰다.
장원준의 꾸준함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다. 팬들에게 '장꾸준'이라는 별명으로 불렸을 정도다. KBO리그에서 8년 연속(2008~2011·2014~2017년) 10승, 역대 왼손 투수 최고령 130승(37세 9개월 22일) 달성, 역대 9번째로 2000이닝을 채우는 등 놀라운 기록을 남기며 '낭만 야구'로 팬들에 감동을 안겼다. 프로 통산 성적은 446경기 등판 132승 119패 1세이브 14홀드, 평균자책점 4.28이다.
장원준은 2018년부터 부상과 부진에 시달리며 급격히 존재감을 잃어갔다. 선발 보직에서 밀려났고 불펜과 2군에서도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올 시즌 두산의 지휘봉을 잡은 이승엽(47) 감독의 믿음 아래 부활에 성공했다. 지난 6월 팀 핵심 선발 투수 3명이 한꺼번에 이탈한 상황에서 묵묵히 자신의 임무를 다해내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야구선수로 많은 사랑을 받은 장원준은 이제 마운드를 떠난다. 두산에 현역 은퇴 의사를 밝혔다. 그는 "정든 마운드를 떠난다는 선택이 결코 쉽지 않았다. 하지만 야구를 그만할 때가 왔다고 생각해 (은퇴를) 결심했다. FA 계약으로 제2의 야구 인생을 시작하게 해주시고, 부상으로 힘들 때 기회를 더 주신 박정원 구단주님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개인적으로 세웠던 마지막 목표들을 이뤘기 때문에 후련한 마음이다. 다만 후배들을 생각하면 좀처럼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우리 팀에는 유능한 후배들이 많으니 성실하게 훈련해 팀 도약을 이끌어 주길 응원하겠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두산과 두산 팬들을 향한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장원준은 "이승엽 감독님과 코칭스태프, 동료들의 얼굴이 아른거린다. 마지막까지 박수받고 떠날 수 있는 것은 전부 '팀 베어스' 덕분이다. 부족했던 내게 엄청난 힘이 됐던 팬들의 함성을 평생 잊지 않겠다. 정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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