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창근 CJ ENM 대표가 26일로 예정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문체위)와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국정감사에 결국 불참한다. 구 대표는 앞서 국회에 윤석열 대통령의 카타르 순방 경제사절단 참석을 이유로 불출석 의사를 전했다.
구 대표는 당초 26일 열리는 국정감사에 연달아 출석할 예정이었다. 국회 문체위 유정주 의원(더불어민주당)과 환노위 노웅래 의원(더불어 민주당)이 구 대표를 증인으로 채택했기 때문이다. 국회는 아이돌 경선 프로그램 순위 투표를 조작한 혐의와 물의를 빚은 PD들의 무원칙한 복직, 구 대표 취임 이후 진행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 문제 등에 대해 질의를 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구 대표가 카타르 순방 참석을 이유로 불출석하면서 각 상임위는 해당 문제에 대한 CJ ENM의 의견을 청취하지 못하게 됐다.
구 대표의 국감 불출석에 대해 국회 안팎에서는 "기업의 대관 조직이 움직인 결과가 아니겠느냐"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한 국회 관계자는 "대기업 총수 및 임원을 증인으로 채택하면 대관 조직이 움직이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증인으로 채택한 의원실이 얼마나 의지를 갖고 밀어붙이느냐에 따라 후속 조치가 결정되는데 CJ ENM의 경우 그러지 못한 것 같다"는 의견을 전했다.
구 대표는 윤 대통령의 사우디라아비아와 카타르 등 두 나라의 순방 일정에서 23일부터 25일로 예정된 후반부의 카타르 일정에만 동행했다. 이 점도 석연치 않다는 분석이다. 순방에 동행한 129개의 기업 중 카타르만 방문한 회사는 7개사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회사가 시장이 더 큰 사우디아라비아를 우선순위로 두고 두 나라를 모두 방문하거나, 사우디아라비아만 방문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더구나 구 대표는 25일 현지에서의 윤 대통령의 순방 일정이 끝났음에도 국내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 윤 대통령은 25일 카타르 현지 일정을 마치고 26일 오전 8시 43분께 귀국했다. 반면 구 대표는 추가 일정을 이유로 귀국을 미루고 있다. 이에 대해 CJ ENM은 "현지에서 추가 비즈니스 일정이 있어 주말께 귀국할 전망"이라면서 "정확한 귀국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환노위 야당 간사인 이수진 민주당 의원은 25일 열린 환노위 전체회의에서 "구창근 대표이사의 불출석 이유가 황당하다. 대통령 카타르 순방 경제사절단 참석 단 두 줄뿐이다. 대기업 오너들이 도대체 국회를 얼마나 무시하길래 참석하지 않으려는 꼼수를 쓰는지 모욕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의원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CJ ENM에 대한 국회의 추가적인 조치가 이루어질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한 정치권 인사는 "정치권과 조율해 순방길 참여를 핑계로 국감에 불출석 한 것이 분명해 보인다"면서 "순방 일정이 26일 오전 끝나는만큼 귀국 일정에 따라 국회 출석 일정을 변경할 수도 있었을텐데, 그러지 않았다는 것은 이미 얘기가 됐다는 것으로 보는게 맞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CJ ENM은 지난 1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엠카운트다운 인 프랑스(MCOUNTDOWN IN FRANCE)'를 개최하며 윤석열 대통령의 '2030부산엑스포' 유치 활동에 힘을 보탰다. CJ ENM은 해당 행사를 개최하며 "CJ ENM은 국제박람회기구(BIE) 본부가 있는 프랑스 파리에서 '엠카운트다운 인 프랑스'를 개최함으로써 '2030부산엑스포' 유치에도 힘을 보탠다'는 계획"이라고 스스로 밝힌 바 있다.
사진=CJ ENM
오미정 기자 omj1@hanryutimes.com
Copyright ⓒ 한류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