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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목격한 것은 차마 말로 다 전하지 못한다.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선 생명을 잃은 어린이 시신이 나왔다. 주변 텐트들은 이미 하얀 천으로 싸인 시신으로 가득 차 있었다. 파괴적인 공습으로 건물들은 내려앉았다.
구급차 운전사인 마흐무드 바다위는 폭발하고, 불타고, 부서진 사람들을 본다.
“무척 힘든 상황일 때가 많다”는 바다위는 “구급차 운전사로서 이제 일어나는 일에 익숙해졌다. 그게 잘려 나간 사람의 손이든, 머리이든, 신체 일부든 … 이제 그런 장면에 익숙하다”고 말했다.
바다위의 구급차는 여러 참혹한 인명피해 현장으로 달려간다. 가자 지구 내 어느 좁은 골목길에선 공습으로 다친 어린이 2명을 데려가고자 잠시 차를 세웠다. 한 남성이 무언가를 안고 구급차로 다가왔다. 자세히 보니 심하게 다친 소년이다.
바다위는 구급대원들의 환자 이송을 돕는 친구에게 이 소년은 특히 더 세심하게 대하라고 강조했다.
“나서르, 이 소년은 머리에 개방 상처가 있어.”
하지만 바다위는 평정심을 잃지 않는다. 물론 눈 앞에 펼쳐진 장면에 마음이 흔들리지만, 지금은 구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집중해야 할 때이기 때문이다.
바다위가 BBC 기자와 인터뷰하는 중에도 미사일 폭발음이 이어졌다.
“이 모든 상황에도 쉬지 않고 있습니다. 상황이 매우 나쁩니다. 이제 우리는 폭격당한 지역의 위치를 찾아 그곳에 가서 부상자 및 사망자를 살펴볼 것입니다.”
의료 물품 상황은 어떠냐는 질문에 바다위는 분명한 목소리로 “모든 게 소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마스가 점령한 가자 지구의 보건 당국에 따르면 지난 2주간 팔레스타인인 60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그중 40%가 아동인 것으로 추정된다.
유엔(UN)은 거의 3분의 1에 가까운 병원 및 1차 의료센터의 3분의 2가 “적대 행위로 인한 피해 혹은 연료 부족”으로 문을 닫아야만 했다고 경고하고 있다.
아울러 현재 있는 연료 재고도 바닥나고 있으며, 이들 의료 기관은 앞으로 며칠 안에 무엇을 우선시해야 할지 골라야만 하는 “어려운 선택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가로챌지도 모른다면서 가자 지구로의 연료 반입을 막고 있다. 아울러 하마스가 연료를 쌓아두고 있다고도 주장한다.
가자 지구에서는 낮과 밤이 서로 무자비하게 뒤섞여 있다. 전체 면적 고작 365km² 불과한 이 작은 땅에선 전쟁이 모든 곳에서 밤낮없이 이어진다.
앞서 이스라엘은 가자 지구 북부 거주민 약 100만 명에게 남쪽으로 대피하라고 명했다. 그래서 이스라엘군이 하마스를 겨냥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수천 명이 도망쳐간 가자 지구 남부에서도 이스라엘의 공습은 계속되고 있다.
도망가야 할지, 간다면 어디로 가야 하는지, 도망가서 어디에 숨어야 하는지, 매일 밤 가자 지구 주민들은 절망적인 선택의 기로에 선다.
응급 구조대 또한 안전한 곳으로 가거나 집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바다위는 밖에서 일할 때도 아내와 여섯 자녀가 걱정된다. 그들도 바다위를 걱정한다. 폭격이 너무 심할 때면 1시간마다 한 번씩은 가족에게 전화를 걸려고 하지만, 통신 상태가 그리 좋지 않다.
“가족과 연락하기 매우 어렵습니다. 서로 괜찮은지 확인하고 전화를 걸만한 (통화) 서비스가 거의 없습니다.”
사회에 기여하겠다는 강한 열망을 지닌 바다위는 가족들을 위해 열심히 일했고, 자녀들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의사가 되고자 공부 중인 딸은 아버지의 일과 어린 시절 가자 지구에서 겪은 전쟁 경험을 바탕으로 진로를 정했다. 간호사로 일하는 아들도 있다. 한 아들은 교사 자격증을 땄다.
밤이 되고 폭격이 잠시 소강상태를 보였다. 바다위도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구급차와 건물 잔해 사이로 갔다. 왼손엔 여전히 들것을 쥐고 다음 비상사태에 준비 중인 모습이었다.
흥분은 가라앉았다. 잠시 움직임을 멈춘 바다위는 저 멀리 허공을 응시했다. 그의 눈은 목격한 것들에 대한 슬픔으로 가득 차 있었다.
추가 보도: 마지디 파티(가자 지구), 모건 기솔트 미나드, 앨리스 도야드, 하닌 압딘, 팀 페이시(예루살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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