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오픈 더 도어’를 통해 각각 제작자와 연출자로 만난 송은이와 장항준(왼쪽부터) 감독이 “사적으로도 일적으로도 서로가 너무 편하다”며 웃었다. 사진제공|미디어랩 시소
●감독 장항준
이선균씨 소식 기사로 알게 돼
속상하지만 상황 지켜볼 뿐이죠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된 후 1년 만에 정식 개봉한 영화는 장항준 감독이 2년 전 촬영을 마친 작품이다. 앞서 4월 6년 만에 선보인 연출작 ‘리바운드’의 아쉬운 흥행 실패 이후 불과 6개월 만에 신작을 선보게 된 그는 “스포츠 경기에서처럼 연패를 끊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힘줘 말했다.
“사실 제가 작가 시절부터 선보였던 작품부터 연출작까지 은근히 흥행에 실패한 게 없어요. 그런데 ‘리바운드’는 제 예상이나 주변 반응에 비해 흥행 성적이 좋지 않아 아쉬웠죠. 비가 왔던 개봉 첫날은 스코어를 보고 울었다니까요.”
‘리바운드’(70억 원)의 10분의 1에 불과한 7억 원 안팎의 제작비로 만든 독립저예산영화다. 최대한 예산을 아끼기 위해 연출비를 일절 받지 않고 ‘노개런티’로 작품에 참여했다. 하지만 배우들과 스태프들의 개런티는 표준 근로 계약서에 맞춰 철저히 지급했다.
“우리 영화가 작은 나라일지는 몰라도 철저한 복지국가이길 바랐거든요. 하하! 제 지인들에게 촬영 현장에 ‘밥차’ 좀 보내달라고 당당히 요구한 덕에 식비를 엄청나게 절감했어요. 감사하게도 윤종신 씨, 장도연 씨, 강하늘 씨 등이 밥차 도움을 줬죠.”
친한 사이일수록 ‘일적으로’ 엮이는 게 불편할 수도 있지만 제작자 송은이와의 ‘비즈니스’는 오히려 더욱 좋았다. 학교 후배가 상관이 되는 등 “직위가 역전” 됐지만 달라진 건 전혀 없었다고 돌이켰다.
“(송)은이 씨는 학교 다닐 때도 저를 그냥 ‘장항준!’이라고 불렀거든요. 하하! 사실 제작자와 감독은 긴장감이 돌 수도 있는 관계인데, 은이 씨에게는 오히려 ‘나 이거 해줘!’라며 바로바로 요구하고 은이 씨도 ‘아 그건 안 돼!’라면서 편하게 거절했죠. 하하하!”
대작들의 연이은 흥행 실패, 그에 따라 위축된 극장, 유아인과 장 감독의 절친으로 잘 알려진 이선균 등 톱배우들의 마약 투약 등으로 한국영화계는 어느 때보다 암울하다. 장 감독은 “한국영화의 위기는 항상 이어왔다. 창작자에게 가장 중요한 건 영화를 계속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선균 씨 소식은 저도 기사를 통해 처음 알게 됐어요. 연락을 하기도 참 뭐하더라고요. 현재 지금 저도 계속 나오고 있는 기사를 보며 상황을 계속 지켜볼 뿐이죠.”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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