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과속 단속 카메라 훔친 범인 10일 만에 검거

경찰이 피의자 동생 과수원에서 회수한 이동식 단속 카메라. 서귀포경찰서 제공

[한라일보] 제주지역에서 이동식 단속카메라 도난 사건의 범인이 사건 발생 10여일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서귀포경찰서는 절도 혐의로 50대 택기기사 A씨를 구속해 수사하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2일 오후 7시40분에서 13일 오전 9시 30분 사이 서귀포시 색달동 중산간도로 우남육교에서 무인부스 잠금잠치를 부수고 그 안에 있던 시가 2500만원 상당의 이동식 과속 단속카메라 1대와 보조배터리, 삼각대 등 총 2950만원 상당의 과속 단속 장비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과속단속 카메라는 지난 12일 오후 7시쯤 자치경찰단이 설치한 것으로 설치한 지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도난 당했다. 제주에서 이동식 단속카메라가 도난 당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자치경찰은 이튿날 오전 장비를 살펴보러 갔다가 단속 카메라가 사라진 사실을 알아채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근처 CC(폐쇄회로)TV 영상을 분석해 범행 추정 시간대 흰색 K5 택시에서 내린 운전자가 이동식 단속카메라 훔치는 장면을 확인하고 용의자를 추적해왔다.

경찰은 도내에 등록된 흰색 K5 택시 122대 중 범행 차량과 특징이 유사한 A씨 택시를 특정해 경찰서로 임의 동행해 조사했지만 A씨가 혐의를 부인하면서 수사는 난관에 부딪혔다.

수사는 경찰이 사라진 이동식 단속카메라을 발견하며 급물살을 탔다.

경찰은 압수수색 영장을 받아 A씨의 휴대전화를 분석한 끝에 A씨가 범행 추정 시각을 전후한 13일 오전 7시쯤부터 1시간 가량 여동생 소유 과수원에 머문 사실을 파악하고 그 일대를 수색해 지난 19일 도난 당한 이동식 단속카메라를 발견했다. 발견 당시 이동식 단속카메라는 땅에 파묻혀 있었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왜 카메라가 여동생 과수원에 파묻혀 있는지 모르겠다"며 여전히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A씨가 이동식 단속카메라가 사라진 당일 중산간도로를 시속 100㎞로 과속한 사실을 토대로 과속 단속에 불만을 품고 훔친 것은 아닌지 등 정확한 범행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