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임팩트 이호영 기자] 백화점·몰 등 대형 유통 매장의 식음료(F&B) 경쟁이 뜨겁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MZ(밀레니얼·Z 세대)이 열광하는 F&B에 대한 것이다. 업계 전반적으로 F&B 강화의 무게 중심은 MZ향 브랜드에 놓여 있다.
이런 F&B 경쟁의 주요 이유는 점포 내 집객이다.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 등 업계는 도너츠부터 베이글, 햄버거 등 품목을 가리지 않고 MZ 사이에서 핫한 브랜드 유치에 올인하는 모습이다.
갤러리아백화점 경우엔 맛집 유치를 넘어 올해 아예 별도로 외식 사업에 나서며 승부수를 던졌다.
자체 점포 입점이든 별도의 신사업 추진이든, 업계는 MZ을 몰고다니는 인기 브랜드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20일 업계 등에 따르면 백화점 한화갤러리아는 이달 초 오민우 에프지코리아 대표이사 부장을 상무로 승진시켰다.
한화갤러리아는 이번 인사에서 미국 버거 3대장 '파이브가이즈'(1986년~)의 성공적인 론칭에 기여한 점을 높이 샀다. 에프지코리아는 한화갤러리아가 들여온 미국의 프랜차이즈 버거 파이브가이즈 운영사로, 갤러리아의 자회사다.
파이브가이즈는 한화 김승연 회장의 삼남 김동선 전략본부장의 야심작으로 알려져 있는데, 김 전략본부장은 1호점 개점 당시 직접 설명회에 나서기도 했다.
김 전략본부장 체제가 본격화하며 갤러리아백화점은 MZ 세대 고객 확보에 초점을 두고 있는데, 파이브가이즈도 MZ 세대 사이에서 인기 있는 수제 버거 유치 일환으로 읽힌다.
갤러리아백화점은 백화점 콘텐츠 경쟁력 강화와 신사업을 통한 신성장 동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데, 키워드 중 하나가 바로 MZ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F&B다.
파이브가이즈는 5년 내 15개점까지 낼 예정인데, 이들 점포는 파이브가이즈의 오리지널리티를 고수하면서 별도의 국내 메뉴는 따로 두지 않고 무제한 땅콩 취식 서비스도 유지한다.
이달 13일엔 2호점도 시설 자체가 MZ 세대의 '핫플'로 등극한 더현대 서울에 내며 인기 몰이하고 있다. 2호점 개점 당일에도 600명 이상이 줄을 서며 오픈런에 나섰을 정도로 인기는 여전했다. 1호점은 올 6월26일 강남에 열었는데, 이땐 비까지 왔지만 700명 이상이 오픈런 대기줄을 설 정도였다.
더현대 서울의 파이브가이즈 입점은 백화점 더현대 서울엔 MZ 집객이 되는 버거 맛집의 하나로, 갤러리아백화점 파이브가이즈엔 더현대 서울의 MZ 방문객에 대한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입지로 상호 윈윈의 의미를 더하고 있다.
백화점이란 유통 채널을 부모님 세대가 가는 곳 정도로 여겼던 MZ 세대와 백화점이 가까워진 계기는 다름 아닌 MZ 세대를 겨냥하며 파격을 내세운 미래형 백화점 '더현대 서울'이다.
더현대 서울은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이어 식음료 맛집을 대거 유치하며 MZ 세대 등 방문객을 만족시켰고 그 결과로 판교점은 업계 가장 빠른 5년만에 매출 1조원을 달성한 매장이 됐다. MZ향의 더현대 서울은 이보다 더 빨랐다. 달성 기간을 배 이상 당겨 2년째인 지난해(2022년) 거의 매출 1조원(9500억원)을 이뤄낸 것이다. 더현대서울은 판교점보다 맛집수가 10여개 더 많은 90여개 브랜드로 강화하기도 했다.
현대백화점은 기존 점포도 리뉴얼하며 지속적으로 식품관을 강화해오고 있다. 올 7월 약 2000평 규모의 압구정본점 식품관을 19년만에 재단장하며 미식 콘텐츠 등을 보강했다.
특정 맛집 유치보단 전반적으로 기존 식품관의 대대적인 리뉴얼에 힘을 쏟고 있는 곳은 신세계백화점이다. 국내외 매출 1위 점포인 신세계 강남점의 식품관을 리뉴얼하고 있는데, 강남점은 기존 식품관 2200여평에 면세점 강남점 공간까지 더해 6000여평의 식품관으로 재탄생 시킨다.
개별 브랜드 유치든, 식품관 리뉴얼이든 업계 이런 움직임은 MZ 유치에 힘을 실은 행보라는 점에선 같다. 신세계는 15년만의 이 강남점 리뉴얼을 통해 국내외 유명 디저트 등을 강화할 예정이다. 경기점 등도 리뉴얼(테이스티가든)하며 미국 샌드위치 '렌위치', 홍대 유명 카페 '앤티크 커피' 등을 입점 시켰다.
롯데백화점 경우엔 올 들어 롯데월드몰에 MZ 세대가 열광하는 노티드 도넛의 '노티드 월드(3월31일)'에 이어 지역 카페 '런던 베이글 뮤지엄(8월5일)'을 연달아 유치하며 맛집 보강에 신경써오고 있다. 이들 모두 국내 브랜드들로 MZ '빵지순례'의 대표격 주자들이다. 런던 베이글은 국내 베이글 열풍을 불러왔을 정도다.
롯데월드몰 맛집 특징이라면 초대형 매장으로 들어선다는 점인데, 노티드 월드는 매장 규모만 약 340평(1122㎡) 정도다. 노티드 도넛은 2017년 도산공원 1호점 이후 서울 지역엔 여러 분점이 있다. 이외 부산(3개점)과 수원·대전·제주도에도 점포가 있는데 롯데월드몰 매장은 이름마저 노티드 뭘드일 정도로 가장 크다.
업계는 "요즘 백화점 경우 백화점의 프리미엄과 트렌디함에 어울리면서도 MZ 세대가 좋아하는 맛집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했다. 이어 "넓은 매장 조성은 MZ 세대를 위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며 "인증샷을 찍고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이들의 특성을 감안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요즘엔 오래 머물고 즐길 수 있는 공간의 가치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했다.
런던 베이글 뮤지엄의 매출은 MZ들로부터의 인기를 잘 말해주는데, 2021년 시작된 이 브랜드의 기존 도산동 매장 경우 연간 매출이 100억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진다. 베이글 개당 가격은 3800원부터 8500원선까지 다양하다.
롯데월드몰엔 1층(60평, 200㎡)과 2층(24평, 80㎡)에 걸쳐 자리잡고 있는데, 런던 베이글 뮤지엄이 일반 유통 시설에 입점한 것은 처음이다.
Copyright ⓒ 데일리임팩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