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속 새로운 공급망 재편 및 첨단산업 육성 강조
"첨단산업 통해 미중 갈등 속 양국 모두에 러브콜 받을 수 있어야"
[아시아타임즈=홍윤기 기자] 최영준 경희대학교 무역학과 교수 겸 국제 지역학회 회장은 "현 상황에서 미국이냐 중국이냐를 선택하는 것은 의미없는 논쟁"이라며 "한국이 첨단산업 확보 및 공급망 재편을 통해 양국 사이에서 자주적 입지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9일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아시아타임즈 산업부 포럼 ‘포기할 수 없는 중국, 위기와 기회’에서 최영준 경희대학교 무역학과 교수 겸 국제 지역학회 회장이 기조강연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아시아타임즈)
19일 최 교수는 아시아타임즈가 창간 10주년을 맞아 개최한 AIC(Asiatimes Industry Conference) 2023 '포기할 수 없는 중국, 위기와 기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최 교수는 이날 강연에서 '미중 갈등 심화와 한국 무역의 선택'을 주제로 강연을 통해 한국의 대미대중 무역 구조 변화 및 미중 갈등 존갸 영성, 한국에 미치는 영향, 한국의 대응 전략 등을 소개했다.
최 교수는 먼저 현재 한국의 미중 수출·수입액 비교하면서 “최근 한국이 미국과는 가까워지고 중국에 대해서는 소홀해지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한국의 중국 수출액 및 전체 대비 비중은 2018년 1621억2500만 달러, 26.80%에서 지난해 1557억만 달러8900만달러, 22.79%로 감소했다. 반면 미국 수출액 및 비중은 2018년 727억2000만달러, 19.9%에서 지난해 1097억7660만달러, 21.1%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한국의 미중 무역수지가 최대 흑자국은 중국에서 미국으로 넘어갔다. 2018년 한국의 대중 무역수지는 556억3600만 달러, 대미 무역수지는 138억5200만 달러였다. 반면, 지난해 대중 무역수지는 12억1300만달러, 대미 무역수지는 279억8100만 달러로 확대됐다.
최 교수는 “중국 수출액이 감소한 반면 미국 수출액이 증가한 데에는 코로나 등의 상황에 감안해도 미중 갈등의 영향이 한국에도 미치는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미중 갈등의 두가지 키워드로 공급망 경쟁과 첨단산업 기술경쟁을 꼽았다. 그는 "미중 갈등과 관련해 한국 원자재-중국 생산-미국 수출 구조로 이어지는 공급망 속에서 미국의 대중 제재 심화는 곧 한국의 수출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2019년 301조 관세를 통해 중국에 2500억달러 규모 중국산제품에 최대 25%를 부과했을 당시 같은 중국의 대미 수출액은 4462억2100만달러로 전년대비 19.78% 감소했다. 같은 해 한국의 대중 수출액도 1362억200만달러로 15.98% 감소했다.
최 교수는 “한국기업들이 생산한 원자재 및 중간재를 중국공장에서 제품으로 생산, 미국으로 수출하는 구조의 공급망이 불러온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이 중국 제품 수입을 제재하면 중국 기업에 원자재·중간재를 공급하는 한국기업이 타격을 입는 구조다. 특히 미국의 중국 반도체·태양광 모듈 등 첨단산업에 제재의 초점이 맞춰지면서 우리나라 관련 기업도 수출에 타격을 받았다. 실제 2019년 한국의 대중 수출액이 감소 품목 가운데 상위 3개 품목은 광학·정밀기기(-27.6%), 전자기기(-22.6%) 유기화학품(-19.4%) 등 첨단산업 품목 들이 차지했다.
최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농산품을 시작해 전반적인 상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시행하면서 전면적이고 전방위적으로 제재를 시행한 반면, 바이든은 여러품목을 제재 대상에서 제외하는 대신 첨단산업 쪽에 초점을 맞추고 더욱 정교하게 제재를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의 대중 제재는 중국의 수출규모를 줄이는 것 뿐만 아니라 첨단산업의 성장을 제재하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며 "미국은 현재 동맹국과 협력을 통한 중국 제재에 나서며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을 통제하려 하고 있다. 이에 맞서 중국은 ‘쌍순환’ 전략을 통한 자국 중심의 공급망을 구축에 나서고 수출통제를 통해 주변국을 관리하려 한다"고 말했다.
첨단산업 경쟁에서는 미국은 반도체, 전기차, 에너지 등 첨단산업에 제재의 초첨을 두고 중국과 격차 유지에 열을 올리고 있다. 반면 중국은 정보인프라, 융합인프라, 혁신인프라 등 신형인프라 투자로 첨단 산업 발전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 교수는 "‘한국의 원자재·중간재 생산-중국 제품 생산- 미국 수출’ 구조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어 미중 갈등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미국과 중국이 공급망 경쟁 속에서 한국만의 새로운 공급망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 교수는 “공급망과 첨단산업에서 미국과 중국 사이에 끼인 상황”이라며 “최근 미국을 선택하냐, 중국을 선택하냐는 무의미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최 교수는 "한국-중국-미국으로 이어지는 공급망을 재편해 아세안 등 새로운 공급망을 확보를 해 미중갈등에서 한국의 자유도를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공급망의 재편은 위기이자 기회다. 중국이 중국 중심 공급망 재편을 위해선 한국의 기술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한국이 미국과 중국으로 부터 동시에 러브콜을 받을 수 있는 것은 반도체 등 첨단산업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아세안 등 공급망 재편과 함께 첨단 소재의 산업 정책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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