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떠나지 않을 것'...이스라엘의 지상전 준비에도 불구하고 가자 북부에 남아 있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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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떠나지 않을 것'...이스라엘의 지상전 준비에도 불구하고 가자 북부에 남아 있는 사람들

BBC News 코리아 2023-10-17 11:43:0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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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시티 내 무너진 건물 옆을 지나가는 팔레스타인 주민들
EPA-EFE
물, 식량, 전력, 의약품 등이 부족해지면서 가자 지구 주민들의 상황은 악화하고 있다

이스라엘이 주민들에게 가자 지구 북부 지역을 떠나라고 한 시한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이곳엔 남아있겠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이곳에 사는 모하메드 이브라힘(42)도 그중 하나다.

다른 지역에서 몰려든 친척들로 북적거리는 거실에서 이브라힘은 “나는 고국을 떠나지 않는다. 절대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친척 일부는 전화 너머 통화 중이었고, 일부는 휴대전화로 이번 사태 관련 최신 소식을 확인하고 있었다.

이브라힘은 “설령 저들이 집을 파괴할지라도 나는 다른 곳으로 도망칠 수 없다”면서 “이곳에 남아 있겠다”고 덧붙였다.

이미 이브라힘은 가족과 함께 가자 지구 북부의 도심 지역인 가자시티를 둘러싼 이 구역에서 여러 번 돌아다닌 바 있다.

이브라힘은 “지난 15일 새벽 2시에 로켓포 공격이 있었다”면서 “당시 아내와 네 자녀를 데리고 도망쳤다”고 회상했다.

이브라힘과 가족들은 자발리아에 있는 자택을 떠나 셰이크 라드완 지역으로 향했지만, 그 지역도 공습을 피해 갈 수 없다는 말에 다시 가자시티 교외 지역으로 향했다.

그러나 주민들에게 가자 지구 북부를 떠나라는 이스라엘의 경고는 현실적이지 않다는 게 이브라힘의 생각이다.

“(북부를 떠나) 남쪽으로 피신하라는데, 그럼 우리 가족은 어디로 가야 하냐”는 물음이다.

이미 이브라힘의 가족들은 대가족 형태로 함께 살며 북적거리던 정원을 그리워한다. 친구와 함께 자전거를 타고 동네를 누비길 좋아하던 아들 아흐마드는 아버지에게 자신과 가장 친했던 친구의 생사를 묻는다. 그러나 친구에게 연락할 방법은 없다.

‘삶이 없다’

마지막 물 한 방울까지 써보려는 아보 자미
BBC
가자 지구 주민인 아보 자미는 마지막 물 한 방울까지 써보고자 애쓰고 있다

인근 거리에선 건설업자 아보 자멜(38)이 바닥에 웅크려 앉아 수로와 연결된 파이프에서 마지막 물 한 방울까지 짜보고자 애쓰고 있었다.

자멜은 “8일째 먹을 것도 물도 없다”면서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의 전력, 물, 연료 공급은 물론 다른 물자들의 출입도 막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도, 전기도, 삶도 없다. 그저 고통뿐”이라면서도 자멜은 다섯 자녀와 함께 이곳 가자 지구 북부에 남기로 했다. 자멜은 아들 둘과 딸 셋을 두고 있다. 가장 막내는 아직 4살이다.

“우리는 갈 곳이 없습니다. 저들이 우리 집을 공격한다 해도 떠나지 않을 것입니다.”

자멜은 “대여섯 명이나 되는 우리 가족이 어디로 갈 수 있겠냐”고 토로했다.

병력 준비

가자 지구 내 대피 지도
BBC

하마스 측은 이스라엘의 대피 명령에 따라 지난 48시간 동안 가자 북부 주민 110만 명 중 40만 명이 살라 알-딘 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향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과의 경계선에서 불과 1km 남짓 떨어진 언덕에서 가자 지구를 바라보면, 곧 시작할지도 모르는 지상전 규모가 분명히 보인다.

군용 드론이 날아다니는 하늘 아래 가자 지구와 가장 가까운 고속도로에선 장갑차 한 무리가 덜컹거리며 지나가고 있었다.

경계선 울타리 근처에선 소형 무기의 발사음이 여러 번 들려왔다. 이에 이스라엘 측 장갑차가 포탄을 퍼부었다.

현지 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 지역에 숨어있던 하마스 무장 대원 하나가 살해됐다고 한다.

근처에 자리한 이스라엘 스데로트 마을은 이미 인적이 드문 상태였고, 취재진이 떠난 지 불과 몇 분 만에 당국은 이곳에 공식적인 대피령을 내렸다.

경계선에서 더 멀리 떨어진 곳에서는 주요 도로 옆 들판을 따라 화포 소리가 들려왔다. 도로에선 우리 옆으로 지프차나 장갑차를 수송 중인 군 호송대가 계속 지나갔다.

이러한 대규모 군사 배치는 지난 7일(현지시간)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대상으로 유혈 공격을 벌인 이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선포한 “하마스 제거” 계획의 중심에 설 것이다.

한편 이스라엘과의 경계선을 넘어 자행한 하마스의 이번 공격으로 1300여 명이 사망했으며, 126명이 인질로 붙잡힌 상태다.

아울러 팔레스타인 보건부 소식통에 따르면 15일 오전 기준, 가자 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팔레스타인인 사망자는 2383명, 부상자는 1만814명으로 집계됐다고 한다.

전쟁에 둘러싸인 삶

가자 시티의 아이들
BBC
가자시티 거리엔 아직도 아이들이 있다

한편 가자시티에선 아직도 아이들이 길거리에서 뛰놀고 있다. 잠시 평온한 순간을 틈타 아이들은 골목길과 도로로 나가 논다.

전쟁으로 둘러싸인 이들의 삶에서 유일한 출구 같은 순간이다.

가자지구 주민의 거의 절반이 18세 미만이다. 팔레스타인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미 이번 분쟁으로 어린이 700명 이상이 사망했다.

가자지구의 하마스 당국은 주민들에게 북부를 떠나지 말라고 지시했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 측은 하마스가 주민들을 인간 방패로 사용하기 위해 대피를 막고 있다고 비난했다. 하마스 측은 이를 부인한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북부를 대상으로 지상전을 전개하고, 하마스 대원들이 이 지역에서 미리 차지해둔 건물과 땅굴 등에서 이들에 맞서 게릴라전을 펼치면 분쟁은 몇 달간 이어질 것이다. 이 지역 전체가 파괴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민간인 수만 명이 휘말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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