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당국 "하마스, 북한과 무기거래·전술교리·훈련 등 직·간접 연관"

이스라엘의 방공망 '아이언돔'이 지난 8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서 발사된 로켓을 남부 도시 아슈켈론 상공에서 요격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아시아투데이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 군 당국이 이스라엘을 기습공격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북한과 무기거래, 전술교리, 훈련 등 여러 분야에서 연계된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따라 군은 북한이 이번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방법을 대남 공격에 활용할 가능성을 열어놓고 대응책 마련에 들어갔다.

합참 관계자는 17일 기자들과 만나 "우리 군은 하마스의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 개시 이후 군사상황을 지속 평가해 왔다"며 "상황평가 결과 하마스가 북한과 무기거래, 전술교리, 훈련 등 여러 분야에서 직·간접적으로 연계돼 있다고 판단하며, 북한은 하마스의 공격방법을 대남 기습공격에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한다"고 밝혔다.

무기거래와 관련해 이 관계자는 언론 보도를 전제로 "하마스의 대전차 무기 F-7은 북한이 RPG-7을 수출할 때 사용하는 명칭으로 평가된다"며 "최근에는 하마스를 적극 지원하고 있는 무장단체 또는 하마스 예하 무장단체에서 사용하는 무기로 추정되는 북한제 122㎜ 방사포탄이 이스라엘 인근 국가 국경지역에서 발견되는 등 북한이 다양한 무기를 중동국가 및 무장단체에 수출해 오고 있다는 정황이 지속 식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 인근 국가 국경지역에서 발견된 방사포탄에는 '방-122'라는 한글이 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방사포탄이 하마스의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전술교리·훈련 등과 관련해서는 "하마스의 공격은 휴일 새벽 기습공격, 대규모 로켓 발사로 아이언 돔 무력화, 드론 공격으로 분리장벽에 설치된 각종 감시·통신·사격통제체계 파괴 후 지·해·공 침투 및 공격 등의 양상이 우리가 예상하고 있는 북한의 비대칭 공격 양상과 유사하다"며 "이를 고려할때 북한의 전술교리 전수나 훈련 지원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2010년대 중반 우리 전방지역에 과학화경계시스템 구축이 완료됨에 따라 북한은 은밀 지상침투가 제한된다고 판단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패러글라이더를 이용한 공중침투훈련을 강화하고 있다"며 "북한은 지난 2016년 12월 김정은 주관 아래 패러글라이더 등을 활용해 청와대를 타격하는 훈련을 공개했는데 이런 노하우가 하마스에 전수되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향후 북한은 이번에 효과를 본 하마스식 기습공격 전술을 유사시 대남 공격에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우리 군은 철저한 전훈 분석과 교훈을 도출해 대응방안을 체계적으로 보완·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군 당국은 이스라엘의 조기경보 등 문제점들을 교훈 삼아 한·미 연합 정찰감시자산을 유기적으로 운용해 북한의 이상 징후를 집중 감시해 나가고, 북한 장사정포에 대비해 대화력전 수행방법 발전과 요격체계 전력화를 추진하고 하는 등의 대책을 마련했다.

또 북한 특수전부대의 지·해·공 침투에 대비해 통합방위 및 대해상특수전부대작전, 합동방공작전으로 격멸하는 방안을 발전시키기로 했다.

아울러 북한의 대량 드론 운용에도 대비하고 가짜뉴스와 공포·혼란을 조성하는 심리전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군사대비태세를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한편 16일 이스라엘군에 따르면 이번 기습공격에서 하마스가 발사한 로켓은 6600여 발로 이중 900여 발이 목표 지역으로 날아갔고 아이언돔에 의해 700여 발 이상 격추(격추율 약 78%), 200여 발 정도만 피해가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