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15일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의 국내 경제 영향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한국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아 교역에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올해 1~8월 기준 이스라엘이 한국 수출·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0.37%, 0.27%에 불과하다. 또 팔레스타인의 수출입 비중은 0.01% 이하로 낮다.
하지만 브롬, 항공기용 무선 방향 탐지기 등 일부 품목의 대이스라엘 수입 의존도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공급망 리스크를 사전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대표적으로 브롬은 올해 1~8월 기준 이스라엘 수입 의존도가 99.6%에 달했다. 이는 난연제, 석유·가스 시추 등 다양한 산업에 활용하며 다른 물질로 대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다만 미국, 요르단 등 다른 국가에서도 브롬을 생산해 공급 차질 발생 시 수입선을 전환해 대처가 가능하다.
또 드론용 레이더, GPS 등 항공기용 무선방향 탐지기는 이스라엘 수입 의존도가 94.8%로 분쟁 장기화 시 공급 차질이 우려된다.
이 밖에도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으로 국제유가 및 천연가스 가격이 상승하면 한국의 무역수지 악화와 물가 상승 압력이 가중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유가가 10% 상승하면 한국 수출은 약 0.2% 증가하고, 수입은 0.9% 커져 무역수지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
국제유가는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이 발생한 직후 이전 거래일 대비 소폭 상승하고 현재 안정화 추세다. 천연가스 가격은 16%대로 큰 폭 상승하고 나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이 길어지면 다른 중동 산유국의 전쟁 개입을 비롯해 원유 생산시설 및 수송로 침해 등으로 유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한다.
또 원유, 천연가스 등 에너지 가격이 10% 상승할 경우에는 국내 기업의 생산 비용이 0.67% 높아져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도원빈 무협 연구원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한국과 직접적인 교역 비중이 작지만, 특정 품목의 공급망 교란, 에너지 가격 상승 등 다양한 경로로 우리 경제에 영향을 미쳤다”며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이 길어지면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사전에 파악하고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스라엘 내 인텔 중앙처리장치(CPU) 공장을 비롯한 첨단분야 기업 운영이 중단하면 반도체 수요 둔화로 인해 업황 회복 시기가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다. 인텔 키르야트가트 공장은 반도체 생산능력의 11.3%를 차지한다. 이스라엘은 자율주행, 무인기 등 첨단산업의 선두 기업이 다수 위치한 허브 국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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