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경제신문은 신년기획으로 주얼리 공모전을 기획했습니다. 시즌1, 시즌2에 이어 시즌3인 ‘그 여름날 우리’를 진행했습니다. ‘그 여름날 우리’에서는 여름의 추억과 함께한 주얼리 사연을 받았습니다. 주얼리 공모전은 찬란했던 우리 인생의 한순간과 함께한 주얼리를 꺼내 추억을 소환하면서 어려운 시대 용기와 희망을 되살리자는 취지에서 시작했습니다. 아래는 공모전에 출품한 편지인 님의 작품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분당구에 거주하고 있는 4살 아이의 엄마입니다. 이름은 편지인이고 88년생입니다. 아버지께서 만드신 반지를 끼고 여행했던 이야기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반지는 금속 공예가이신 아버지께서 20년 전 직접 만드신 것입니다.
2019년 여름 저는 남편과 둘이 여행을 떠났습니다. 그 여행은 둘만의 마지막이었습니다. 이후 아이가 생겼고 2020년 9월 아이가 태어났습니다. 뜨거웠던 여름날 그 여행은 지금껏 제 인생에서의 가장 큰 추억이 되었습니다. 여행 내내 제 손가락에 끼워져 있던 반지와 함께 말이죠.
여행을 떠나기 며칠 전, 아버지 작업실에서 이 반지를 발견했습니다. 아버지 작업실은 저에게 보물 상자 같은 곳이죠. 반지를 처음 발견하자마자 저는 반지에 반해버렸고, 어슷한 사각형 모양의 신비로운 빛깔을 내는 터쿼이즈 보석에 마음을 빼앗겼습니다.
"아빠, 이거 여행할 때 끼워도 될까요?" 하고 물었고 아버지는 늘 그랬듯 "물론이지!" 하고 반지를 주셨습니다.
그 여름 우리는 남프랑스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남프랑스에서 차를 렌트해 곳곳을 여행했습니다. 특히 ‘무스띠에 생뜨마리’에서 머물렀던 숙소가 기억에 남습니다. 그 호텔은 할아버지 두 분께서 운영을 하셨습니다. 호텔에는 대형견 두 마리도 함께 있었습니다.
분위기가 남프랑스 그 자체였습니다. 오래되었지만 깨끗한 시설들, 독특한 꽃무늬의 벽지, 앤틱한 손잡이 등등 풍경이 어렴풋이 기억이 납니다. 퇴실하던 마지막 날 짐을 모두 챙기고 조식을 먹으러 갔습니다. 퇴실 전 호텔 방 화장실에서 손을 씻으려고 잠깐 빼놓았었는데, 깜빡하고 두고 온 거에요. 반지를 까맣게 잊은 채 조식을 먹고 키를 반납하러 카운터에 갔습니다.
그때 할아버지께서 방에 반지를 놓고 갔다며 뛰어오셔서 반지를 전해주셨습니다. 하마터면 머나먼 프랑스에 반지를 두고 올 뻔 했지 뭐에요. 저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퇴실하면서 할아버지께 감사의 인사를 드렸습니다. 아버지께서 주신 반지 덕분에 제게 잊지 못할 추억이 생겼습니다.
아버지는 평생 금속 공예가로 살아오셨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아버지는 항상 부지런하셨고 한결같으신 분입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항상 주얼리와 가까웠고, 원하는 디자인의 주얼리가 있으면 아버지께서 만들어 주셨습니다. 그래서 부족함을 못 느꼈고 아버지께 늘 받기만 했죠. 아이를 키우며 그 감사한 마음을 이제서야 조금씩 알아가고 있습니다. 지금도 '여름' 하면 지난날 '아버지의 터키석 반지'와 함께 했던 여행이 떠오릅니다.
사연 속 편지인 님의 반지는 미래보석감정원에서 감별을 진행했습니다. 감별 결과 "천연 펙톨라이트"로 감별되었습니다. 천연 펙톨라이트는 NaCa2Si3O8(OH)의 화학성분을 가진 보석으로서 일반적으로 많이 유통되는 보석은 아닙니다. 색상은 회색, 백색, 무색, 핑크색, 녹색, 청색 등 다양한 색상으로 산출되는데, 이 중 가장 가치 있는 색상은 터키석과 같이 청색이 고르게 분포되어 있는 경우에 가장 가치 있는 색으로 인정받습니다.
편지인 님은 “평온과 지혜를 가져다준다는 의미의 희귀보석 ‘펙톨라이트’라는 보석이라니! 어쩌면 평생 터콰이즈로 알고 착용했을 수도 있는 반지의 정체를 알게 되어서 기쁩니다. 또 성격이 급하고 신경질적인 사람이 이 보석을 착용하면 신경이 안정되고 몸의 피로가 풀린다고 알려져 있다고 하니 재미있네요. 반지의 정체를 알게 되어서 좋습니다”라는 소감을 남기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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