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조 별세, 사랑의 시인 영원히 펜을 놓다

 

[메디먼트뉴스 한경숙 기자] ‘모든 시가 사랑을 노래한다’는 믿음으로 1000여 편의 시를 남긴 ‘사랑의 시인’ 김남조 숙명여대 명예교수가 10일 향년 96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1927년 대구에서 태어난 김 교수는 1948년 대학 재학 시절 ‘연합신문’에 시를 발표하며 문단에 데뷔했다. 6·25전쟁의 혼돈 속에서도 ‘어느 산야에도 구르는 돌멩이처럼 목숨만 갖고 싶다’고 읊조린 20대 시인은 아흔 살이 넘어서도 시집을 내는 등 삶의 깨달음과 사색을 꾸준히 시어에 담아냈다.

오랫동안 심장이 좋지 않아 치료를 받았던 그는 2020년 펴낸 19번째이자 마지막 시집 ‘사람아, 사람아’에서 “결국 사람은 서로 간에 ‘아름다운 존재’라는 긍정과 사랑과 관용에 이르는 것이 아니겠습니까”라며 사랑을 긍정했다.

김 교수는 한국시인협회장, 한국여성문학인회장을 역임하고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으로 활동하는 등 한국 문단의 대표적인 여성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1992년 3·1문학상, 1996년 대한민국예술원 문학부문 예술원상, 1998년 은관문화훈장, 2007년 만해대상 문학부문상을 받았다.

그의 유족으로는 아들 녕 김세중미술관 관장, 석 씨, 범 설치미술가, 딸 정아 씨 등이 있다. 장례는 한국시인협회장으로 치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