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간 학교폭력 피해를 당했다는 사실을 폭로하며 현실판 넷플릭스 '더글로리'의 주인공이라고 알려진 표예림(27) 씨가 극단적 선택으로 결국 숨진채 발견됐다.
지난 10일 부산 부산진경찰서와 소방에 따르면 이날 오후 12시 57분 부산진구 초읍동에 위치한 성지곡수원지에 한 여성이 빠졌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출동한 119구조대와 경찰이 투신지점 수중 수색 중 3시간여 만인 오후 4시 20분께 여성을 발견하고 병원으로 옮겼으나 심정지 상태로 숨졌다.
경찰과 소방이 신원을 확인한 결과 성지곡수원지에 빠진 여성은 표 씨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표 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 그의 가족과 주변인을 상대로 구체적인 경위를 파악하는 중이다.
이에 앞서 표 씨는 유튜브에 ‘이제 그만 편해지고 싶습니다’라는 내용을 담은 라이브 방송을 28분여간 진행하면서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기도 했다. 그는 이 영상을 통해 자신이 그동안 당한 학교폭력 피해를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비난하는 이들에 대한 괴로움을 표하면서 자신의 생으로 진실을 증명하겠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표 씨는 최근 자신을 저격하는 내용의 한 유튜브 채널 등으로 인해 심적 고통을 토로해 왔다. 사실적시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당하기도 했다.
자신의 피해 사실을 거짓이라 주장해 힘들었다
표 씨는 “저는 지난 12년간 초중고 학교폭력으로 고통받았던 사람 중 하나다”며 “한 유튜브 채널에서 저를 저격하며 다중의 익명으로 인신공격 및 흔히 말하는 조리돌림을 하고 있다. 게다가 도를 넘어 저의 학교 폭력을 거짓이라 주장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젠 더 이상 고통을 감내하고 이겨낼 자신이 없다. 삶을 지속해야 할 어떠한 것도 남아있지 않다”며 “제 사건을 포기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표씨는 지난 4월에도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었다. 표씨가 자신의 SNS에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듯한 사진을 올리자 게시글을 본 누군가가 경찰에 신고했고, 현장에 도착한 119 구급대에 의해 즉시 병원으로 옮겨졌다.
당시 표씨는 학교 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유튜브 채널 ‘표예림가해자동창생’의 영상을 거론하며 “영상에서 저희 부모님을 공개적으로 모욕해서 충동적으로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고 털어놨다.
표 씨는 앞서 유튜브 영상 등을 통해 초중고교 총 12년간 동급생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해온 사실을 폭로하며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의 현실판 주인공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후 표 씨는 전국 학교폭력 피해자들과 연대해 학교폭력의 공소시효를 없애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해왔다.
부산 연제구에서 1인 미용실을 운영하고 있던 표 씨는 학폭 공소시효와 사실적시 명예훼손 등 학폭 가해자에게 유리하게 적용될 수 있는 조항을 폐지해 달라며 지난 4월 국민청원을 제기하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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