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 달 만에 증가 전환…투자처 관망 기류
"자금 재유치"…정기예금 이자율 4%대
국내 5대 은행의 수시입출식 통장 등 요구불예금에 머무르고 있는 돈이 한 달 만에 10조원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팔렸던 고금리 예금 만기가 돌아온 가운데 더 높은 이자를 주는 예·적금 상품이나 새로운 투자처를 찾는 대기성 자금이 불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요구불예금 잔액은 608조1350억원으로 전월 말보다 10조1700억원 증가했다. 이들 은행의 요구불예금은 7월 말 600조4492억원으로 23조원 급감했고, 8월에는 올해 1월 이후 처음으로 600조원 밑으로 내려갔다가 3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반면 정기예금 잔액은 842조2907억원으로 전월 대비 2조6764억원 빠졌다. 정기예금 잔액이 감소한 것은 3월 이후 6개월 만이다.
요구불예금은 입출금이 자유로운 예금으로 보통예금, 급여통장, 수시입출금예금 등이 대표적이다. 은행 입장에서는 연 0.1~0.3%의 저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핵심예금, 저원가성 예금 등으로 불리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입금과 출금을 자유롭게 할 수 있어 대기성 자금으로 이용하는 성격이 강하다. 금리나 시장 흐름을 지켜보면서 투자처를 관망할 때 주로 이용된다.
요구불예금이 다시 늘어난 것은 고금리 예금 만기가 돌아온 영향이다.지난해 지난해 10월 연 4~5%대 고금리로 판매됐던 은행 정기예금의 만기가 지난달부터 도래하고 있고 은행들이 만기 자금 재유치를 위해 예금금리를 올리다 보니, 더 높은 금리를 찾는 대기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지난달 말부터 내년 2월까지 5대 은행과 저축은행, 상호금융사에서 만기가 도래할 정기예금은 100조원으로 추산된다.
은행권은 만기가 돌아오는 정기예금을 재예치하기 위해 금리를 올리는 모습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12개월 만기 주요 정기예금 최고 금리는 모두 연 4%로, 한 달 전보다 0.35%포인트 상승했다.
5대 시중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 상품도 지난 6일을 기점으로 모두 4%대로 올라섰다. NH농협은행의 NH올원e예금과 우리은행 WON플러스예금이 각각 연 4.05%(최고금리 기준)를 주고 있고,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이 연 4.03%를 적용하고 있다. 국민은행 KB Star 정기예금, 하나은행 하나의정기예금도 연 4.0% 금리를 제공한다. 이미 저축은행권에서는 4%대 중반의 금리를 제공하는 곳도 등장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은행권의 과도한 수신 경쟁을 막기 위해 은행채 발행 한도를 폐지하기로 했다. 지난해 10월 레고랜드 사태 이후 상대적으로 우량한 은행채로 자금이 쏠리며 회사채 시장이 마비되자 금융당국은 은행채 발행을 막았지만, 지난 3월부터 발행 규모를 월별 만기 도래 물량의 125% 이내로 늘리는 등 규제를 순차적으로 완화했다. 이달부터는 한도 제한 자체를 폐지했다. 은행채 발행이 늘면 은행권의 자금 조달 부담이 줄어든다는 점에서 수신 경쟁이 완화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지난해처럼 연 5%대 예금이 다시 나타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지금은 은행채로 자금을 조달하는 게 예금보다 은행에 유리하다"면서 "지난해만큼 예금금리를 올리지는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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