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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정재호 기자 =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종목별 희비가 어느 때보다 크게 엇갈린 대회다. 기초종목인 수영의 약진과 전통적인 인기 종목 야구·축구 등이 활짝 웃은 반면 그동안 한국 체육을 견인해오던 한 축인 레슬링 등 투기 종목은 몰락을 면치 못했다.
16일간 펼쳐진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국민들에게 가장 큰 감동과 환희를 선사한 종목은 단연 수영이다. 금메달 6개를 획득한 수영은 이른바 '황금 세대'를 발판삼아 국제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김우민(22·강원도청)은 계영 800m, 자유형 800m, 자유형 400m에서 3관왕에 올라 황선우(20·강원도청)에 버금가는 수영 간판스타로 자리매김했다. 김우민은 양궁 리커브에서 혼성 단체전, 여자 단체전, 개인전을 휩쓸며 나란히 3관왕이 된 임시현(20·한체대)과 함께 대한체육회가 뽑은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수영은 지유찬(남자 자유형 50m), 백인철(남자 접영 50m)이라는 깜짝 스타를 배출하기도 했다.
야구와 축구는 나란히 금메달을 합창하며 대회 말미 화제의 중심에 섰다. 야구는 대만과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패하며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결승에서 설욕하며 대회 4회 연속 금메달의 금자탑을 쌓았다. 축구 역시 이강인(22·파리 생제르맹)과 정우영(25·슈투트가르트) 등 해외파들의 활약에 힘입어 결승까지 순항한 뒤 결승에서는 2개 대회 연속으로 일본을 2-1로 격파하고 대회 최초 3연패를 이룩했다.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선수는 여자 배드민턴 여제로 떠오른 안세영(21·삼성생명)이다. 안세영은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무릎부상을 당해 절뚝거리는 상황에서도 꺾이지 않는 불굴의 정신력으로 세계 최강 천위페이(중국)를 제압해 감동을 안겼다. 탁구 여자 복식에서 우승한 신유빈(19·대한항공)도 새로운 스타 반열에 올랐다.
하지만 모두가 웃은 것은 아니다. 전통의 효자종목이던 레슬링·유도·복싱 등 투기 종목의 동반 추락은 한국 체육계에 커다란 숙제를 안겼다.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11개를 수확했던 레슬링은 2010 항저우 대회 이후 13년 만에 '노골드'로 대회를 끝냈다. 유도 또한 대회 내내 부진하다가 마지막 날 여자 최중량급에서 김하윤(23·안산시청)이 첫 금메달을 따내면서 겨우 체면치레를 했을 뿐이다. 줄곧 내리막길을 걸고 있는 복싱도 동메달 1개에 그쳤다.
대회 동안 다양한 화젯거리도 연출됐다. 동호인 출신 양궁 국가대표로 컴파운드 양궁에서 은메달 2개를 따낸 주재훈(31·한국수력원자력), 40대 중반에 처음 정식 종목이 된 e스포츠에서 격투 게임 스트리트 파이터 V로 금메달을 목에 건 김관우(44)는 화제의 주인공이다. 반면 남자 테니스 간판 권순우는 권순우(26·당진시청)는 패배 후 비매너 행동으로 대국민 사과를 해야 했고 결승선 세리머리' 논란에 휩싸인 롤러스케이트의 정철원(27·안동시청)은 끝날 때까지 방심하지 않아야 한다는 교훈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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