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 시점 재는 이재명… 野 내홍 속 통합 과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6일 국회 본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국회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시아투데이 이하은 기자 = 장기 단식 후 병상에서 회복 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무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민주당 내홍 상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여의도에 복귀한 이 대표가 이를 어떻게 수습해 나갈지에 관심이 모인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명확한 복귀 시점을 정하지는 않았으나 가능한 빨리 당무를 정상화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복귀를 앞둔 이 대표에게 주어진 가장 큰 과제는 내분에 빠진 당의 상황을 수습하고 통합을 이루는 것이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된 이후 민주당은 극심한 계파 갈등에 휩싸여 있다.

친명(친이재명)계에서는 체포동의안에 가결 투표를 한 행위를 '해당 행위'라 주장하며 가결표를 행사한 의원들을 징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가결 투표 의원들을 겨냥해 '고름은 살이 되지 않는다', '외상값을 치러야 할 때' 등의 거친 언사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비명(비이재명)계에서는 헌법상 국회의원에 주어진 투표권을 행사한 것이라는 점, 당시 당론으로 부결을 정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강조하고 있다. 친명계 일각에서도 현실적으로 색출이 어렵다는 점과 향후 당의 통합에 저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짚어 징계를 추진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 나온다.

친명계의 좌장으로 불리는 정성호 의원은 지난 6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가결 투표가) 정치적 책임, 도의적 책임은 좀 있다고 보고 있지만 어쨌든 헌법상 국회의원 개인에게 주어진 투표권을 행사한 것"이라며 "더군다나 무기명 비밀투표인데 가결했느냐 안 했느냐를 갖다가 찾아내서 색출해서 거기에 대해서 어떤 제재를 가한다는 게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지금 이 표결 자체를 갖고서 문제를 삼는 것은 여러 가지 다른 많은 문제와 혼란을 또 야기할 수 있다"면서 "앞으로 당을 어떻게 통합시킬 것인지, 당의 단합을 어떻게 도모할 것인지 이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이 대표 또한 가결 투표 의원들에 대한 대응에 나서거나 비명계를 겨냥한 목소리를 내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정성호 의원은 라디오에서 "(이 대표가 복귀하면) 비명을 어떻게 하겠다, 찬성파를 어떻게 하겠다 이런 얘기는 저는 안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며 "지금 가장 중요한 게 당의 단합, 통합 이런 측면들을 강조해야 되지 않겠나. 그동안 24일이나 단식하고 영장 기각된 이후에 몸을 추스른 다음에 당무에 복귀하면서 당을 분열시키는, 편을 가르는 이런 발언을 하겠나"라고 말했다.

체포동의안 가결의 여파로 비명계 송갑석 의원이 물러나 공석이 된 지명직 최고위원직 인선에도 이목이 몰린다. 이 대표가 다시 비명계 인사를 최고위원으로 지명할 경우 이는 '통합'을 위한 강력한 메시지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다만 향후에도 비명계로부터 대표직 사퇴 요구 등이 이어지며 당의 단합에 방해가 된다는 판단이 설 경우 이 대표가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