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트리뷴=전우주 기자] 자동차 제조사들이 서로 통폐합의 과정을 거치면서 그룹화되고 있다. 그룹화는 각 계열사들이 가지고 있는 파워트레인, 플랫폼 등의 이점을 한데 모아 하나의 플랫폼 파워트레인으로 통일해 비용 절감의 장점이 있다. 그 외 각 계열사들의 시장점유율과 마케팅을 이용한다는 장점이 있다.
이런 장점을 이용해서 흔히 '형제차'라고 불리는 차들은 다양하다. 외형만 다른 차, 브랜드만 다른 차, 형태가 다른 차 등의 다양한 형태로 출시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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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
기아 텔루라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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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와 기아는 한 지붕 두 가족으로 두 브랜드는 현대차그룹에 속한 자동차 제조사들이다. 현대차그룹이 미국 시장에서 꾸준한 수요가 있는 대형 SUV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개발된 차량들이다. 두 모델 모두 미국에서 글로벌 공개를 했을 만큼 철저히 미국 시장에 초점이 맞춰진 차량이다.
두 모델 모두 'LF 소나타'에서 사용된 'N2' 플랫폼을 사용해서 만들어졌다. 파워트레인 역시 3.8리터 V6 가솔린 자연흡기 엔진을 사용하며 8단 자동변속기로 구성되어 있다. 소소한 차이점으로 팰리세이드는 국내시장 수요로 인해 디젤엔진을 선택할 수 있으며 팰리세이드는 도시적인 이미지를, 텔루라이드는 아웃도어 이미지를 강조했다.
팰리세이드와 텔루라이드 모두 2022년 4월 7일 티저 이미지 공개, 2022년 4월 13일 뉴욕 오토쇼에서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공개했다. 두 모델 모두 2세대 모델을 개발 중이며 두 모델 모두 'LX3 플랫폼'을 사용할 예정이라고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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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뉴 EF 소나타
기아 옵티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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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현대자동차와 당시 기아자동차의 형제차 모델의 시초는 이 두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두 회사가 인수합병하기 이전 현대자동차는 EF 소나타를, 기아자동차는 크레도스를 판매하며 이를 기반으로 후속 차량을 개발하고 있었다. 하지만 인수 합병하면서 그 프로젝트는 폐기됐다.
인수 합병 후 현대자동차에서 판매하던 EF 소나타의 페이스리프트 모델 후보군 중 현대자동차는 A 안을 채택해서 뉴 EF 소나타가 탄생했고 기아는 B 안을 채택해서 옵티마가 출시됐다. 두 모델 모두 똑같은 파워트레인을 사용했고 실내 인테리어가 너무 똑같아서 스티어링 휠의 브랜드 로고로 구분해야 할 정도였다. 이후로 '투싼-스포티지', '싼타페-쏘렌토', '쏘나타-K5', '아이오닉 5-EV6' 등 같은 차급의 차는 모두 형제 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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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 실비아 S13
닛산 180S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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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고도성장기에는 각 자동차 제조사마다 다양한 차량들을 생산해왔다. 닛산은 여러 종류의 스포츠카를 생산해왔다. GT카 라인업으로 페어레이디를 일반 후륜구동 스포츠카로 실비아를 생산했다. 그 중 5세대 실비아 S13은 무게중심이 앞에 쏠린 후륜구동 스포츠카로 많은 인기를 누렸다. 그 당시 유행하던 4륜 조향 시스템이 적용되기도 했다.
노치백 타입의 실비아를 기반으로 닛산은 패스트 백 타입에 리트럭터블 타입의 헤드 램프를 적용한 180SX를 출시했다. 당시 시장에서 패스트 백 스타일의 쿠페를 원하던 시장 상황에 맞춰 출시한 180SX는 젋은층에 많은 인기를 끌었으며 원본인 S13보다도 오래 생산했다. 미국 시장에 진출해서도 많은 인기를 누렸다.
뛰어난 운전성능을 가진 S13과 180SX는 서킷과 고개에서 많은 사고가 발생했다. 특히 180SX는 리트럭터블의 가격이 비싸 같은 플랫폼의 S13의 전면을 이식해서 수리하였는데, 이런 변형 모델을 '실-에이티'라 불렸다. 미국의 경우 180SX가 많이 판매되었는데, S13에 180SX의 전면을 이식한 '원-비아'가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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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카이맨
포르쉐 박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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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스포츠카 제작사 포르쉐는 1990년대 경영 악화로 파산 직전에 몰려있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라인업의 다양화를 진행했다. 브랜드 최초로 911의 앞부분과 외장 부품 공유, MR 구조 사용 등의 파격적인 시도를 통해 2인승 로드스터 모델 박스터가 탄생했다. 박스터 외에도 대형 SUV '카이엔'이 출시하면서 시장의 높은 인기로 포르쉐는 기사회생했다.
2005년 2세대 박스터가 출시하면서 소프트탑 대신 지붕 덮인 박스터 모델로 2006년 카이맨이 탄생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지붕이 생기면서 차체 강성이 강화되고 MR 구조가 맞물려 본격적인 스포츠 쿠페로서의 정체성을 갖춰 박스터와는 별개의 모델로 분리됐다.
박스터와 카이맨의 출시로 본격적으로 라인업 다양화를 진행해 5인승 패스트 백 세단 '파나메라' 소형 SUV '마칸' 전기차 '타이칸' 등을 추가하며 스포츠성이 가미된 자동차 제작사로 발돋움 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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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타호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GMC 유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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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는 거대 자동차 그룹사 GM 소속 자동차 제작사다. GM은 배지 엔지니어링을 통해 계열사 간 형제차를 본격적으로 이용하는 회사다. GM은 쉐보레의 풀사이즈 픽업트럭 실버라도의 섀시를 이용해서 계열사 별로 풀 사이즈 SUV를 생산한다.
쉐보레는 타호를 캐딜락은 에스컬레이드 그리고 GMC는 유콘을 생산한다. GM은 각 차량을 급을 나눠서 판매하는데 보통 '에스컬레이드 > 유콘 > 타호로' 급을 나눌 수 있다. 타호의 경우 미국의 국가기관에서 많이 사용하고, 에스컬레이드의 경우 고급차로 많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지만 유콘의 경우 타호와 에스컬레이드 사이에서 애매한 포지션을 갖고 있다.
유콘만의 특징으로 남성성을 강조해 픽업트럭 시에라와 같은 전면 디자인을 적용하고 고급스러움을 강조한 '드날리' 트림을 운영한다. 한편 세 차종 모두 롱바디 모델을 선택할 수 있다. 타호는 서버번, 에스컬레이드는 ESV, 유콘의 경우 유콘 XL로 기본 모델 대비 약 38cm 더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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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익스프레스
GMC 사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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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스프레스와 사바나는 미국의 LCV이며 승합용 차량으로 많이 사용되는 차량이다. 쉐보레 실버라도 섀시로 만들어지는 두 모델은 미국 LCV 시장에서 두 모델 모두 44.8%를 차지할 정도로 많이 사용된다. 경찰차와 앰뷸런스 등 국가기관에서 많이 사용할 정도로 넓은 실내 공간이 장점인 차량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컨버젼 밴으로 개조되어 연예인 밴으로 많이 불리곤 한다. 한편 쉐보레와 GMC는 익스프레스와 사바나를 2025년 단종한다고 밝혔다.
위에 언급한 차량 외에도 KG 모빌리티의 코란도와 토레스의 경우처럼 외형 변경만으로 판매량이 차이나는 등 재미있는 현상을 보여 주기도 한다.
jwj@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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